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초록숲길 장마속의 꽃
참나리는 꽃이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잎겨드랑이에 있는 갈색의 주아(珠芽)가 떨어져 번식한다. 꽃색갈과 무늬가 호랑이무늬와 같아 영어로 'Tiger lily' 라고 한다. 땅을 향해 핀 꽃을 땅나리,솔나리라 하고 하늘을 향해 핀 꽃을 하늘나리라 한다. 해소,천식,혈담약재로 쓰인다. 꽃말은 진실. 깨끗한 마음이다
옛날 미륵산골 동네에 예쁘고 참한 처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그 고을 원님의 아들이 이 소문을 듣고는 혹심을 품어 찾아가 본즉 미모에 홀딱 반해 수작을 걸었으나 냉대를 받습니다. 원님아들은 욕심 많고 싸가지 없기로 고을에서 입방아에 오른 인물이었습죠. 어느 날 원님아들이 처녀를 찾아가 강제추행을 시도합니다. 기겁한 처녀가 순결을 지키려 혀를 깨물고 자결하지요.
원통한 처녀부모는 뒷산에 눈물의 무덤을 만들었습니다. 일 년 후 비 오는 날 무덤에 꽃 한 송이가 피었습니다. 원님아들은 그 소문을 듣고 무덤의 꽃을 옮겨와 집안 뜰에 심고 가꾸면서 회개합니다. 그 꽃이 고개 숙인 나리꽃입니다. 참나리 주황꽃잎의 반점들은 매혹적입니다. 참나리꽃은 비 내리면 더더욱 함초롬히 싱그럽습니다. 부모님의 눈물 앞이라 설까요?
안산 초록숲길 암반약수가에 마귀광대버섯이 피고 있다. 첨엔 굵은 마사덩인줄 알았는데 사흘째날엔 뻥튄 옥수수알 만해졌다. 부엽토도 없는 바위틈에 왠 버섯? 회갈색 새알표면에 흰 밥풀을 수 놓듯 붙이고 덩치를 키우다 갓끝을 펴서 오무리며 반구형을 이뤘다. 매일 오질 않아 놈의 변태모습를 놓쳐지만 아마 1주일이 돼가나 싶다. 앞으로의 변형이 어떻게 펼처질지 상상만으로도 장마시름 한 가닥을 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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