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가족이 함께 볼 영화 <아무르>
아무르(Amour)는 프랑스어로 ‘사랑’인데, 영화는 우아한 80대 노부부의 사랑을 다큐멘터리로 보여주듯 펼쳐집니다.
“오늘밤에 당신 참 예쁘다고 말 했던가?” 조르주가 안느에게 외출했다 돌아오면서 하는 말입니다. 은퇴한 음악교수 조르주와 안느의 사랑과 죽음 앞의 삶을 통해 나를 반추해 보는 멋진 영화 '아무르'는 명절에 온 가족이 함께 봤으면 싶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발작한 안느의 마비증세는 수술을 했으나 하반신마비로 상황은 악화됩니다. 혼자서는 움직일 수조차도 없는 아내 안느를 조르주는 헌신적인 돌봄이가 되는데, 자존감 강한 안느가 “하나만 약속해줘. 다시는 나를 병원에 보내지 마”라고 조르주에게 부탁합니다.
자신의 몸도 가눌 수가 없고, 생리적인 배설도 의지대로 하지 못하는 안느에게 생존은 고문일 것 같습니다. 그런 아내의 모든 걸 수발해야하는 조르주의 간병생활도 힘들어 어떤 땐 자포자기할까 싶어 안타깝지요. 인간의 존엄성과 생의 보람을 위해 평생을 일궈온 삶의 종착이 고통과 허무라면 과연 억척같이 살아가야할 이유가 뭐였을까?
주위에서 칭송 받았던 아름다운 사랑과 진정한 삶의 결말이 죽음 앞에서 무슨 위안이 되고, 고통을 인고하는 보루가 됨인가? 를 회의하게 합니다. 과연 그런 고귀하고 아름다웠던 사랑과 삶이 영원할 수는 없을까? 내 가까운 이웃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더는 노년에 든 내가 어느 날 불쑥 맞아야 할 삶을 영화 <아무르>는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외동딸 에바(이자벨 위페르)의 방문과 참견도 남과 하등 다를 바 없고, 애제자 알렉상드르의 위문과 애틋한 시선도 썩 내키지 않아 분위기 일신을 위해 자신이 가르쳐줬던 베토벤의 바가텔 연주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언젠가 네가 환자한테 한 거랑 똑같은 대접을 받아도 젼혀 자기를 보호할 수 없는 날이 올거다. 그대로 당해봐라" 아내를 어린애 취급하며 함부로 대하는 간병인에게 조르주가 충고하자 삐진 간병인은 악담을 뱉으며 사라집니다.
자존심을 잃지 않을 노후생활과 가장 행복하게 생을 마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영화의 충격적인 피날레가 해답일 듯 싶기도 한데~. 조르주는 집안에 들어 온 비둘기를 생포하여 보자기에 싸서 동행합니다. 이내 비둘긴 창밖으로 사라지고~!? 텅 빈집 거실 의자의 에바의 모습에서 깊은 잔영이 느껴집니다. 2023. 01
# 영화 <아무르>는 넷플릭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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