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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아

B 야 ~!



B야!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산행(함라산)을 했드랬다.

산골짜기 음지엔 아직 하얀 잔설이 겨울 때를 이고 봄의 전령에 녹아내리고 있었다.

마치 나의 두꺼운 겨울옷을 벗기려는 듯 햇살은 따사롭게 골고루 쏟아지고 있었다.

이번 겨울의 무거운 부피를 난 혼자만이 걸머지기라도 한 듯한 중압감속에 살았었나

싶을 저기압 나날이었나 싶었고-.

우울했다고 할까?

아님, 뭔가에 가위 눌림 당함처럼 움츠러드는 계절 이였다고나 할까?

어느 뫼 겨울이 한창일 높은 산정에라도 올라 찬 공기 심호흡하며 폐 깊숙이 남아 있을 것 같은 답답한 찌거기를 실컨 토해내고 싶다.

알량한 일과에 넌더리나고 몸은 녹슬어도 보람을 기대키 막막한 공허함이여~.

산다는 것은 몸이 무거워 진다는 것 - 나이만큼씩 더 -.

산다는 것은 꿈 하나씩을 거두어들이는 것 - 체념의 한숨이 짙어지는 -.


B야!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사이>를 들여다본다.

단 한 번의 사랑(오롯한)은,

시간과, 머물고 있을 현실과는 상관없는 깊숙한 내면에 자리하는,

죽음에 이르는 애뜻한 마음이라,는 사실이 <냉정과 열정사이>를 관통한다고 할까.


“10년,

그 시간이 한 줌 보잘것없는 덩어리처럼 느껴졌다. 옆으로 비켜 놓으면,

없었던 것처럼 될 것 같았다.

10년!

하지만, 동시에, 현기증이 일만큼 긴 세월이란 생각도 들었다.”


10년 전의 사랑, 그 때의 약속 같지 않은 약속,

재회!

각자의 삶의 길로 되돌리는 사랑 앞에서, 한참을 눈 감고 있어야 했던 나를 반추한다.

미상불 순수한 사랑은 딱 한 번 일생에 주어진다는---.


“인생이란, 그 삶이 있는 장소에서 성립하는 것이란 단순한 사실과,

늘 그 사람이 있고 싶어 하는 장소에 있는 법.

그녀 자신으로 돌아온 그녀는, 빛을 되찾은 그녀는,

사람이 있을 곳이란 오직 자기 가슴뿐이라는 깨달음 속에 내일을 예감하는 발길을 옮긴다.”는 아오이란 여자를 절절이 사랑한다.


B도 그런 - 아오이 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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