영화<공작>의 악어와 악어새

 

 

 

영화<공작>은 남과 북 사이 벌어졌던 첩보전의 실체를 그린 영화다. 1993년부터 2005년까지의 남북 관계가 북핵으로 첨예하게 대립할 때 대북스파이를 밀파하여 권력자의 사욕과 정권연장을 도모한 비루한 첩보영화다.

 

 

동족이면서 남과 북으로 분단된 냉전국가에서 최고집권자의 추잡하고 타락한 정권욕이 안기부의 북풍공작을 야기 시켜, 개인과 국가에 치명적인 해악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육군소령이 애국이라는 순수성에서 암호명흑금성’이란 대북스파이로 변신한 실재의 북파간첩활약영화다.

 

 

흑금성(실명;박채서, 금년64세)이 대북심장부를 향한 암약과 심리전의 스릴은 총성 없는 첩보전으로 관객을 숨 막히게 한다. 스파이영화치고 잔인한 살인 장면 없이 두 시간여 동안 관객을 사로잡는 영화는 윤종빈감독의 치밀한 연출과 배우들의 밀도 높은 혼신의 연기력일 테다.

 

 

6.25의 트라우마에 남과 북 사이의 긴장감과 일부 위정자들이 부추긴 적개심으로 고조 된 불신의 교감들을 영화는 폭넓게 그려내면서, 단일민족이란 미묘한 심저에서 어떤 가능성을 엿보게도 한다. 북파간첩 흑금성의 혜안에서 그런 가능성을 읽을 수도~?

 

 

사실 그 동안 남파간첩을 그린 영화만을 봐온 우리는 북파간첩의 실재를 그린 영화<공작>을 보면서 집권자의 위선 내지 기망의 더러운 술수에 경악한다. 빨갱이라며 적대한 북한을 필요악으로 삼아 도움을 받는 악어와 악어새노릇을 자청한 우리 정보부의 추악한 민낯에 분노했다.

 

 

아까 용산 CGV에서 영화<공작>을 본 오늘은 마침 김대중 전 대통령의 9주기이기도 하다. 영화는 대선 때 김대중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4백만 달러로 북풍공작을 제안했던 안기부의 추악한 뒷거래가 실감나게 재현된다. 실패케한 공작의 주인공은 과연 누굴까?

 

 

영화가 거짓이라면 당시 한나라당대선후보와 안기부는 왜 꿀 먹은 벙어리가 됐는지 실토해야 할 것이다. 그런 안기부는 다시 MB정권에선 노벨평화상을 돈 주고 샀다고 음해 공작을 펴면서 국고를 탕진했다. 노벨상을 돈 주고 살 수 있다는 발상을 하는 유치한 정치인이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에 통곡한다. 지금이라도 혀를 깨물고 죽어주는 게 애국일 것이다.

 

 

실패한 북풍공작에 애먼 흑금성을 이중간첩이란 누명을 씌워 6년동안 감옥살이 시킨 안기부의 이실직고를 듣고 싶은 영화이기도 했다.

영화<공작>은 심리전을 바탕한 치열한 첩보전으로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물이다.

 

 

1990년대의 시대적 분위기와 스타일을 살려낸 트렌치코트, 빈티지 안경, 각이 살아있는 카키군복 등은 프로스파이의 멋과 권력자들의 카리스마를 엿보게 하는 즐거움도 쏠쏠했다. 우리나라 국민이 제일 믿을 수 없는 거짓말쟁이로 정치인을 곧잘 말한다.

 

 

뻔뻔한 위선자들이여! 매스컴은 그들을 무시하여 제발 좀 잊고 살게 해주면 좋겠다.

영화<공작>은 타락한 정치현실과 왜곡된 현대사의 어두운 면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우리 모두가 한 번은 봐야 할 암울한 시대의 자화상이다.

2018. 08. 18

 

 

#. 비평가들이 선정한 2018년 제71회 칸국제영화제 최고의 영화 20작품에 비경쟁부문 중 유일하게 <공작>을 꼽았단다. 티에리 프리모 칸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의 '잘 만든(Well-made) 영화'라는 상찬이 이어지고~!

 

 

Posted by peppuppy(깡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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