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스런 피서 - 해운대해수욕장에서



20여일간 서울 집에서 머물다가 부산 옾`텔 도어를 열고 들어서자 후끈한 사우나 실이다. 엊그제까지 중부이남지역엔 연일 폭우가 쏟아졌는데도 폭염기세는 꺾이질 안했다. 창을 열어 실내 환기를 시키며 짐정리와 청소를 한다. 13층 창밖에 펼쳐지는 해운대해수욕장은 피서객들이 촘촘히 들어서서 소인국(小人國)의 여름으로 둔갑했다. 피서 겸 관광차 동남아를 비롯한 지구촌 사람들이 비행기타고 수만리 길의 해운대소인국을 찾아와 피서인파로 북적댄다.



뜨건 태양빛이 꽂이는 열사의 해변에서 바닷물장난으로 폭염을 잊는다는 건가. 아니면 비치파라솔 아래서 바닷바람 쐬며 스마트폰에 눈 팔며 더윌 쫓는다는 건가. 스마트폰 SNS은 새로운 수많은 정보와 이슈를 생중계하듯 쏟아내 소인국사람들의 피서탈출에도 일조한다. 휴대폰 없는 피서가 가능할가? 파도소리, 파도를 쫓고 쫓기는 괴성, 주변상가의 음악(?)소음을 극복하는 무의식이 폭염망각의 순간인지 모르겠다. 아비규환속의 소인국피서가 낭비피서란 생각이 드는 나는 좀은 별난 놈일까?



13층 창가 의자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소인국 난쟁이들을 겉핥기 하며 나만의 시간에 더윌 잊는 게 알뜰피서란 생각을 한다. 나도 스마트폰에 눈 팔거나 노트북을 더듬으며 더위탈출을 시도하다 온통 남들의 이야기에 빠져있는, 불현 듯이 없어진 나를 의식하며 개면적어 한다. 멍청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부산에서 누가 부를 턱도, 올 턱도 없는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다. 어떤 계획도 없고, 딱히 할 일도 없는 시간 죽이기 일과다.



끼니때 배고프면 대충 입맛 다시고, 열대야와 씨름하다 잠드는지도 모르게 죽는다. 사치(奢侈)스런 피서일까? 아둔한 죽음연습일까? 문득 이런 무위의 삶이 의식을 가위 눌러 파도거품을 밟으며 파도소리를 듣고, 초록숲길에서 매미의 합창을 듣는 최고로 사치스런 피서를 즐긴다. 글고 그 사치스런 피서의 낙수(落穗)를 긁어모아 낙서를 한다. 인파 북적대는 해수욕장, 남들의 시시콜콜한 얘기에 나를 잊는 스마트폰과 SNS에 빠진 피서가 싫다. 2025. 08. 20


















# 위 그림은 해운대해수욕장 한낮 풍경 2장 외 모두 아침6시경의 풍경이다. 백사장길이는 1.5mk남짓으로 새벽녘과 석양엔 백사장 맨발트레킹족들의 경연장(?)인듯 싶다. 필자도 땡볕을 피해 지금은 새벽 백사장맨발 트레킹(왕복2회 6km)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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