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순천3박4일 - 에코그래드 & 아랫장 맛집, 숯불구이 텃밭


서울(용산)발 KTX는 순천까지 2시간 반 질주하여 오후 1시를 지나 울`가족을 해방해줬다. 우린 시장기를 때우자고 전통시장 맛집(영하우스)을 찾아 행군(?)하는데 전통시장 아랫장터가 눈을 의심하리만치 말쑥하다. 시끌벅적한 무질서 속의 돛대기시장 분위기는 눈 씻고 봐도 없다. 시장 골목 어디든 지저분한 쓰레기 한 톨 안 보인다. 정갈하고 쾌적하다.


하긴 순천역에서 아랫장터에 이르는 깔끔한 시가지도 싱그러운 5월의 햇살과 푸르름에 고무된 듯 울`가족의 발걸음을 신바람 나게 했다. 은행나무 가로수길의 상큼한 공기를 호흡하자고 우린 부러 도보행진을 했다. 아랫장 '영하우스'에서 생갈치찌개와 서대회무침에 반주를 곁들어 늦은 점심을 포식한다.


생전 첨 먹는 서대회는 고소하며 부드럽고 생갈치찌개 맛도 일품이었다. 시장통을 어슬렁대다가 전(부침) 전문집 앞에 붙들린 애들이 입가심 하는데, 나를 홀리는 건 칠게(화랑게)볶음이었다. 순천만 갯벌에서 난 칠게 볶음 맛은 나를 까마득한 유년시절로의 타임머신 여행길에 들게 했다. 어릴적의 칠게 볶음이나 간장게는 별미로 사랑받아 밥도둑이라 했다.


근데 어쩐 일로 칠게가 밥상에서 사라졌는지 새삼 궁금해진다. 과잉포획 하는데다 갯벌오염 탓인가? 맛깔 나고 독특한 음식 못잖게 우릴 더 감탄케 한 건 시장의 화장실이었다. 몹시 깨끗하고 채광도 좋아 특유의 공중화장실 냄새도 없는 화장실의 진면목을 발휘하고 있었다. 너저분할 시장통이 이리 깨끗한 건 관리자의 정성 이전에 몸에 밴 청결한 시민의식일 테다. 순천(順天)인들을 순한 하늘사람이라 일컬음이라.


예약한 에코그래드(ECOGRAD) 호텔에 체크인하여 13층 객실 두 개에 입실했는데 덩치 우람한 호텔은 특급호텔 시늉만 냈지 내실 비품과 서비스는 엉망인 하위급 호텔이었다. 크고 좋은 건물을 왜 부실경영하는지 의아했다. 호텔을 옮기자고 설왕설래 하다가 연휴 성수기라 눈 딱 감자고 스스로를 달래는 수밖에 없었다. 무슨 연유인지 좋은 호텔을 퇴락시켜 가는게 아쉬웠다. 재물을 제대로 사용 못하는 것도 죄악이다.


늦은 오후에 호수공원쪽에서 유명세를 탄다는 ‘숯불구이집 텃밭’ 원정에 나섰다. 백강대로변 인도엔 초목화단에 울창한 수목지대가 형성돼 숲속의 샛길은 산책길이 호수공원까지 이어졌다. 공원부근의 숯불구이집 '텃밭'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석양의 땅거미를 타고 봉화산자락을 뭉갠다. 아니 고기타는 냄새가 시가지를 진동했다.


‘텃밭’은 토종닭숯불구이를 비롯하여 돼지목살소금구이 굽는 손님들이 자리나길 기다리느라 줄서있다. 대게 청춘남녀들이다. 가까스로 착석한 울`가족은 토종닭구이에 반주를 하다 지독한 고기 타는 냄새와 왁자지껄 소음난장에 질려 자릴 떴다. 맛도 울`가족들 입맛엔 별로였고. 어쩌든 간에 ‘텃밭’은 문전성시였고, 손님들은 달떠 고래고래 떠들며 밤을 불살랐다. 희열이란 건 자기를 분위기에 동화시켜 즐거움을 공감하는 기술의 선물이리라. 2026. 0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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