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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그 미지?

090728-2

들어가면서 조금 아쉬어 이 편지를 다시 읽었수다.

그린답시고 방정을 떨 저를 생각했수? 어찌 그리도 점쟁이요?

틀림없이 그랬을거구만요.

남자들은 젊은 연인이면 좋겠수. 근데 저는 아니외다. 넘 젊으면 재미가 없을 것 같은디.

괴테는 19살처녀와 사랑에 빠졌으니. 할아버지 괴테가 말이요.

근데 이해가 가데요. 통하면 된다. 통한다는데 무슨 소릴?

동갑도 먹통이 있잖아요.

난 가장 부러운 사람이 있습디다. 조안리. 서강대 설립자. 신부복 벗고 결혼했지요.

설립자와 학생의 결혼. 신부님(조안리의 남편) 이 다리가 아파 일찍 가버린 게 가슴이 아프데요.

좀 오래 살았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싶었거든요. 나도 다시 세상에 태어나면 그런 남자랑 살고 싶어예.

순수한 남자랑.. 살고 싶거든요. 다 순수한. 모든 것이 순수함으로 똘똘 뭉친 그런 남자랑.

그렇다면 바닷가 오두막 지어놓고도 살 수 있는디.

근데 대단하외다. 제가 첫 편지에 전화번호를 알려줬는데 한 번도 안하는 것 보면 대단한 사람 같아요.

그래요. 이것도 좋은 방법이데요.
가끔씩 재미가 있을 때 전해주고 싶은데 번호를 모르더군요. 순간 핸드폰을 들었는데 말입니다.

알려주고 싶으면 알려주시고, 아니면 말고. 알아서.

굳이 알려고는 안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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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연인?

그렇담 정말 머릴 짜르지 말아야지요.

젊은이의 연인이 된다는 건 야릇한 쾌감을 느끼게 됩디다.

잘난 채 해봐야 속물인 난 (샘도?) 누가걺게 봐 주면 기분 좋은 거 어쩔 수가 없습디다.

그건 내가 늙었다는,

세상의 주류에서 비켜서야 한다는 비애를 애써 외면하고픈 슬픈 욕심일 테죠.

파키스탄 아줌씨들의 박수가 머쓱 합디가?

샘이 아들의 연인이 됐듯 저도 딸애의 연인이 된 적이 있네요.

03년이였죠.

두 딸애가 미국에서 일년남짓 공부한답시고 머물 때였죠.

뉴욕서 사우센드`아일랜드와 나이아가라를 가는 버스 속에서 기사 뒷 자석에 탄 딸애들에게(난 맨 뒷자석에 늘어졌슴) 기사 놈이 한다는 소리가 "당신 애인은행복한놈이다"라고 했대요.

얼른 이해가 안되 딸애 왈, "무슨 소리냐?"고 되묻자,

기사 왈,"나이 든 장년이 아가씨들 대리고 여행다니니 팔자 좋은 놈 아니냐."라고 주둥일 까드라는 거요.

그래 울 딸들은 구태여 해명할 필요가 없었대요.

왜냠, 약 오르면 너도 울 아빠같이 해봐라, 이 멍충아~! 라고 , 속말로 뱉으며 웃기만 했답니다.

휴게소에서 내려 커필 사 들고 오던 둘째가 갑자기 내 팔을 끼며 아양을 떠는 거에요.

버스 승강구 앞에 서 있던 운전기살 보았던 거지요.

운전기사는 나를 뚫어져라 봅디다.

배알이 꼴렸겠죠.

버스에 올라 그 얘기를 들은 난 기분이 과히 나쁘진 않대요.

할 수 있씀 딸애 또래의 연인을 사귐 무어가 좋을까 머릴 좀 짜봤죠.

난 샘처럼 박수는 못 받았지요.

대신 기사놈이 질시와 쌍소리를 박수 대신 씹게 했는지 모르겠군요.

고사리 채췬 아주 단단히 완전무장을 하고 떠나죠.

바다에 조개 캐러가듯 말입니다.

샘 말따나 등산도 고사리도 아님 안되죠.

저는 집사람이 따라나선다는 것조차도 마뜩잖게 여기죠.

오롯할 수가 없어서죠.

참 이 소릴 하고팠는데 오늘 또 까먹을번 했네.

언제 기회가 됨, 그 자리가 바닷가람, 그 때 샘이 화구를 챙겼담,

저를 그려달라고 말하려던 거요.

잉크 번진 캔버스에나를 무슨 색으로 문지르련지?

허긴 미술에,

더구나 현대미술에 맹아인 내가 푸른 바탕에 까맣 막대기 하나 꽂아 놓고 나라고 한들 알 수가 있남?!

그 그림보다 그린다고 방정(? 산행시 쌩쌩해서)을 떨 샘이,

샘의 모습이 보고싶어 그렇고 싶네여.

상상이 즐겁소이다.

해변, 창해, 파도가 개거품 몰아쉬는 백사장에 나-

그 나를 요리저리 요리할 샘의 모션이-.

제게 상상의 나래와 흐뭇함을 선사한 샘께 감사 합니다.

그만 들어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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