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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그 미지?

090717-3

흐흐, 나만 그런게 아니였구나. 저도 답장을 이렇게 써야지 해놓고 한참 떠벌리다 보면 싹 도망가고 쓸데없는 말만 지껄이고 있더라구요.

류시화의 하늘호수로 나는 여행! 저도 읽었어요.그 양반 참 재밌죠? 순수하고.. 그래서 전 대개 좋아해요.

그 사람 시를 읽으면 특히 노래처럼 읽으면 참 재밌어요. 자칫 재미없단 사람도 있구요.

그 사람이 거기서 쿠리를 찍어 그곳에 가잖아요. 캘거타에서 쿠리까지 아마 이틀이나 걸려 갔을 것 같네요.

저 그래서 자이살메르에서 사막투어를 하지 않고, 류시화 흉내낸다고 쿠리로 들어갔잖아요.

쿠리 박달아저씨네댁에서 머물렀죠. 정말 순박한 아저씨에요. 모닥불 피워놓고 한국 여승 둘 , 둘째, 박달, 나 이렇게 다섯이 얘기꽃을 피웠죠.

그리고 사막으로 떠나 여승 둘과 넷이 침낭에서 얼굴만 내밀고 하늘에 떠있는 별자리 보며 재잘거리다 잠들었어요.

먹다 남은 음식은 밤에 들짐승이 와서 살짝 먹고 가대요. 한 여승이 어찌나 별자리를 잘 아는지..

사막의 노을은 정말 아름다워요. 물론 일출도 아름답지만.

류시화가 그곳에 갔을 때는 한적했겠지만, 지금은 많이 변했어요. 글속에 느낌이 별로 되살아나지 않아요.

그래도 자이살메르보다는 번잡하지 않아 좋았어요.

앞으로 인도를 두어 번 더 가볼까 해요.

남부와 북부로... 북부는 네팔과 겸해 트래킹을 하고 싶어요.

네팔 몇 군데만 돌고 와서 아쉽거든요.

저는 왜 오지를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다들 유럽이나 미국, 이런 곳들을 좋아하는데 전 그쪽은 나중에 나중에 가려고 해요.

우선 우리나라를 배낭 짊어지고 한달 여 다녀보고 싶기도 해요. 도로사정이 여의치 않아 산을 누비며 다니는 것도 좋겠단 생각을 하구요.

감사해요. 꼴지 않고 답장을 줘서.. 역시 젊으시다니까.

다른 남자들이라면 스와핑 얘기 늘어놓은 것 만으로도 삐졌을 거에요.

이젠 속이 시원해요. 제 모든 것 보여줘버려서요. 더 이상 감출 것이 없잖아요.

건방진 것, 철없는 것 죄다 보였으니 이젠 편하네요.

근데 참 이상하죠? 우리가 단 한 번 조계산에서 스친 것 밖에 없는데 엄청 친해진 것 같지 않아요?

바로 이것이 편지라는 거죠. 편지가 그렇게 만든다고 했잖아요.

글이란 말보다 더 진하거든요. 얼굴 맞대고 내뱉는 언어는 한계가 있어요.

글은 자신의 내면을 다 보여주거든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책을 다 읽고 공지영의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를 읽으려다 쇼핑을 갔다 왔어요.

신경숙의 글을 읽고나면 맥이 빠져버려요. 에너지가 솟는게 아니라 소진돼버리죠.

읽는 저도 그런데 작가는 어떨까 참 궁금해요.

오래전 최명희의 혼불을 읽으면서 이 작가는 아마 이 책을 쓰고나서 죽을 것 같다, 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알고보니까 그 책 쓰고 병을 얻어 죽었더라구요.

단행본으로 나와도 되는 내용을 10권을 만들었으니 병이 안날 수가 없었을 것 같아요.

그것도 꽤 괜찮은 책으로 거듭나게 했으니..

전 '혼불'속에 담겨있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발견했어요. 우리 말이 그토록 아름답다는 걸 그 책을 읽으면서 느꼈거든요.

남원(?)쪽을 넘어오다 보면 혼불 문학관이 있지요?

혹 다녀가셨나요? 지금은 편지가 쓰기 싫어요. 그래서 억지로 쓰고 있어요.

님이 꼴지 않았다는 걸 확인한 순간 맥이 빠져버렸어요.

꼴았으면 어떨까 심히 걱정을 했나봐요.

그냥 들어갈래요. 오늘은 무엇을 하실른지..

저는 공지영의 책이나 읽을래요.

미인과 더불어 사는 삶, 좋아요? 저는 얼짱은 며칠이던데...

몇 시간 얘기해보면 얼짱이 아니라 심짱이 더 낫더라구요.

얼짱에 바지춤을 내렸다는 표현 첨 들어봤어요. 그나저나 재밌는 분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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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이게(여기) 이슬비죠. 이틀째 맞는 방학 아침을 어떻게 맞고 있는지?

금방 샘께서 보낸 장문의 멜을 보고 풋푸 웃다, 뭉클하다, 팔색조 샘을 어찌 따가가나 조바심에다, 부럽고 시샘도 나고, 그런것들 보단 무슨 얘길 어디서 시작하여야 할지 감도 잡히질 않고-.

우선 내 얘기부터 씨오리죠.

어젠 완도엘 갔다왔습죠.

장인`모님 묘소 앞의 상(대리석 돌판)이 삐딱하게 잘못 자리했다해서 바로잡는다고, 그것도 윤달(음)에 해야 한다고 해서, 7/21일이면 윤달이 지나가고 그 안엔 시간이 없다고해서 우중에 빗속의 행군을 했더이다.

냐야 풀이나 뽑고 어정거리는 게 다였지만, 마나님 보필하러 신경 곤두세우며 7시간여를 얌전히 운전해야(거칠다고 하 잔소릴 해디끼니깐) 하며 빗속을 질주해야 했으니 녹초가 됐지요.

참 집사람은 완도생이죠.

나하고 살긴 아깝다고 가다가 한 번씩 한 숨을 뿜기도 하지만, 그 당시엔 섬처녀가 육지로 시집가는 건 봉 잡은게라요.

좀 미인이어서 내가프로포즐 했댔는데, 생각보다 진솔하고 내게 고분고분하기도 했댔는데, 몇 십년 동거란 세월이 강산을 변하게 하듯 요즘은 역전이 되어 내가 꼬리 내리고 눈치 살피는 위인꼴(?)이 됐슴다.

어떻든 집사람은 자기말따나 나하고 평생 살긴 아까운 몸뚱(?)인것만은 분명하외다.

샘이 지적했듯 남잔, 아니 난 미인에겐 약하죠. 집사람이 내 주둥이에 옷고롬 풀었듯 나도 얼짱에 바지춤 내렸지요.

스와핑 얘긴데화왕산에서 단 몇 분만에 해치우기도 했는데 맘 편하게 생각하시라요.

샘 말따나 '스와핑'이란 단어가 사람들 어딜 꼬시는지 그 산행기는 다른 사이트에선 조회수가 8000번을 훨씬 넘기도 했지요.

샘!

인도엘 한 달여 팠다구요.

이딸리안이 아니어도 누구던지 샘보다 행복녀라고 할만 하죠.

나도 머리 속에서만 가고 있습죠.

언젠가 류시화의 "하늘호수가로 떠난 여행"이란 인도여행길 읽곤 인도여행을 꿈꾸다 데자뷰현상에 빠지곤 했지요.

그런 내게 변샘은 어찌 뵈겠어요?

기억이 아스름한데, 류씨는 인도 어디사막에서 갈 행선지를 정하기 위해손바닦에 침을 뱉고는 손가락으로 탁 쳐서 침이 튀기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땐 그 한량, 무모함, 여유롬을 접하고 전 뿅 갔었지요.

아까 변샘의 글 읽으며여긴 답을 이렇게 써야 되겠다고 중얼거렸는데 쓰다보니 다 까먹었네요.

그나저나 아침부터 변샘을 붙잡고 늘어져있으니 요건 오로지 변샘탓이라고 책임전가를 하고픈디, 백수지만 변샘탓에 할일 못한불쌍한 놈에게급여 죔 때어 적선 할런지?

샘 좋다는 게(다른 건 눈 감고) 방학이지요.

한 달 다 자빠져 노는건 아니지만 셀러리맨에게 말만이라도 한 달남짓 휴가 준다면, 그것도 년 두 번씩이나 준다면 발바닥에서 진물나도록 뛰는 자가 속출할 게요.

팔색조인 샘껜 샘이란 직업은 천직이단 생각이 드오.

방학이 있어 이맛저맛보면서 아니, 오늘글인가 어제건가에서 파리지엔의 그림얘기가 궁금곱절이였는데 무슨 얘기였드라?

샘.

손님이 왔네요.

다시 보죠. 즐건 방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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