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두바이(Dubai) 사막 어드벤쳐
두바이에서의 첫날밤은 피로의 누적 탓인지 늦게 기상했다. 1층 라운지에서 아침식사를 마칠 때가 9시였다. 메머드 호텔인가? 상당히 큰 식당인데 빈자리가 없어 실외 라운지식탁을 안내받았다. 열사지대라 아침인데도 밖은 후덥지근하다. 메뉴가 추리히 보다 빈약해 보였으나 내가 상시 먹는 식단은 있었다.
한낮의 온도가 42°C쯤 돼 예약한 사막사파리투어는 오후3시에 호텔정문에서 탑승하면 된단다. 아랍에미리트 부족 중 가장 인구가 많은 두바이는 영토도 두 번째로 크다. 1966년에 파트연안 유전이 동쪽 페르시아 만에서 발견 오일달러로 단박에 부자나라가 됐다. 세계 최고층 건물인 부르즈 할리파와 인공섬인 팜 아일랜드는 두바이의 랜드마크가 됐다.
인공섬인 더 월드와 워터프런트, 초고층 호텔, 세계 제1의 두바이 몰 등이 벼락부자나라 두바이를 웅변한다. 오후3시, 우린 정문에서 대기한 4륜구동SUV승합차에 올랐다. 두바이에서 66번과 44번 도로를 타고 오만 쪽으로 40분정도 달리면 오픈로드 광대한 사막지대다. 이 사막을 4륜구동 SUV나 롤러코스터로 종횡무진 달리는 로드쇼는 두바이 최고의 엑티비티 관광코스다.
우리가 사막 어드벤처투어 간 날이 홀리데이라 인파의 홍수였다. 우리의 가이드 겸 카레이서는 도통 바쁜 게 없었다. 휴게소에서 울식구들 볼 일이 끝났는데 그는 동료들과 30분이상 잡답(?)을 즐기면서 힐끗힐끗 우릴 보고있었다. 차 에어컨이나 켜놓던지? 드뎌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는데 웬걸 빠꾸한다. 사막투어엔 동료들 2~3명이상이 조를 이뤄야 하는데 깜박 잊고와서 약속을 해야 된단다? 영문을 알고보니 사막 모래구릉을 달리다 전복 되면 동료 차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거였다.
전복사고가 많아 사막투어 기사는 전문자격증이 있어야 된단다. 어쨌던 이까 휴게소에 다시 왔다. 그는 또 오리무중이다. 또 반 시간이 흘렀다. 웃으면서 나타난 그는 미안해선지 웃음기 섞인 어색한 표정을 지었을 뿐 변명은 없었다. 글곤 왈, "느즈막이 가야지 사막은 너무 뜨겁다"고 이죽댄다. 아마 그게 그들의 직업병(?)이고, 열사의 땅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자세인 듯 싶다고 우린 억지 합리화시켰다. 그게 편해서였다. 뜨거운 데서 동작이 굼뜰수 밖에~.
광활한 사막에서 눈쌀 찌뿌리게 하는 건 플라스틱병과 쓰레기 난무였다. 오일장사 국가여서 석유제품인 플라스틱병쓰레기가 많은가 싶어 카레이서한테 물었더니 1주일에 한 번씩 쓰레기줍기를 한단다. 100%수거가 될까? 천만에 일것이다. 모래바람에 지형이 수시로 변하는 사막에 파묻힌 빈병이 수두룩 할테다. 사막투어 중에 플라스틱음료수병 휴대를 안 하면 될 걸? 우린 1시간여 투어 중 음료수생각 없어 찾지도 안했었다. 언젠가는 쓰레기 땜에 사막투어가 외면당할지 모른다. 스위스나 이탈리아가 선진국 대접을 받을 만했다
붉은 모래사막의 모래입자는 어찌나 작던지 손아귀에 쥐면 죄다 빠져나간다. 하여 모래바람에 수시로 변화하는 사구의 아름다운 선은 신비경을 연출한다. 우리의 신발 운동화는 모래투성이가 되어 호텔에서 세탁해야 했다. 사막의 기온은 하룻밤이면 물세탁 운동화가 충분히 건조됐다.
불모의 사막이 오늘날엔 황금의 오일을 낳고, 모래바람의 변화무쌍은 신비경을 연출하여 관광투어로 돈벌이가 됐다. 언젠가는 이 모래로 뭔가를 만들어 또 다른 돈방석에 앉을지도 모른다. 열사의 땅 두바이의 고층빌딩과 야자수 늘어선 수로를 목도하면서 '천지개벽'이란 말이 문득 떠올랐다. 사막도 이젠 사유화가 돼 철조망울타리 친 곳이 많았다. 언제 어떤 용도로 돈 벌이가 될 줄 모른다. 특히 대로변의 사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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