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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1 Save 9

 

1 Save 9

 

죽음을 앞둔 뇌사자 한 분이 아홉 분에게 새 생명을 줄 수 있다는 뜻의 ‘1 save 9'란 말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까?

뇌사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자(死者)의 각막이 앞 못 보는 우리 이웃에게 세상을 보게끔 해 줄 수 있으며, 더는 시신은 산자의 각종 질병치료에 얼마나한 공헌을 하게 되고 또한 범죄예방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게 된다는 사실을 얼마쯤 알고 있을까?

태어나서 온갖 고초를 감내하면서 삶을 영위하려함은 나와 가족, 그리고 사회에 뭔가 유익한 보탬이 되고자하는 욕망 땜일 것이다. 건강을 유지하며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죽는 날까지 지속하는 것은 그런 욕망의 실현을 위함이고, 그런 과정을 즐기는 자족감에서 삶의 보람을 갖게 되는 것이리라.

우리의 일생이 성공했던 못했던 언젠가는 누구나 죽음에 맞딱드리게 되며 그런 운명을 외면하거나 피해 갈 순 없다.

죽음에 대한 막연한 공포나 절망감을 떨치기 위해서 사람들은 초자연적인 신앙에 귀

의하려 드는데, 진정 아름다운 주검으로 생을 마감할 수 있는 길은 내 몸[시신]의 사회 환원일 테다. 죽음은 곧 한 줌의 흙이 된다는 사실은 만고불변이다. 흙이 될 바엔, 흙이 되기 전에 고귀하고 아름다운 과정을 하나 더 거치고 흙이 되는 주검이 더 뜻있다.     시신의 사회 환원이다.

내 죽어가는 몸이 아홉 사람을 새롭게 재생 부활시키고, 주검의 각막으로 누군가의 시력을 찾게 해 줘 세상을 보게끔 해 주며, 질병퇴치와 범죄예방에 기여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무엇이겠는가!

 

 

어차피 흙이 될 몸을 의학도들에게 심도 있는 의학을 연수케 하고, 법의학 전공자들에게 죽음에 대한 갖가지 실증의 지식을 쌓게 하여 죽음의 제 요인들을 탐지케 한다면 범죄예방에도 기여하게 됨이라. 아무리 오래 됐거나 불가해할 것 같은 죽음의 사인(死因)을 밝혀냄으로 해서 억울하게 죽어간 자의 원혼을 달랠 수도 있기에 흉악범죄는 사라질 것 아니겠는가.

우리들이 죽음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한다면 내 주검이 사회에 얼마나 지대한 공헌을 하게 되고 나아가 밝고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게 되는가를 확신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년 전 내셔널지오그래픽티브이에서 방영했던 ‘미국의 시체 공원(제목을 잘 모름)’을 우연히 시청하고 나서 시신기증에 대해 매력을 갖게 됐었다.

거기 ‘시체공원’엔 수많은 기증자들의 시신이 의학도들과 법의학 전문가들에게 심오한 인체연구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고 있었고, 세계의 유수기관에서 파견된 전문가들이 견학하고 탐구에 참여하는 모습에 감탄했던 것이다.

더구나 시신기증자들이 사회에서 성공한 삶을 영위했던 인텔리들이란 점과 그런 기증을 자랑으로 여기는 유가족들의 열린 마음이 너무 부러웠던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린 헌혈과 장기기증과 시신기증에 대해서 마음을 닫고 외면하려드는 현상이 강할까?

유가(儒家)문화의 오랜 사상이 생활에 밴 의식구조 탓이 크겠지만 정부와 매스컴의 홍보부족도 한 요인일 것 같다. 아름다운 주검에 대해서 보다 다양하고 실감나게 매뉴얼을 만들어 홍보를 지속적으로 하여야 함이다. 일부 언론은 가소롭게도 대권을 꿈꾸는 사람들의 조상 묏자리(명당)의 취재기사는 지상에 올리지만 아름다운 주검을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들의 기사는 보기 드물다.

아름다운 시신기증보다는 명당을 찾아 국토를 훼손하라는 속내인가 모르겠다.

장기기증, 시신기증을 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매일(부고 란처럼) 기사화할 순 없을까? 실은 시신기증자가 생색내는 식의 기사화 되는 걸 바라지도 않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밝고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일은 정부와 언론의 사명이기에 꾸준히 선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루에도 10여 명씩 장기이식신청이 접수되는 현실에서 그런 불운한 사람들의 고통을 나누는 일에 사회와 국가가 가장 우선순위로 관심을 갖고 심혈을 기울려야 함이다.

 

 

지금껏 맘에 두었던 시신기증서약을 엊그제야 원대의대 재생의세관을 찾아가 했었다. 그것도 내 몸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가족들(2명)의 동의서를 첨부해야 하고, 서약서가 완성 접수됐다 하드래도 언제나 취소할 수가 있단다. 또한 시신기증은 전국어디든 사망사실을 알려주면 곧바로 수습을 하며, 장례절차 및 시신기증을 유가족과 상의하여 집행하고, 시신의 공익 기여가 완료된 후 화장에 이은 유골의 안치문제까지를 유가족의 의사에 따른단다. 재생의세관은 여느 사설 납골당과 다를 바 없는 시설과 관리를 하고 있었다.

원대의대 재생의세관엔 영안실과 추모제를 올릴 수 있도록 제반 시설이 잘 되어 있었고, 그곳에 모신 납골함 영영 분들껜 매년 추모제를 올리고 있다고 했다.

내가 시신기증을 맘 굳힌 소이는 평생을 살아오면서 사회의 보시만을 챙기고 내 스스로 배품이 없었다는 자괴심에서 시신이나마 사회에 환원하자는 속죄의 뜻 이였고, 좀더 구체적으론 원대 앞에서 인생의 후반기를 살면서 원대생들의 덕택으로 대과 없이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에서 시신을 원광대의대에 기증키로 마음먹은 것이다.

 

 

시신기증서약을 하면서 그곳 직원에게 들은 아쉬움 몇 가지는

첫째, 장기·시신기증에 대한 인식의 고루와 열악성으로 해서 기증자가 태부족이고,

둘째, 그나마 기증자들의 서울 유명의대병원에만 쏠림현상은 극심한 수급불균형에 고민하는 지방의대의 애로점을 실토하고 있었다.

셋째는 사회지도층의 적극적이며 솔선한 참여로 하여 아름다운 주검이 선행된 화장문화의 정착을 뿌리내리게 해야 함이라.

장기·시신기증의 아름다운 주검이 밝고 희망찬 사회, 국가를 만들게 된다는 사실을 매스컴에선 다양한 매뉴얼을 만들어 지속적인 홍보를 해야 함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의 주검이 내 친족과 이웃에게 밝은 내일을 선사한다.

“장기기증은 신체의 훼손이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고귀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실천이다.”

 

 

#  Konos에서 밝히는 장기이식 범위

* 뇌사상태의 장기이식 ; 신장. 간장. 췌장. 심장. 폐. 각막.

* 사망시(심장정지 후) ; 각막.

 

* 장기이식관리센터 이 멜 주소 ; www. konos. go. kr

전화 ; 02) 2276-0027. 2272-7161.

 

# 시신기증 상담전화

* 원광대학교 재생의세관 ; (063)850-5773/6757

                                  허양욱 011-654-9473

                                  민영열  016-650-8826

                2008. 0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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