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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영화<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

영화<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을 보고

 

수상작이 얼핏 재미와는 무관한 난해한 스토리를 담고 있단 나의 선입관은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에서는 웬만큼은 깰 수 있었지 않나 싶었다.

금년도 베를린영화제 개막작 & 심사위원대상작품이란 점과 내겐 생소한 웨스 앤더슨 감독작품이라서 관심 밖이었는데 둘째의 추천으로 시지브일 찾아들었다.

오프닝은 알프스설원을 병풍처럼 휘두른 고색창연한 그림 같은 최상의 호텔로 우릴 초대한다.

때는 13세기의 동유럽,  최상류의 부호인 노(老)마담D.(틸다 스윈튼)가 온천도시의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을 떠나 여행 중 피살된다.

호텔지배인 구스타브(랄프 파인즈)가 그의 연인이자 세계 최고 부호인 마담 D.의 피살사건에 휘말려들면서 벌어지는 상상불허의 어드벤처영화다

엄청난 부호이며 호텔소유자이기도 했던 마담D는 막대한 유산을 호텔지배인 구스타브에게 상속하는 유언장을 남긴다.

분노한 마담D의 아들 드미트리(에드리언 브로디)는 구스타브를 마담D의 살인자로 몰아 유산을 빼앗으려 악랄한 살인마 조플링(윌럼 데포)을 고용해 추격하는 미스터리액션이 상상의 허를 찌른다.

로비보이 제로(토나 레블로리)는 절대스승 구스타브와의 정분으로 한배를 타고 추격자 조플링을 따돌리느라 동유럽 전역을 종횡으로 누비는데, 그들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환상적인 모험으로 스크린에 펼쳐져 관객들의 무한한 상상력에 환희를 제공한다.

동화 속 같은 호사스런 13세기 최상의 호텔과 빈티지한 장식소품들을 훔쳐보는 재미만으로도 눈은 호사스러운데. 기상천외한 설원의 추격전은 스릴 아닌 코믹한 판타지에 빠져들게 한다.

사건발생자체나 전개과정이 좀 엉뚱하긴 하지만 치밀한 연출은 예측조차 할 수 없는 기상천외한 상상으로 예상을 깨고,  미스터리한 전개는 코믹의 경계를 넘나들며 관객의 시선을 옴짝달싹 못하게 한다.

암튼 영화는 상상을 초월하는 얘기전개보다 13세기 동유럽의 호사스런 호텔의 모든 걸 탐닉할 수 있다는 시각적인 흥분과 한 편의 동화 같은 알프스의 자연경관에 푹 빠지게 하는, 황홀감에 잠시, 참으로 순간적이나마 나를 잊게 하는 거였다.

 

영화는 단순살인사건의 미스터리 어드벤처가 아닌 우리의 삶의 자세에 대해서도 메시지를 남기고 있었다.

사람은 죽어 사라지지만 진정한 삶은 후예들에게 좋은 얘깃거리로 살아남는다. 구스타프도 무일푼으로 호텔로비보이로 시작해 지배인이 되고 자랑스런 상속자가 된 거였다.

진정한 삶은 주위로부터 좋은 얘깃거리로 남게 되고, 오래도록 감동의 귀감이 됨이다.

 틸다 스윈튼은 “세상에서 가장 웅장한 호텔에 묵으며 구스타브의 시중을 받거나 구스타브 같은 사람이 되는 상상을 하는 것은 누구라도 좋아하지 않을까.”라며, 사건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마담 D. 역할이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특히 그녀는 노부인으로의 한 컷을 찍기 위해 다섯 시간동안  분장을 해야 했단다.

영화<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은 초호화 캐스팅으로 입방알 찧었다.

랄프 파인즈, 틸다 스윈튼, 애드리언 브로디, 윌렘 대포, 에드워드 노튼, 주드 로, 레아 세이두, 시얼샤 로넌 등 웨스 앤더슨 사단 총출동 했단다.

2014.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