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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오페라영화 갈라콘서트

오페라영화 갈라콘서트

엊그젠 부산시에서 '클래식부산' 출범과 '부산콘서트홀' 준공기념으로 ‘오페라 영화 갈라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부산콘서트홀이 있는 시민공원을 사전 답사했었다. 공원이 상당히 넓어 한밤에 끝날 공연 후 귀가할 지리도 익힐 겸 공원의 추색(秋色) 눈요기도 할 요량이었다. 부산콘서트홀은 명년에 개관예정인데 클래식부산의 출범과 부산콘서트홀(2,000석) 홍보차원에서 특설무대를 만들어, 클래식애호가들에게 가을낭만을 선물 하고팠단다. 그래 생각지도 않은 야밤의 클래식선율에 취하려 나는 집을 나섰다.

▲<오페라영화 갈라 콘서트>가 열리는 부산시민공원의 토욜 오후 풍경▼

토요일이라 시민공원은 가을사냥 인파로 북새통이다. 오후5부터 공연인데 4시 넘어 공원에 들어섰으니 초조해졌다. 야외특설무대 빈자리가 있을까 싶어서다. 중간쯤의 빈자리 하나를 차지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시월의 마지막 주일 해넘이 시간에 공원야외 특설무대에서의 갈라 콘서트를 감상한다니~! 어스름한 땅거미를 슬어내는 서치라이트조명 속에서 나는 참으로 오랜만에 세미클래식 갈라 쇼에 취할 낭만에 눈 지그시 감고 마음 가다듬고 있었다. 5시, KNN방송교향악단의 팡파레 속에 오페라영화 갈라 콘서트가 시작됐다.

부산 콘서트홀
베르디<리콜레토> '여자의 마음'을 열창하는 정호윤

특설무대의 좌석은 만석이라 주변 잔디위에 비닐포장을 깔아 관객들이 입장하는 만원사례였다. 젊은 청춘들보다는 중장년층이 압도적으로 많은 건 음악예술의 시대흐름을 엿볼 수가 있었다. 공연은 모차르트, 베르디, 바그너, 비제 등 세계적 작곡가들의 오페라 아리아와 영화<시네마 천국>등의 영화음악이 레퍼토리다. 소프라노 김순영씨는 2024 클래식 파크콘서트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서 비올레타 역으로 극찬 받았으며, 테너 정호윤씨는 세계적 오페라극장인 오스트리아 비엔나 슈타츠오퍼의 전속가수를 역임했단다.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저녁별'을 열창하는 바리톤 이동환
▲허버트 오페라<말괄량이 마리에타>중 '이탈리아거리의 노래'를 부르는 소프라노 김순영▼

바리톤 이동환씨는 독일 베를린 도이체오퍼의 전속 주역 가수를 역임한 국내 최고 음악가들이다. 지휘는 한국 대표 지휘자 김광현씨, 해설은 클래식 전문 해설가이자 음악평론가인 장일범씨, 음악은 케이엔엔(KNN)방송교향악단이 함께 연주한다. ‘2024 부산오페라시즌 콘서트오페라 - 사랑의 묘약’에서 인상 깊은 지휘를 선보인 김광현씨와 부산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케이엔엔(KNN)방송교향악단의 협연으로 지역 클래식 음악이 한층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휑 터진 야외라 음향이 쫌은 아쉽긴 했지만 즐거웠다.

▲레하르 오페라<미소의 나라> 중 '당신은 나의 모든 것'을 열창하는 테너 김호중▼

부산콘서트홀에 설치할 파이프오르간은 2024년2월 독일 프레브러거(freiburger) 업체와 계약을 체결, 현지에서 작업을 진행하여 가조립과 테스트를 실시하고, 부분별로 해체·소분한 상태로 오늘 오후 부산항에 도착했단다. 파이프오르간은 파이프 4406개, 스탑 62개, 건반 4단으로 구성돼 있다. 파이프오르간은 내년 2월까지 부산콘서트홀에 설치를 완료하고 보이싱(정음작업) 과정을 거쳐 개막공연을 통해 부산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통관절차와 약 4개월의 제작·보이싱 과정을 거쳐 설치가 완료된다.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가 작곡했던 영화 <시네마 천국>의 주제가를 연주하고 있는 KNN교향악단

설계에서 제작·설치까지 28개월의 대장정이라니 ‘악기의 제왕’이라고 불릴 만하다. 파이프오르간은 높이9m, 너비 16m로, 합창석 뒤편 벽면에 세워진다.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된 국내 공연장은 세종문화회관, 롯데콘서트홀, 부천아트센터 등 수도권에만 3곳이다. 부산콘서트홀은 부산시민공원 안에 지하1층, 지상3층, 연면적1만9862㎡, 대공연장 2000석, 챔버홀 400석 등으로 지어졌다. 외부 디자인은 '넘실거리는 파도 위에서 출항하는 배'를 구현함이라. 성악가들의 주옥같은 목소리와 배경 조명은 가을밤의 몽환(夢幻)이지 싶었다.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를 부르는 바리톤 이동환▼

리콜레토의 ‘여자의 마음’. 카르멘의 ‘투우사의 노래’, 라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 피카로의 결혼 ‘서곡’이 열창될 때 관중들은 흥에 겨워 손벽치며 합창하느라 야외코러스무대는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음악은 세계의 공통 언어다. 마음아픔을 치유해 주는 세계 공용의 명약이다. 특히 클래식음악은 음악의 태반이다. 이 가을의 낭만을, 풍요를 휴전선근처의 사람들도 공유했음 싶다. 미처서 햇가닥했는지 상대방에게 확성기로 소음 보내고, 비방오물풍선 띄우면서 드론 침투까지 해대냐? 층간소음으로 이웃간에 싸우고 살인까지 야기되는 세상이다. 철없는 바보오빠야, 민통선동네에 가서 하룻밤만 날새봐라. 오호 통제라!         2024. 1. 26

▲커티스 이탈리아 가곡 <나를 잊지 말아요>를 부르는 테너 정호윤▼
뢰베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 중 '밤새도록 춤출 수 있다면'을 부르는 소프라노 김순영
▲베르디 오페라<라 트라비아타>중 '축배의 노래'를 관객과 출연진 모두 함께 합창하는 피날레▼
▲커튼 콜로 레하르 오페라<유쾌한 미망인> 중 '입술은 침묵하고'를 모두다 합창하는 피날레 장면▼
시민마루 야경
▲음악분수 호수의 야경▼
부산 콘서트홀
오늘 부산항에 도착했다는 파이프오르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