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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가장 진화한 사랑 - 황제펭귄의 삶

황제팽귄의 허들링

남극의 겨울은 3월에서 8월까지 계속된다.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펭귄은 겨울이 되면 바다에서 내륙 깊숙이 100km를 달려와 짝짓기를 하는데 작년에 짝이 다시 된 경우는 15%정도 된다.

남극의 신사로 불리는 황제 펭귄(Emperor Penguin, 키 1.2m, 무게 40㎏ 정도)은 영하 40도의 혹독한 추위 속에서 산란과 부화를 한다. 짝짓기 후 2달이 지나면 암컷은 알을 낳는데 알 낳기까지 아무것도 먹지를 못해 몸무게가 1/3로 줄어 기진맥진 상태가 된다.

가장 추운 때인 5-6월에 암컷은 알을 낳아 수컷의 발등에 옮겨주고 바다로 향한다. 수컷은 7-8주 동안 먹지도 않고 배아래 깃털과 체온으로 부화시키는데 혹여 발등에서 알을 떨어뜨리면 알이 얼어 부화하지 못한다.

 

종족 보존의 막중한 책임을 맡은 수컷들은 자기들끼리 살을 부대끼며 체온을 유지하려 이들은 끊임없이 중앙에서 가장자리로 자리이동하면서 서로의 체온을 보존하기 위해 기꺼이 협력한다. 이 현상을 허들링(huddling)이라고 한다.

만약 허들링이 없다면 영하40~50도의 혹한의 폭풍우에 가장자리의 수컷들은 하나씩 동사했을 테고, 2세부화도 점점 적어져 황제펭귄은 지구상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이 7-8주 동안 수컷도 굶은 탓에 체중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며, 이 때 바다에서 고기를 잡아먹고 체력을 보강한 암컷은 100km가 넘는 빙판길을 되짚어 번식지로 돌아와서 부화(열흘 안에 도착해야 새끼가 살수가 있다)된 새끼에게 위 속의 먹이를 게워 주는 - 그렇게 암수가 교대하는 공생의 아름다움 땜에 이들을 펭귄 중의 황제로 일컫게 됨이라.

천적으로부터 어떤 방어능력도 없는 그들에게 혹한의 빙하는 부화할 수 있는 최적지이기에 일생에 가장 힘든 삶을 새끼치기에 매달리는 게다. 그렇게 교대하며 새끼 치다 여름이 되면 빙하가 녹아 바다가 되고 새끼도 제법 자라 먹이활동을 하게 돼 부모펭귄은 미련 없이 새끼들을 때어놓고 먼 바다로 나아가 그들을 자립하게 한다.

그들의 허들링은 오늘의 우리들에게 - 특히 사회지도층들에게 시사 한 바가 많다할 것이다. 따뜻한 자릴 추운 곳에 있는 자에게 내줘 모두에게 온기를 펴서 상부상조하는 공생의 철학과, 새끼에게 자립을 강제하다시피 해 어떤 대물림도 철저히 배격하는 삶의 지혜가 녹아있다는 사실이다.

부자는 대물림이 아닌 이웃에게 배품을 통해서 결국엔 자신의 안락한 삶을 보장받게 된다는 순환의 진리를 실천하는 이상도이하도 아닌 것임을 황제펭귄은 말함이다.

황제펭귄의 삶은 어쩜 우리보다 더 위대하고 성스럽기까지 하다.

 

2012. 12. 성탄전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