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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아

내편 하나 찾아서~

내편 하나 찾아서~

후텁한 여름날아침, 매미울음소리가 낭창하다. 활짝 열어젖힌 17층 창문이 비좁다는 듯이-. 놈들은 짝 하나 만나러 땅속에서 7년을 내공들인 목청으로 며칠째 노랠 부르고 있다. 그 간절함이라니~! 나도 간절히 바라는 게 있다. 온전히 내편인 사람 딱 하나만 있었음 하고-.

내겐 아내도, 자식들도 있다. 내가 무슨 일을 했던 암묵적으로 포용하고, 아플 땐 어루만져주려는 맹목적인 끈끈한 가족애의 식구들이 상존한다. 하지만 내겐 식구들한테 털어놓질 못하는 비밀 같잖은 비밀을 토해내고 싶은 돌파구로서의 내편 한 사람 있기를 염원한다.

식구들처럼 내 잘못을 감싸들려지만은 않고 은근슬쩍 더 나은 방법을 얘기하며 공유하려는 사람.

나를 신뢰하면서 우정어린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

내가 하자는 일이 좀은 못마땅해도 한번쯤은 동행에 나서주는 사람.

때론 내 각시, 내 신랑의 험담도 기꺼이 들어주면서도 결코 맞장구 쳐주지만은 않는 사람.

참으로 억울하고 답답할 때 가슴열고 같이 눈시울 붉힐 수 있는 사람.

그런 내편이 한 사람 있었음 행복한 일생일 것 같다. 내편인 그를 통해 나의 존재가치와 소중함을 늘 자각하며 살 테니 말이다매미가 7년여 내공들인 천상의 소리로도 며칠간에 짝을 못 찾을 수도 있듯, 나도 내편을 쉽게 찾기가 난망일 수도 있다.

더구나 매미처럼 오랫동안 내공 들이지 않고 남의 마음을 가져온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인가?

해도 나는 오늘 내편을 찾아 나선다.

2017. 07

배산정바위웅덩이서 목욕중인 커플

고양이의 피서

코 잘린 아기코끼리

석물과 향나무의 프로노그라피

 # 위 사진은 어제 해넘이 반시간 앞서의 배산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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