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릴 슬프게 하는 왕녀
지난 3월13일 오후 5시반,부산 사상구 괘법동 새누리당 손수조후보 사무실에서 시작한 박근혜위원장이 손후보를 대동하고 무계차를 탑승한 채 덕포시장까지의 선거유세를 하느라 북새통을 이룬 행위는 불법선거운동(91조3항위반으로 2년이하의 징역이나 400만원이하의 벌금형)이라고 선관위가 지적, 조사에 들어갔단 보도를 접했다.
사상구에 출마 선언한 문재인 위원장과 한 판 벌이겠다고 나선 홍준표 전 대표는 문위원장의 위상을 높여준다는 핑계로 선택한 손 후보는 27살의 참신성과 젊은 패기를 공천의 변으로 삼았다고 박근혜위원장은 강조 했었다.
이제 막 사회에 발 디딘 참신성과 젊은 패기의 그녀를 ‘선거의 달인’이며 ‘유력한 대통령후보’인 박위원장은 전과자의 길로 끌고 가도 된다는 걸까?
그깟 선거법 좀 위반해도 당선만 되면 된다는, 그렇게 해서 (자기가)대통령으로 가는 길이 탄탄해 질 수가 있다는 ‘법 위에 군립’하는 사람을 날마다 메스컴으로 봐야하는 국민은 슬프다.
문득 3월12일자 중앙일보 시시각각(時視各角)칼럼에서 정치전문 논설위원인 김진씨의 논설이 생각났다.
2007년 박근혜 한나라당대표시절 대변인으로 측근 이였던 전여옥의원은 박근혜가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단다.
이유는 “지식이 부족하고, 소통이 막혔으며 늘 대접만 받으려는 ’왕녀의식’에 갇혀있다.”는 거였고, 김진씨는 그런 전여옥의원의 비판과 지적이 토씨 하나 틀린 게 없다고 옹호했다.
나아가서 김진씨는 전여옥의원이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나는 오늘 박근혜가 손후보를 데리고 전과자를 만드는 선거유세에서 그토록 당당했던 모습을 보면서 경악했고, 이제껏 그녀를 선망으로 지켜봤던 내 자신이 처량해 짐에 서글펐다.
‘왕녀의식’에 빠진 그녀를 부추기며머리 조아리는 그 잘난 정치인들을 생각할 때 난 또 슬프다.
법을 우숩게 아는 그녀와 범법을 당연시 여기는 추종자들의 몰염치가 또한 슬프다.
법위에 군림하는 '왕녀'가 대권을 잡을까 겁이 나고, 이미 한 차례 선거법 위반으로 경고를 받은 손후보가 '왕녀'땜에 재범이란 관록(?)을 쌓음이 가슴 아프고, '왕녀'에게 용비어천가를 불러댈 낯 두꺼운 위선자들을 생각만으로도 억장이 무너진다.
‘왕녀’는 법을 깔아뭉갠 채 거리를 활보하고도 사과 한마디 없는데, 거리에서 담배 한 대 피워 벌금 10만원을 내야하는 강남사람들이 불쌍하다.
참으로 슬프다.
2012. 0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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