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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1,200억 원짜리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1,200억 원짜리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우수한 한국 문화와 자연환경을 세계 속에 알리겠다며 유치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될 판이다. 8월의 폭염과 조직위원회의 미숙한 준비와 운영으로 영국과 미국대원들이 철수했다. 이어 4만3천여 명의 세계청소년들의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단축일정과 장소이전이란 초유의 사태로 세계스카우트잼버리 100년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 야영장 모습. 2023.8.2 부안 오장환 기자(서울신문)

8일 고양시는 새만금 야영장을 떠난 세계잼버리 참가자들 중에 페루·시리아대원들을 맞이하라고 조직위원회로부터 통보 받았다. 고양시 공무원10여명은 NH인재개발원을 임시숙소로 사용하려고 바쁜 하루를 보내고 시리아 대원 80명을 기다렸다. 근데 조직위는 밤10시경에 “시리아대원 80명은 애초 한국에 입국하지 않았다”고 해명도 없는 황당한 궤변으로 일축했다. 시리아대원 80명의 입국사실조차 모른 채 행사를 진행한 조직위원회였다. 하계`동계올림픽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뤘던 선진국반열의 우리나라가 어찌하여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로 국제적인 망신을 하게 됐는가?

일본 학생들이 뜨거운 더위를 피해 물을 뿌리고 있다. 2023.8.2 부안 오장환 기자 (서울신문)

 1,170여억 원의 혈세를 부은 국제적행사를 마무리 한 윤석열정부는 석고대죄하고 석명해야 된다. 보수의 맨토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위기관리 능력이 있으려면 평상시에 뛰어난 국정수행 능력이 있어야 된다.”면서 “평소 실력이 안 되는데 어떻게 위기대응을 하나”라고 10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말했다. 유능하고 경험도 많은 공직자들한테 동기부여를 못한 책임이 윤석열 대통령한테 있음을 우회 비판했다. 스카우트잼버리는 국가적인 행사다. 지자체행사가 아니다. 모든 책임은 윤석열 대통령 몫이다. 윤석열정부 1년6개월 동안 국민들이 살맛나게 한일이 무엇 하나 있었던가?

8월1일 잼버리 벨기에 대표단이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물 웅덩이 위에 플라스틱 팔레트를 깔고 텐트를 치는 사진을 게시했다.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벨기에 대표단 인스타그램 jamboree2023.be 캡처

3일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개영식에서 대통령 부부가 종이비행기 날리기 퍼포먼스를 하는 도중에 150여 명의 참가자들이 병원에 이송되었다. 앞서 대통령의 개영식 참석을 위해 8시간동안 교통통제로 대원들이 폭염 속에서 옴짝달싹 못해 무더기 탈진하며 온열병증세를 호소했단다. 대통령경호 탓에 스카우트대원들이 실신한건 이태원참사 때의 복사판이기도 하다. 그때도 대통령경호인원을 이태원현장에 파견했다면 참사는 예방됐을 테다.

8월1일 잼버리 벨기에 대표단이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물 웅덩이 위에 플라스틱 팔레트를 깔기 위해 옮기고 있는 사진을 게시했다.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벨기에 대표단 인스타그램 jamboree2023.be 캡처

사고 뒤치다꺼리로 희생되는 일선공무원들이 복지부동하는 건 뻔할 뻔이고 그런 행정의 최고 책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지금까지 고위층 누구 하나 책임지는 자 있었던가? 문득 광해군의 실정(失政)에 대책(對策)문을 써 올려 급제했던 임숙영(任叔英)선비 생각이 났다. 1611년(광해3년) 임숙영은 별시문과에 응시하여 왕비 유씨와 외척 유희분(柳希奮)일파의 횡포, 간신 이이첨(李爾瞻)의 국정전횡을 공박하면서 '모든 잘못은 임금한테 있다'고 시제(試題)와는 좀 엉뚱한 답안지를 써 냈었다. 

8월2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장에서 에콰도르 참가자들이 국기를 펼쳐보이고 있다. 2023.8.2 부안 오장환 기자(서울신문)

시관 심희수(沈喜壽)가 문제의 답안지를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병과로 급제시켰는데 광해가 뒤늦게 알아보고 대노하여 삭과(削科)하라 명했다. 임숙영의 대책문이 옳고 문장이 뛰어난지라 삼사(三司)의 간쟁과 이항복(李恒福) 등의 주장으로 다시 급제되었다. 광해는 “지금부터 임숙영처럼 과거 규식대로 글을 짓지 않는 사람들은 절대로 뽑지 말라.”고 명하는 포용과 지혜의 정치를 편 현군이기도 했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소신파 막료가 당과 정부에 있는가?

8월2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장 내 반기문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 마을에서 취재진들이 진흙탕 바닥에 설치된 팔레트 위에 올라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3.8.2 부안 오장환 기자(서울신문)

지난 3일자 에스엔에스엔 “나라 망신 축제다.”  “한국 이미지 고투헬(지옥에나 가라)로 만들기 프로젝트다”라고 꼬집은 네티즌들의 글에 이어 엑스(X·옛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는 ‘나라 망신’이 열쇳말로 올라오기도 했다. 어쩌다 이런 후진국 나라꼴이 됐나? 혈세 1,200억을 쏟아 붓고 개망신 축제라니!  12일 잼버리가 끝나면 철저한 원인규명을 하여야 한다. 임숙영이 그립다. 아니 임숙영을 외면하는 듯한 윤석열 대통령이 안타깝다. 어진 임금에 현명한 신하가 따른다.          2023. 08. 10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본부
터털로그(TOTALOG)캡처
터털로그(TOTALOG)캡처
터털로그(TOTALOG)캡처
잼버리조직위에 따르면 6,650명의 국제운영요원(IST) 상당수가 대회장을 이탈했다고 했다. 홍콩출신의 한 IST는 '잼버리대회에 여러 번 참가해봤지만 점심을 스낵으로 때우는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이전에 열린 미국과 일본 대회에선 몸이 힘들긴 했지만 적어도 위생적으로 문제는 없었다.' 고 불만을 토로했다(터털로그(TOTALOG)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