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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세금이 아깝다. & 사기를 먹여라.

사기를 먹여라


19세기 조선은 일본과 강화도조약을 체결하자 서구열강들이 노리는 각축장이 됐다. 친일파들이 갑신정변을 일으켰으나 실패하고 청은 종주권행사를 더 강화하니 고종은 러시아를 끌어들여 청과 일본을 견제하려 했다.

아프카니스탄에서 러시아와 한 판 격돌했던 영국은 러시아의 남하정책을 저지한다는 명분으로 청의 묵인 하에 거문도를 무단 점령(1885.4.23~1887.2.27)하게 되지만 조선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영국이 거문도를 ‘헤밀턴’이라 칭하며 2년간 무단 점령했던바 그때 사고로 죽은 영국군병사 3명의 묘소가 있으니 이른바 ‘거문도 사건’이라. 문제가 되자 영국은 청(이홍장)과 협상을 벌여 러시아가 한반도에서 철수하고 향후 10년간 침범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거문도에서 철수했었다.

조선은 아무것도 모른 채 청의 종주권만 확인해 주고 이홍장의 콧대만 세워준 셈이며 나중엔 일본에 나라까지 뺏겨 수탈당해야 했던 것이다.

오늘 그 영국군묘소를 답사하며 125년 전의 암울했던 우리를 유추해보다 천안함 침몰로 수장 된 46명의 영령들의 영결식을 맞으매 어찌 울컥하지 않을 수 있겠나?

한·미해상작전훈련을 마무리하는 중 쥐도 새도 모르게 적의 기습에 비극이 발생했고, 한 달이 다 돼가도록 피침원인과 적의 실체도 모르며 군 수뇌와 정부는 우왕좌왕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들 최고위층들의 기강이 해이해 질대로 해이하니 죄 없는 병사들만 죽거나 사기 떨어져 고개 숙인 환자가 됐다.

군대는 사기가 떨어짐 죽은 집단이나 마찬가지라. 천안함 생존자들을 전부 환자복 입혀 기자회견장에 보내 고개 숙인 죄인으로 만든 자들은 다름 아닌 군 수뇌부들 이였다.

지금 내가 관망하고 있는 남해의 푸른바다(노량해전)는 정유재란시 이순신장군께서 왜적을 섬멸하다 적의 총탄에 맞아 운명하시면서도 자신의 피격사실을 알리지 말라며 독전하셨던 바다다. 부하들의 사기를 생각해서였다.

트라팔카 해전의 두 영웅, 넬슨제독은 전장으로 떠난 수병이 부인에게 쓴 편지를 깜박 잊고 행낭에 넣지 못했음을 알고 이미 출항한 연락선을 되돌려 거기 행낭 속에 그 편지를 넣었었다.

이번 전장에서 혹 전사하여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수병의 마음을 부인에게 꼭 전해야 한다는 부하사랑 말이다.

그런 넬슨의 적장, 나폴레옹은 전장에선 언제나 맨 앞장에서 진두지휘했다. “조국 프랑스를 위하여~!”를 부르짖으면서 말이다. 군은 사기를 먹고 사기에 산다.

헌데 우리 해군 수뇌부는 누가? 어떻게? 는 고사하고 천안함의 적확한 피침시간도 수정에 수정을 하고, 합찹이나 국방장관에겐 한 시간이 다 돼서야 보고를 했단다.

그리곤 뒤로 숨어 부하들을 환자복 입혀 고개 숙여 회견장에 내보냄 국민들로부터 측은지심을 살 요량 이였을까?

영국군이 거문도를 점령해도 까맣게 모르고, 125년이 지난 지금 훈련 중에 군함이 피침돼도 영문을 모르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군 수뇌부들, 정부고위들이여! 세금이 아깝다.

제발 살아 돌아온 그들을 죽이지 말라.

그들에게 사기를 북돋우라. 사기를 먹이라.

10. 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