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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세계에서 가장 비싼 똥 & 수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똥과 사과



도쿄의 고급 주택가에 ‘쉐이구치(白金臺)’란 프랑스 요리점이 있는데 이곳의 저녁식사는 ‘코스요리’라는 단 한 가지 메뉴뿐이다. 그 코스요리 값이 2만 엔(약27만원)이라서 놀랄 노자가 아니라 먹고 싶어도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미 반 년치의 예약이 끝난 땜인데 그 코스요리는 도대체 어떤 음식인가?

비장의 무기는 ‘사과수프’란다.

그건 아오모리(靑森)현의 기무라 아키노리가 생산하는 사과로 만든 ‘수프’를 맛보자고 거금 들고 반 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즐거운 비명이다.

그 사과란 게 기무라가 과수농사실패를 거듭하다가 9년간의 고심 속에 친환경재배로 생산한 사과인 것이다.

비료와 농약을 일체 사용치 않고 자연 상태로 지심(地心)을 살려서 수확한 사과를 쉐이구치 주방장이 우연찮게 절반을 잘라 쓰고 절반은 잊은 채 냉장고에 1년 이상 놔두었다가 그 맛과 향을 발견한데서 비롯된다.

농장실패로 방황하던 기무라는 어느 날 숲에서 울창한 수풀은 잎이나 가지에서 기인하는 게 아니라 뿌리내린 흙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거였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얻은 사과!


암튼 그 비싼 사과수프를 먹고 싼 똥냄새는 어떨까?

똥냄새와 맛에 반하여 거금을 지불하며 물 한 모금 마시는 기호가들도 만만찮다.

호텔에서 커피 한 잔에 4만원, 강남 어느 커피·숍에선 8~9만원까지 하는 커피는 다름 아닌 긴꼬리 사향고양이의 똥 알갱이다.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사는 긴꼬리 사향고양이는 커피가 붉게 익을 때 그 커피열매만 먹고 사는데 껍질과 과육은 소화되고 씨만 똥으로 배설한다.

그 커피 씨 알갱이를 거르고 볶은 게 루왁커피(kopi luwak)인데 사향고양이란 놈은 알갱이 된똥 싸느라 용을 쓴다니 똥구멍 째지는 아픔이 사람들 입맛을 미치게 하는 건가?

이젠 사향고양이도 커피열매를 사료로 주면서 집에서 기르고 있어 점점 숫자가 적어지고 루왁커피도 가지가지란다.

기무라가 보이는 것보다는 보이지 않는 자연에서 진리를 찾듯 루왁(야행성 고양이)도 해방시켜 줌 루왁커피 값도 제대로 받게 될게 아닌가!

20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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