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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그 미지?

영하11°C겨울밤 도룡뇽의 배란(排卵)

영하11°C겨울밤 도룡뇽의 배란(排卵)

도룡뇽의 알

대한(大寒)이 이름값을 하고 꽁무니를 빼려는지 영하10도(체감온도는 -20여도)를 넘나드는 혹한이 주말부터 계속된다. 중무장을 하고 안산초록숲길 트레킹에 나섰다. 쌓인 눈은 없어도 눈 녹은 땅은 얼음구들장이 됐고 한파는 살을 엔다. 봉원사(奉元寺)약수터는 얼음조각전시를 하고 있다. 100여 미터 상류에 있는 산책길가 웅덩이는 내가 무시로 찾아들어 시감각(時感覺)을 일깨우곤 한다. 오늘도 금붕어가 무사히 겨울을 나고 있는지 궁금했다.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이 웅덩이는 찔끔찔끔 솟는 지하수 땜이다. 금붕어들은 겨울엔 지하수구멍 앞에 모여 월동을 한다
도룡뇽과 개구리는 진흙이나 물가 돌멩에 밑에서 월동을 하다 산란기엔 밤에 물속에 배란을 하고 다시 숨는다

십여 마리의 금붕어는 겨울철엔 웅덩이 가장자리 지하수 솟는 곳에 모여 있다. 월동의 요람일 것이다. 근데 새끼티를 벗은 꼬마금붕어 두 마리가 안 보인다. 며칠사이에 동사했을까? 궁금해서 웅덩이 중앙으로 발길을 옮기는데 도룡뇽 알고리가 보인다. 언제 배란(排卵)을 했을까? 그 옆에 개구리도 질펀하게 산란을 해놓았다. 체감온도 -20도의 한파 속에서 살얼음 덮인 웅덩이에 산란을 하느라 얼마나 부대꼈을까? 종족보전을 위한 산고는 어떤 장애에도 멈출 수가 없을 테다. 생명의 경외다!

▲진흙 웅덩이는 수심이 얕고 퇴적된 낙엽으로 흐릿하지만 1급수다. 도룡뇽은 1급수 아니면 자생하지 않는다▼
주변 환경과 웅덩이 속을 단색의 겨울풍경으로 압축시켰다. 박스 그림은 도룡뇽

도룡뇽의 산란은 얼음물속에서의 봄의 발아(發芽)요 부화(孵化)는 봄날의 여명일 것이다. 생명의 윤회는 한 치의 오차도 없다. 부화가 며칠이나 남았을까? 웅덩이의 수초도 연두 잎을 수면위로 내밀었다. 도룡뇽의 배란 알주머니 한 고리에 대게 100개의 알이 있단다. 부화한 갓 새끼는 아가미로 호흡을 하다가 크면서 아가미가 사라지고 물 밖에서 호흡을 한다. 놈들은 1급 청정수에만 서식하는 통에 주위환경이 청정지역이라는 걸 증명한다.

살얼음 낀 웅덩이에 수초가 수면위로 깍꿍 인사한다. 봄의 전령인가!
개구리 알, 놈들의 짝짓기는 전쟁터 같이 요란떨면서 난리 치는데 언제 짝을 짓고 산란을 했는지 신비하다

내 어릴 적 도룡뇽 알과 개구리 알은 약용으로 쓰이기도 했었다. 도룡뇽은 야행성으로 웅덩이의 돌멩이 밑이나 뻘 속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밤에 활동하는 통에 놈을 발견하기란 하늘에서 별 따기다. 야행성에 몸 색깔도 주변흙색을 띄운 건 천적을 피하기 위함이란다. 도룡뇽은 도마뱀처럼 생겼으나 파충류가 아닌 양서류라 피부는 특유의 미끈미끈함과 끈적거리는 질감이 있고, 앞발가락이 4개인 게 독특하다.

얼음조각품 전시장이 된 봉원사 약수터
얼음버섯꽃은 도룡뇽웅덩이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빚은 작품이다

거미, 지렁이, 올챙이, 곤충 등을 잡아먹는데 사냥 시 개구리처럼 혀를 내밀어 잡아먹는다. 허나 개구리나 두꺼비보다는 혀가 좀 짧은 편이다. 서울 사대문의 돈의문을 나서다 자빠지면 코 닿는 곳에 안산(鞍山)초록숲길에 이르고, 도룡뇽 서식지를 관찰할 수 있다는 사실은 서울의 자랑이다. 지자체는 도심 속의 안산청정지역을 공원개발이란 핑계로 자연훼손 해서는 안 된다. 혹한속의 트레킹이 도룡뇽과의 조우로 풋풋한 낭만의 시간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행복한 시간들~!         2024. 01. 24

도룡뇽의 알고리 하나에 대게 100여개의 알이 들어 있다
봉원사 연못, 여기 금붕어는 얼음장 밑에 꼭꼭 숨었나?
▲봉원사의 600살 귀목이 청명한 겨울하늘에 묵화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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