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쇠러가는 열차 속에서
오후 2;20분 부산발 서울행 KTX에 탑승했다. 어찌 생각하면 나도 추석맞이 귀성열차에 오른 셈이다. 명절맞이 귀가(歸家)행 열차에 승차한 지가 가물가물한 옛날 학창시절이었지 싶다. 예약좌석에 여행가방을 놓고 열차 내 서비스부스에서 D일보와 J일보 신문 두 부수와 생수 한 병을 챙겨 왔다. 신문 두 부를 훑다보면 3시간쯤의 열차여행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어 나의 경부선 열차여행 스케줄 메뉴로 고정관념됐다. 특히 경부선열차는 터널통과가 많아 차창에 펼쳐지는 풍경구경이 성에 안차 신문일독으로 대체했다.
오늘 신문에서 나의 눈길을 붙잡은 대목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국무회의에서 했던 발언이었다.
“건전재정은 정부가 세 번의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지켜온 재정의 대원칙”이라했는데 적자폭은 1년 전보다 15조 3천억원이 늘어났었다. 기획재정부가 전날 '재정동향 9월호'에서 지난 7월 말 기준 관리재정수지가 83조 2천억원 적자라고 밝혔는데, 윤대통령은 ‘바이든 ⇒ 날리면’식의 발언을 재탕한 셈이었다. 자신의 실수는 아랫것들이 알아서 할 것 아닌가? 초부자 감세정책의 법인세 감세정책으로 생긴 15조 5천억원 적자와 맞물린 걸 뭉개려던 술수를 말이다.
"국가재정에 83조원 적자가 났는데 건전재정 달성 운운"이라 강변하는 윤 대통령에게 박수치는 관료와 국회의원들을 보면 한숨 보다는 억장이 무너진다. 더럽게 슬프다. 하긴 금년추석에 국회의원들은 약 424만원을 받아 총액 849만원가량을 명절휴가비 명목으로 지급받는다. 년봉이 약 1억 5700만원 상당인데 떡값으로 850만원을 더 받는다. 나 같은 서민은 단 돈 100원도 없는데~! 게다가 국회의원들과 고위직들은 부인이 3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챙겨도 떳떳하게 됐다. 김건희 명품백의 수혜다.
국힘 의원들과 추종세력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수행 잘 한다고 기염을 토하는 20%지지율의 뼈대일 것이다. 그들은 70%의 부정적인 시민들 생각은 깔아뭉갠다. 그게 특권처럼 포효한다. 감사원은 12일 대통령 집무실·관저를 용산 이전 하면서 무자격 업체'21그램'등이 계약, 시공, 준공까지 공사비 부풀리기 등 법을 무시한 채 불법증축공사를 강행하여 16억원의 국고 손실이 발생했다고 2년만에 ‘솜방망이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비리 주모자로 처벌받은 경호처 간부가 누구의 지시였는지 특검에서 밝히자는데 국힘 의원들은 반대다.
김건희 등살에 300만원의 선물도 두 손 벌려가며 받을 수 있게 됐으니 그녀는 중전마마 이상일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의료공백 사태에 투입한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2조원에 육박한다고 한다.”며 “중증 응급환자 진료공백 메울 비상진료체계 운영지원 그리고 경영난 중인 수련병원 급여 선지급, 추석명절 비상응급대응주간 진찰료 추가 가산 등 응급실 지원을 위한 비용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언주 의원은 "사고는 대통령이 치고 수습은 국민들이 보험료로 메꿔야 할 판"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런 이언주 의원의 추석명절 응급환자 진료가능한 병`의원 안내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현수막에 자신의 낯짝과 이름만을 크게 어필한 다른 정치인들의 도시미관 해치는 쓰레기 현수막과의 차별성이 돋보이는 거였다. 이언주 의원에게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이상은 서울행 귀성열차 3시간이 내게 선물한 추석 빔 특식들이다. 3개 여월 만에 아내와 포옹했다. 아니 내가 억지(?)로 보듬었다고 함이 옳다. 아내가 내게 하는 언행은 대게가 거꾸로 해석하면 된다. 고 애들한테 나는 주지(?)시키곤 한다. 반세기를 넘겨 동고동락한 아내는 지금도 숫기가 물씬하다. 추석선물 받은 등심구이로 저녁상이 차려졌다. 얼마 만에 먹는 아내의 밥상인가! 2024. 0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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