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 아침의 싱가포르시민들

 

2016년(병신년.丙申年)이 밝았다. 

 붉은 원숭이(申)의 해여선지 뜻 밖에 열하(熱夏)의 땅-

싱가포르에서 병신년을 맞았다.

붉은 원숭이는 넘치는 기운과 열정이 대단하단다.

그래 금년은 기대해 볼만한 한 해가 될랑가? 

아내의 제안으로 새벽을 나섰다.

새해맞이, 그러나 구름 탓에 해맞인 못하고 병신년 꼭두새벽을 맞는

싱가포르시민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이스트코스트 파크엔 병신년 여명의 서기가 들고 있었다

야자수가 텐트를 감싼 어둠을 걷어내고

서기는 곤히 잠든 바다를 깨워 코발트빛으로 온 누리를 소생 시켰다

수평선엔  문명의 불빛을 점화시킨 채~!

 

 

코발트빛 누리에 지핀 문명의 빛을 환영하러 나선 시민들

그 찬란한 빛을 안으려는 듯

아니 붉은 원숭이의 열정을 체화하기 위해서 일게다 

 

 

 

2016년의 여명에 몸 씻는 망루와 나무들

병신년을 힘차게 노 젓을 사람들의 동반자가 되려함인가!

 

 

새해여명은,

희망찬 서기는 어느새 침실을 기웃거리고

바지런한 누군가는 기침으로 새벽에 대답하고

 

 

여기와 저기가 다리로 이어지고

사람과 사람이 마음으로 이어져

험한 세상, 나무그늘 밑 벤치에 올려놓고

 

 

인도양을, 새해를 낚는다

병신년을 건져올린다

꿈 꿔온 세상을  안는다

 

 

365일을 달려온 바람을 안느라 보채며

먼지 낀 백사장 닦아내느라 된숨 쉬는

바다의 몸부림 - 뒤척이며 뿜는 하얀 거품

 

 

바다의 거친 숨소리에 눈 뜬

새들이 노래를 하자

이파리가 부시시, 풀잎이 고갤 들며

이슬 털어 길을 만든다 

 

 

숲 인기척에 놀란 호수가

깊은 잠결 밀처내고 잠시

숨 돌려 하늘을 담으면 세상도 따라들고

 

 

선잠 깬 한 커플이 새해맞이 나섰다

남자가 낚싯줄을 허공에 날렸다

바다가 잽싸게 품에 안았다 

세상을 품은 커플

 

 

지난 해의 찌거기들이 어지럽자

새들이 재잘재잘 소릴 지른다

"새해가 밝았어요

일어나세요"

 

 

 

밤을 쓸어내는 청소부아저씨

어둠은 그의 발길에

쓰레긴 손길에서 

살 만한 세상으로 정화된다

 

 

 

밤새워 모인 물방울이

물길로 세상을 열면

햇살도 두터운 구름을 헤친다

 

 

2016년의 서광이 빗살치면

움막도 세수를 하고

때때옷  걸친다

기저개를 편다

 

 

 

 

병신년 서기를 이 몸에

기체조로 새핼 맞는 노익장들

일상이 아침이듯~!

 

 

통키타로 꿈을,

새해를 축가 부르는 젊음들

보듬을수록 살만 해진다네

송구영신

 

 

 

 

새해 첫날 새벽하늘에

건강을, 소망을 차올리는 젊음들

붉은원숭이의 양기 넘치 듯

 

 

 

새해를 환영하는 군무

새해의 서기를 심호흡하는 퍼포먼스

 

 

 

새해를 향한 기상

한 해를 움켜잡으려는 웅비

&  화이팅!

 

 

 

 

병신년을 향한 질주

가족의 엑서더스

멈출 줄을 알 때 비약할 수 있다

 

 

 

 

 

 

'좋은 아침이죠!' 

애견을 끄는 여인과

쓰레기스쿠터를 끄는 청소부의 새해 인사?

 

 

'금년에도 건강해야 해요

낼 또 봐요' 

'글먼요'

지하도에서 조우한 친구끼리의 새해인사!

 

 

 

 

  ‘세설신어(世說新語)’에 ‘단장(斷腸)의 슬픔’ 이란 얘기가 나온다. 

동진(東晉)의 환온(桓溫)이 촉(蜀)을 정벌하러 배를 타고 장강을 거슬러

가던 중 수하의 졸병 하나가 새끼 원숭이를 잡아왔다.

이 때 어미 원숭이가 소리지르고 울면서 배를 쫓아

강뚝을 따라 백여 리 달려 오는 게아닌가.

이에 환온이 명해  배를 강뚝에 대자 

원숭이는 배에 오르지도 못하고 지쳐 쓰러져 죽었다.

원숭이의 배를 가르자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다.

 

병신년엔 제발 '단장의 슬픔'이 없는 울 나라였음 싶다.

병신년 초 하루 아침에.

 

 

 

Posted by peppuppy(깡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