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는 그 정수장 숙소라오.
난 산 속 오두막 숙소로 아주 정겨운 풍경을 생각했건만, 이건 완전 도시집이외다.
조반 먹고 집을 나섰지라. 배낭에 옥수수 몇 개, 물 한 병, 복숭아 몇 개 싸 짊어지고 삥삥 돌기로 했수다.
누구는 영광 불빛길을 만든다 야단법석인디. 저라고 가만 있을 수 없어, 있는 길이나 찾아보자 싶어 열심히 찾았지라.
누군가 외나로도에 가자면 그래, 그거 좋지, 하며 앞장서줄 정도는 되자 싶었지라.
그렇게 해서 염포 해수욕장까지 갔구만이라, 거기서 봉래산 가는 길이 있다고 해서 엊그제 술 같이 먹었던 사람에게 전화를 했더니 혼자 걷는다며 사람(?)정수장 총각을 보냈지라. 길거리에서 만나 여기, 정수장 숙소보여준다해서 왔지라. 바로 그 위가 봉래산이재라.
사냥개 데리고 봉래산 중턱까지 올라갔다 방금 내려왔지라. 혹시 하는 맘에 들어왔지라.
우리 지금 면소재지쪽으로 떠날 참이요. 그래 들어갈라오.
난 가짜 샘이요. 이렇게 돌아다니기나 좋아하니 가짜 아니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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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잎 서리- 봉래산 등정- 우주센터 훑기- 운동에 몸뚱이 땀빼기- 해수욕장- 그리고 또 뭘 할참이더라?
기억이 안나네. 오늘 샘의 스케줄이```.
이보오! 샘.
다 소화했수? 소화불량은 안났소?
하긴 조계산에서의 샘을 생각함 능히 해치우고도 거뜬할 여걸(?)이란 생각이 미치네여.
전통예술``'낙죽'은 뭘꼬?
또 참선생 아니고 여태 그냥 샘이였소?
샘이 삼천포롤 빠짐이 매력이 땡기듯,
워커홀릭에서 삐져나온 그냥 샘이 난 매력일 것 같으오.
그냥 샘도 아닌 것 같은 - 쇠주 두 병을 비우고,
새벽 두시까지 싸돌아다니는,
나이 지긋한 여샘이 참샘이 아니길 다행이라고,
그래서 나 같은 나일론 샘도 한 반열에 끼어 깝죽대는 잡 샘이면 좋겠다고,
그래야 나도 좀 편할 것 같다는 생각에,
참샘 되는 걸,
그 길을 선택한 변샘이 후회스럽다고 장탄식하는 그 점이 이쁩니다.
샘!
대단하외다.
욕심하며 주량하며```
그 놈의 호박잎 된장국이 그리 맛깔인가요?
기회 담 한 번 샘의 호박잎국 퍼먹고 싶네요.
근디 난 쇠주 아니, 술은 찌끔도 못하니 샘하고 마주한담 어쩐디야.
외나로도 가면 방은 해결 됐네여.
정수장치기 늙총각님께서 샘없이도 방 줄런가?
얼른 얘긴 즉 늙총이 샘 꼬드길 셈으로 후한 인심 쓰겠다는 걸 날 인질(?)삼으려는 건 아닐테죠.
그나저나 팔색조도 양안차는 욕심쟁이(?) 샘을 내가 어찌 상댈 할까 싶어 주눅들려항께 알아서 하드라고-.
안다는 건, 인연이란 참 묘한 거요.
조계산 죽길에서 선문답(?) 몇 마디 건낸 게 며칠이나 됐다고 소설을 쓰고,
그것도 매일 쓰고있으니 이것도 일종의 연애질의 한 카테고린가?
'내가 좋음 네도 좋다'고 하는 말을 난 항상 염하며 대인관을 유지하려 애쓰지라오.
설혹 네가 나빠도 그 나쁜 걸 세번까진 받으며 지적하자,
지적했는데도 계속 나쁘다면 등 돌자, 라고 씹고 있는디
내, 나 나쁜걸 모르고 제 잘난 멋만 보고있을 때가 많아 낭패라요.
샘이 그걸 알고 내 나쁨을 꼬집어 주시라요.
샘은 아무나 하는 샘이간디?
샘.
엊 그제의월악산행길 '한국의 산하'에 올렸수다.
심심하고 짬 남 들쑤셔 보시라요.
어설프게 삼천포로 빠진사설을 엿가락 늘리듯 빼 노았응게-.
잘 자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