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다녀왔습니다. 가서 노무현대통령 만나고 왔습니다. 노짱께서 다녔을 것 같은 그 길을 저도 밟고 왔습니다.
부엉이바위도, 사자바위도 정토원도,,, 부엉이 바위는 바로 노짱이 살고 있는 집 뒤였습니다. 그렇게 가까운 곳에서 가장 먼 길을 가고 말았더군요.
평지에 자연석을 지붕삼아 누워있더군요. 가장 낮은 자세로...
어떤 남자는 아직도 슬픔에 눈물을 흘리더군요. 아주 젊은 총각이..
그 님을 보면서 저 남자는 아직도 가슴이 미어지게 아픈가보다, 이렇게 생각했지요.
샘!! 편지 읽어줘서 고맙습니다.
엉겹결에 샘께 이별의 편지를 써버렸지만, 마음은 이별을 하지 않았지요.
제가 아직도 괘씸하지요. 친구하자 해놓고, 배반을 했으니 어여쁠리가 있나요?
저 지금이 아주 편합니다. 왜냐구요? 샘과 헤어질 일이 없기 때문이지요.
매일같이 답장을 써야한다는 부담감도 없구요. 샘도 지금쯤 편지를 쓰겠거니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안해도 되구요.
매일같이 시간 쪼개서 메일 들여다보는 일도 없구요. 어쩌다 들어왔는데, 샘의 편지가 기다리고 있다면 더 반갑겠지요?
앞으로 우리 그런 관계도 허옹할 수 없나요? 그렇게 제가 지은죄가 크다면 달게 받을게요.
샘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면요... " 너, 아주 나빠, 내 마음에 생채기를 냈어." 이렇게 하십시요. 그럼 후련해질 겁니다.
이렇게 좋은 친구로 남을게요. 이성의 친구가 아닌 그냥 친구로요.
애초부터 이런 관계를 맺자고 여유를 가졌으면 오죽 좋았겠습니까?
제가 감정조절능력이 이렇게 약합니다. 철부지 동생을 뒀다고 생각하십시요.
책을 주문하러 들어왔다가 편지를 씁니다.
진즉 카트에 넣어두었다가 이제사 주문을 했네요.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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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남은 방학 잘 보내고 계셔요?
답이 늦었네요.
목요일(13) 애들이 휴가를 내어 문막에 있는 한솔오크벨리에서 그 애들 노는데 파수군 노릇하다가 15일밤 늦게 귀가하였지요. 일욜엔 약속했던 덕유산으로 피서를 간답시고 따라나섰다가 노망기가 솟아 외도를 하였고, 007작전 끝에 구츨되어 오늘은 산행기를 끌적대다 이제야 샘을 대하게 됩니다.
울가 언제 만나기나 했가니 헤어집니까?란 말에서 미소를 띄우는 접니다.
울가 언제 애인노릇 한적이나 있었기에 별리를 선언합니까?
울가 엊그제까지도 '지란지교'의 스스럼 없는 친구 - 짜장면을 개걸스레 먹어치우는 사이, 부부지간에도 실토할 수 없는 그 누구에겐가만 까발리고 싶은 그 누구란 친구 - 가 됐슴 좋겠다고 소설께나 깔게디껴놓고선, 외나로도 아닌 삼천포롤 빠졌으니 샘도 나 못지않은 얼리버리 같네요.
애초부터이성간의 친군 어렵다고 여긴, 그렇다고 지례 겁먹고 나자빠지긴 낫살이 허무하다고 생각한 전 제 편리할대로 시간에 맡겨보자는 소셈이였지요.
또 몇 번이나 씨부렁거렸지만 제가 편하게 되뇌곤 하는 변명과 회피,
"먼데서 지가 어쩔건데-?" 라고 너스렐 떨며 얼굴 붉히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샘과의 대좌였지요.
그런 전제는 샘이 나보단 훨씬 똑부러지고 현명하며 직업가지 '샘'이기에 은근히 기대를 해 본게지요.
나아가선 그런 기대가 나를 흡족하게 하였고, 그래 행운으로 여겼지요.
조계산이 가져다 준 산삼(쓰고 영양가 높은 사람)이라고 내 달떴지요.
샘!
이러고 싶네요.
있어도 없는 것 처럼, 없는 것 같으면서도 항상 부를 수 있는, 친구도 아니고 연인은 더욱 아닌 좀속내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뭘 부탁할 것도 들어줄 것도 없는, 누가물으면 심심풀이 땅콩보단 감칠맛 있어 누구에 주긴 아까운 사람이라고 소개할 사이면 좋겠단 생각을해봅니다.
사실 제 능력이란 게 그것까지도 버거울 것 같거든요.
그러면서 시간을 붙잡아 볼까요.
엊그제 읽었던 1848년 7월의 파리 민중혁명에 대한 단상이 떠오릅니다.
봉기한 민중들이 총을 들고 맨 먼저 겨누어 작살을 낸 것은 거리의 시계탑였다네요.
지긋지긋한 부조리의 왕정을 스톱시키고 혁명의 불꽃이 핀 순간을 영원히 붙잡아 놓기 위해서라나요.
친구 같으면서도 친구도 아닌 것이, 때론 그리우면서도 연인 아닌 것이 우리이고 싶단 이 순간을 붙들어 두고 싶군요.
좀 전, 아까의 시계에 눈총을 쏴 이 순간을 붙들고 다시 소설을 써 보는 겝니다.
누가 연애질(?) 한다고 씨부렁거려도 못들은 채 하는 게지요.
핲으로도 행복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