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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위암, 병상병기

환자의 맘을 읽는 병원이길~

위암수술 2년차 검진 소회


새벽5시30분발 서울행 열차를 탔다.

지난 26일 검사한 각종 결과를 손태성교수로부터 듣기위해서다.

손교수의 특진예약이 오전 10시50분으로 잡혔고, 그래 내가 열차-지하철-병원셔틀버스를 해찰 않고 탑승해 서울삼셩병원 암병동에 들어선 시각은 10시10분쯤 이였다.

접수할 때 이미 손교수의 환자대기시간은 10분이 지연돼 있었고, 예약시간인 50분엔 20분, 간호사가 나를 호명할 땐 25분이나 지연 돼 손교수의 방에 들어설 수 있었다.

손교수가 2번방에서 쪽문을 통해 들어서자 난 인사를 했고, 그는 모니터를 주시하며 엉거주춤한 자세로 건성인 듯 인사말을 건네며 그 자세로

“지난번에 한 검사들 좋습니다. 대장에서 선종이 발견돼 떼서 조직검사를 했는데 별 이상 없습니다. 선종이란 게 방치하면 5년쯤 후엔 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걱정하실 건 없고 2년 후에 다시 한 번 검사를 해 봅시다.”

“선종이 지금 있단 말씀입니까?"

”아닙니다. 발견해 떼 냈으니 걱정 안 해도 됩니다.”

“고맙습니다. CT/PET촬영도 했는데요?”

“다 좋다고 했잖습니까?”

“위절재한 부분은 깨끗합니까?”

“좋다고 했잖습니까. 나가시면 간호사가 자세히 얘기해 줄 겁니다.”라고 손을 들어 문 쪽을 가리키며 빨리 나가줄 것을 최촉하는 거였다.

예약된 환자가 벌써 반시간쯤 대기하는 중이라 손교수의 서두르는 품세를 이해할 순 있었지만 새벽5시에 집을 나선 나로썬, 응분의 특진료까지 지불하며 얻은 촌음이 1분도 채 안됐는데 쫓기다시피 나와야 해 울화가 돋는 거였다.

손교수에게, 더는 삼성서울병원은 찾아오는 환자는 어떤 존재인가?

돈 싸들고 차례서서 바치겠다고 아우성인 감정 없는 재화(財貨)덩이 아바타들인가?

환자 한 분이라도 더 진료하기 위해서 하는, 환자를 위한 서운함이니 환자가 감내해야 한다고 병원은 강변할지도 모른지만 어떤 환자도 인간미 없는 치료를 원하는 환자는 없다.

빠듯하게 일정을 잡는 병원 탓이라고만 둘러대는 의사라면 그는 이미 히포크라테스의 후예가 아니다.

이윤추구의 기업인 병원에 맞서 환자의 편에서야 의사로서의 존재가 발휘되는 게 아닐까?

지금 아산병원에 통원치료를 하고 계시는 내 이웃의 형님뻘 되는 분이 전하는 감동 먹은 얘기 하나를 옮겨본다.

아산병원 신경과 강동화박사와 파킨슨병 전문의 이종석박사의 얘기다.

그분들은 데스크에 앉아 문 열고 들어서는 환자의 거동과 안색을 살피며 인사를 나눈다.

진료 후에 아까 환자로부터 감지한 이상한 점이 있으면 자기분야가 아니어도 자세히 묻고 집히는 게 있으면 알아야할 길을 안내한다는 거다.

어떤 땐 몸소 그 방면의 전문의를 소개시켜 주는 친절을 베푼단다.

그렇게 해서 전혀 낌새도 몰랐었던 다른 병의 조기발견과 치료를 하게 한 사례가 많다고 얘기 하는 거였다.

난 아산병원엘 간 적이 없다.

대신 삼성서울병원에서 암수술 후 항암`방사선치료까지 반년을 하며 벌써 2년이 흘렀지만 나와 마주 한 어느 의사님도 자기의 관심분야외의 질문이나 상담을 자진해서 베푼 기억이 없다.

또한 삼성서울병원환우 누구로부터도 삼성의료진의 기억에 남을 덕담을 들은 적이 없음은 나의 용렬하고 과문함 땜일까?

환자의 빠른 치유는 약 못잖게 중요한 게 의료진의 따뜻한 마음일 테다.

환자의 마음을 읽는 삼성서울병원이길 빌어본다.

2012. 07.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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