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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아

4월생

4월생

천사의 눈물

4월은 생명의 달

햇살은 골짝의 언 땅을 녹이고

메마른 땅에서도 뿌리는 새싹을 밀어 올린다.

제비꽃이 바람 등을 타고

호숫가 수선화을 일깨웠다

나비가 춤추며 뱅뱅 돌면서

4월의 향기를 나른다.

4월엔 율이 고고(呱呱)를 울리고

내가 눈을 떴으며

울`부부가 세상을 향해 발돋움했다

어디선가 울리는 결혼행진곡은

행복의 길을 펼침이라

울`식구 모두 팔짱끼고 그 길을 향한다.

아파트 앞 서대문로타리에 유리상자 고층건물이 작년에 들어서더니 거기 지하에 중화요리집 영빈루(迎賓樓)가 웅지를 틀었던 모양이다. 율이 예약을 해놓고 자축파티 - 만찬을 하자고 선도하는 통에 울`부부는 첫발걸음을 했다. 신축건물에 신장개업한 식당은 깔끔하고 넓고 우아했다. 아니 그보다는 친절이 분분해 기분 좋았다.

율과 앨이 이것저것 주문을 했다. 주문하며 신나서 호들갑을 떤 건 고량주라 일컫는 연태구냥(烟台古酿)500ml를 1 +1 서비스한다는 점이었다. 신장개업 이벤트일 테지만 애주가들인 애들과 아내에겐 횡재하는 셈이라 쾌재소리가 절로 나왔던 것이다. 34%짜리 고량주 두병(1,000ml)은 거뜬히 해결할 수 있을 주량이라.

4월엔 율의 생일이 있고, 음력이긴 하지만 나의 생일도 있다. 게다가 울`부부의 결혼기념일이 있는 달이다. 이 핑계 저 핑계대고 애들이 외식자릴 만든 거다. 야채무침, 군만두, 딤섬을 시작으로 다섯 가지 음식이 차례로 나왔는데 어떤 음식이나 기대치 이상으로 정성과 맛깔이 살아있는 요리였다.

울`식구들은 외식할 때 항상 과다하다싶을 만큼 주문을 한다. 남는 건 테이크아웃 해주니까 음식을 버리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낭비라서 난 내키지 않는 표정을 하면서도 애써 방관자가 된다. 두 시간이상 뭉그적대며 즐기면서 자릿세는 지불해야 한다는 게 손님의 예의란다. 울`식구들의 외식은 음주 탓에 대게 시간을 많이 쓴다.

 또한 머무는 시간만큼 매상을 올려줘야 한다는 지론으로 단골집을 애용한다. 영빈루도 집에서 가까워 좋다고 이구동성 했다. 단골집이 하나 더 늘지 모르겠다. 어떤 핑계이던 간에 식구들끼리의 외식자리는 자주 갖는 게 좋다. 좀은 색다른 분위기를 즐길 때 평소에 못했던 흉금도 털어 소통하기 쉬워서다. 가족의 행복은 늘 소통하여 이해하고 가까이 다가설 때 행복이 담보된다.  자릴 마련한 애들이 고맙다.       2023. 04.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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