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이란 숙명
제우스는 미녀 에우로페를 납치하여 크레타섬에서 아들 세 명을 낳았다.
맏아들 미노스가 왕위에 올라 지중해 일대를 평정하여 찬란한 문명(미노스문명)을 꽃피우게 되는데 이때의 건축물 중에 크노소스궁전이 유명하다.
또한 당시의 출중한 건축가 다이달로스를 시켜 지은 미궁(라비린토스)은 한 번 들어가면 절대 빠져나올 수가 없도록 건설돼 유명하다.
그 미궁이 세워진 까닭은 미궁처럼 불가사이하다.
어느 날, 미노스왕이 재물로 쓸 황소 한 마리가 필요해 포세이돈 신에게 청하여 얻었던바, 그 황소가 너무 영특하여 아까워서 다른 소를 제물로 바치자 이를 안 포세이돈이 화가 나서 왕비 파시파에를 욕정의 노예로 만들어버린다.
파시파에는 황소를 보고 욕정을 느껴 다이달로스에게 통사정을 하여 나무로 소를 만들게 하곤, 속을 파서 자기가 그 속에 들어가 암소인양 황소를 유혹하여 수간(獸姦)을 하게 된다.
왕비가 황소와 교접하여 낳은 미노타우로스는 머리는 황소고 상반신은 사람인 괴물 이였다.
미노타우로스는 온갖 행패를 부리며 사람까지 잡아먹자 그를 가두기 위해 만든 궁이 미궁 이였던 것이다.
한편 왕비 파시파에는 마노스왕의 난봉 끼를 시샘하여 왕이 바람을 피워 딴 여자와 잠자리를 할 때 정액 대신 독벌레나 뱀이 여자 몸속에 들어가게 마술을 부리기도 했지만 왕의 난봉은 그치질 안했다.
이를 보다 못한 제우스신은 오만해진 인간을 순치하기 위해 형벌을 내리는데, 그건 몸뚱이를 둘로 갈랐다가 다시 봉합시켰었는데 그 상처가 아물러 모아진 곳이 배꼽인 것이다.
애초 사람의 얼굴은 등쪽에 있었으나 형벌자국인 배꼽을 보고 자숙하게 하기 위해 배쪽으로 돌려 놨다는 게다.
불완전한 반쪽의 인간 - 사람은 그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 애태우며 살아가야 하는 숙명을 안게 됐고, 그것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항상 목말라하게 하며 차지하려 소진함이 일생이라는 게다.
우리의 일생이 어쩜 미궁을 해매는 수고로움인 것도 욕심 탓인 것 말이다.
2011.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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