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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그 미지?

090718

똑같은 하늘호숫가로 나는 여행을 읽고 기억이 다른지..

난 류시화가 눈을 딱 감고 손가락으로 짚은 곳이 바로 쿠리였다고 기억하는데, 무슨 침을 어쩌고 저쩌고 그런디야.

그 쿠리가 보고파 자이살메르 거쳐 곧바로 쿠리로 나도 갔구만. 그리곤 돌아오는 길에 자이살메르 성을 들렸었구만.

그 성이 다른 성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성엔 지금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요.

태양이 솟아오르면서 서서히 색의 변화를 가져오는 성, 정말 환성적이였지라.

막상 태양이 저 위로 떠올랐을 땐 그저 그런 누런 흙색이더구만요.

얼마나 더러운지.. 인도는 더러워서 다신 이 나라를 오는가봐라, 이렇게 얘기하고, 또 얘기하고, 그래놓고 오자마자 다시 가고픈 곳이였구만요.

갠지스강가에서 한 이름없는 화가가 그림을 40여장 그려갖고 나왔지라. 그 그림을 들여다보며 우리 둘째가 제법 안다는 듯 이 그림이 가장 좋다고 찍었지라.

나도 하나 찍구요.

그런데 화가가 어떤 그림을 찍은 줄 아시오? 바로 내가 찍은 그 그림이어서 목에 힘이 들어갔지라.

그 순간 화가와 나 사이에 어떤 전류가 흘러가는 것 같았지라.

거긴 사람이 죽으면 24시간 안에 화장을 하지라. 날이 더워서 금방 삭신이 썩어 문드러징게요.

장작을 많이 못사 몸통만 덮은 시신이 발도 머리도 내놓고 타고 있제라. 그라믄 발에서도 머리에서도 물이 뚝뚝 떨어지제라.

그걸 보고도 아무렇지 않으니 난 여자가 아니제라.

젊은 일본 놈을 거기서 만났지라. 고놈은 처음 그 꼴을 봤을 제 징그러워 며칠 악몽을꾸었다고 했제라.

고 일본놈이 얼마나 재밌는지.. 즈그나라에서 돈 벌어 거기와서 타블라란 악기를 배웠지라. 그리고 또다시 들어가 여권을 만들어와서 또 배우고라.

고놈이 머리는 앞은 빡빡 밀고 뒤는 길러 파마를 했지라. 고 꼴로 다니는데 거기 인도놈들을 다 알아 우리도 스타가 됐지라.

근데 어느 골목 싸디싼 음식점이 있제라. 돈이 없어 그 음식점에서 꼭 사먹는디. 맛이 그만이라, 우리도 자주 이용했지라.

거기서 그 놈을 만난는디, 거기서 꼭 류시화같은 사람을 봤지라. 머리가 어깨까지 내려오게 길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바람에 놓쳤지라.

확인을 못해봤으니, 우리가 다른 도시에 있을 때 류시화가 갠지스강 있는 바라나시에 왔다고 인도에 소문이 쫙 퍼졌구만요.

그 식당이라면 류시화도 들렸을 법한 곳이었구만요.

서양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식당이였지라.

한국놈들은 비싼 곳을 찾지만, 서양인들은 값싸고 맛있는 곳을 찾지라. 우리도 마찬가지였고라.

날 데리고 바라나시엘 간다면 내가 알려줄 수 있는디요. 그것 알려줄려고 비싼 비행기삯은 너무 하고요.

저기 다람살라나 가보고 싶구만요. 티벳 지도자 달라이라마나 한 번 만나보게요.

그 순진한 웃음... 티벳 가서 주인없는 포탈라궁을 보고 왔는데, 정작 주인은 인도에 망명와서 살고 있제라.

티벳 사람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달라이라마가 도망친 곳을 그대로 흉내내며 달라이라마 얼굴을 보러 오제라.

대단한 사람인디, 우리나라 도올이 만나 세권의 책을 썼구만요. 그 책이 내가 읽어본 책 중에 인도를 가장 잘 설명해놓았더구만요. 그래서 저도 그 책을 샀지라.

<도올과 달라이라마의 만남> 이란 책이지라.

인도에서 사연이 많구만요. 그래서 여행은 조금 덜 봐도 배낭을 해야하구만요.

돈 많이 모아놨으면 언제 영어 잘하신 양반께서 저 좀 데려가 주실래요? 저 이보영의 여행영어회화를 하고 있는디, 영 머릿속에 저장이 안되그만요.

데자뷰도 아시고,,, 제법 영어를 잘 하신 것 같으니 끄떡 없을 거 같구만요.

그냥 몸으로 때워도 되지만,,, 인도를 여행하려면 기차 타는 법만 배워도 되구만요.

기차도 예약할 필요도 없구만요. 그냥 제너럴 표를 끊어서 올라타는데 그보다 더 좋은 칸으로 타면 티켓 검사하는 검사원이 나타나면 거기에 맞는돈만 더 지불하면 되구만요.

뭄바이 도착해서 그걸 몰라 이틀을묵었지라.

나중에 해보니 그렇더구만요. 자습을 했지라.

어디가나 사람사는 곳은 요령이 생기더만요.

그렇게 그렇게 살다 왔지라.

아, 힘들어.. 전라도 사투리를 쓰다보니 참으로 힘드네다.

조정래는 어떻게 썼을까?

조정래가 아들 하나 있는데 그 아들에게 자신의 책 태백산맥을 다 베껴라고 하지 않았겠소? 그 베끼는 작업이 1년 창작문학과 다니는 것만큼 좋다구예...

모든 것은 배끼는 것부터 시작인가봐예..

잘 자시오. 둘째와 운동하고 들어오니 12시 40분.. 지금 1시 35분입니다. 이젠 공지영 책이나 볼라요.

-&-------------

샘!

차라리 날 소쿠리에 넣어 끼고다니던지 아님 큰 배낭에 넣어 어미 캥거루처럼 달고다니면서 그 무궁무진한 신바람 얘길 들려주심 어떨른지?

류시화 침 튀기는 얘긴 '데자쥬'란 말을 다시 한 번 끶ㅂ어내어 나의 나의 데자뷰현상이었나 보다고 해둡시다.

그리고 그 놈의 데자뷰란 말 땜시 영어쟁이로 날 억지 끼우지 마시라요.

영언 고사하고 콩글리시도 못하는, 해서 영어하면 주눅부터 드는, 영어엔 몸서리치게 자조감부터 느끼는 놈 올시다.

내, 기회 닿아 샘꽁무니따라 여행했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건혀 짧은 제가 샘 혀만 처다보고 있음 될 것 같단생각에서였죠.

가능함 제가 보디가드 하고 샘은 꼬부랑혀로 길 찾아 선도하고 하는 고런 생각을 했습죠.

어제 샘 불러 씨오리다 누가 와서 급히 문 닫고, 다시 샘 부른다는 게 오후가 되뻐렸고, 오후 4시가 됭께로 정읍누나댁을 가야 했기로, 누나댁서 하룻밤 새고 새벽(오늘) 6시에 일어나서 묘지에 가서 6기의 묘를 파헤처 납골당에 안치하느라 오늘을 꼬박 소일한 몸뚱이가 이렇게 샘 앞에서 쩔쩔매고 있다고 해야 겠수다.

좀은 피곤해도 샘의 편지에 홀딱 빠지다보니 그 홀라당 만끽한 재미만큼은 아니더라도 꾸벅하고 인삿말 땜질은 해야 돼겠다싶어 재미 없을 이빨을 까고 있네요.

예삐 여겨 삭혀주시라요.

누나댁도 샘님가라요.

자형님께서 샘님노릇하다 9년 전 작고하시고 아들 하난 학교샘, 두놈은 의사샘인디, 모두가 바브단 핑게로 누나네 궂은일은 걸핏하면 백수인 내 몫이 되곤하지요.

오늘일도 명색이 그런 판인게지요.

백수인 내가 하루 전에 가서 되던 안되던 시건방을 떤 셈이라요.

말하잠, 누나댁 묘를 깡그리 파헤처 육탈(肉脫)된 뼈를 추스려 화장하고 용묘원에 안치한, 어지보면(이닏아 풍습에서 좀 삐딱 비약하면?) 뼈쪼각 갖고 장난질 한 꼴이지요.

그 숯가루가 뭐라고 온 식구가 품 내서 돈 깔아 신주처럼 모셔야만 하는지?

난 누나가 그러라고 하니까하긴 했짐, 화장에서 쓸데 없는 짓 한다고 누나 를 뺀 졸개(조카녀석들의 가솔)들 앞에서 핏대를 세웠지요.

특히 의사샘 두 놈 앞에선 너희들은 시신기증 서약을 하라고 다그쳤지라요.

의학공부할 때 실습할 시신이 부족하여 반거충이 의사가 된게 아니냐고말이죠.

샘한테 내 한가지 큰소릴칠 수 이쓴게 있담 바로 제가 시신기증을 서약했단 사실일 겝니다.

여태 살아오면서 사회덕만 옹골지게 챙겨먹은 놈이 죽으면 썩어문드러질 몸뚱이니 필요로 한 곳에 적선하자고 크게 인심(?) 쓴 게 나의 유일한 못난이 자랑거리라요.

바라나시라 했죠.

돈있는 놈은 장작이 풍부해서,가난한 놈은 불쏘시게만으로 화장해서 갠지스강에 띄우는 영혼천도는 간단하죠.

되려 가난한 놈의 덜탄 몸은 갠지스강의 물고기에게 먹이라도 돼 육신보시라도 한 셈이지만, 부자놈은 잿가루만 남아 뿌리니 강물만 더럽히는 행위람 나의 주둥이가 엠뱅할 주둥인가?

샘!

자정이 되가네요.

제발 빗님은 좀 낼 저를 외면 했음 좋을여만---.

샘,갔다놔서 만납시다.

그나저나 무신 얘긴 되기나 해쓴지?

앞으론 두서 없어도 씹어 잡수기 하자고 우리 약속함 안 될까?

잘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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