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둘레길 - 소나무숲길, 순례길, 흰 구름길
오늘도 후덥지근한 날씨가 될 거란다. 울`부부가 우이선 전철을 타고 우이종점에서 내린시각은 10시쯤이었다. 우이령길에 들어서 계곡을 타다 북한산둘레길1구간인 소나무숲길로 방향을 틀었다. 주택가가 바로 아랜데 우이동골짝의 울창한 숲은 도회의 번잡을 말끔히 씻어냈다. 소나무숲길 나들목은 북한산둘레길 20구간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나는 북한산이나 도봉산행을 하면서 짬짬이 들른 곳이라 힐링 산책길로 그만이라고 아내에게 추천하곤 했었다.
골짝물길은 사라지고 앙상한 돌`바위들이 숲을 투영한 햇빛 그림자를 업고 물살처럼 흐른다. 바위틈에 뿌릴 박은 어린나무들의 타는 갈증은 시들어가는 이파리가 말한다. 백련1.2교를 건넌다. 벤치에서 쉬는 산님의 한가로움이 숲속의 행복을 낚는 듯싶다. 숲길 속엔 우리들이 미처 상상하지도 못한 기쁨들이 알차게 숨어있다. 산행은 그 기쁨을 좇는 행복의 시간이다.
소나무숲길의 아이콘인 솔밭근린공원은 주택지 한 가운데 1만여평의 분지를 아름드리 소나무로 빼곡 채운 멋진 쉼터다. 애초에 아파트용지로 개발할 참인데 주민들이 반대하여 조성된 자연솔밭이란다. 생태연못이 있고 거기에 발을 담군 개울은 그 옆에 산책길을 터서 솔밭을 지그재그로 관통한다. 그 솔밭길을 소요하는 사람들과 벤치에서 쉬는 한량객들의 모습은 여유로움이 뚝뚝 묻어난다. 숲속의 행복한 시간들이라!
4.19민주묘역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역사바로세우기'정책에서 비로써 성역화 됐단다. 이전의 군부정권시절엔 한낮 공동묘지였을 뿐이었단다. 유골도, 유품도 불분명한 것들을 봉분도 없이 혁명당시 희생자들의 이름만으로 조성한 공동묘지였다고 해설해줬다. 성역화하면서 주변의 부지도 확장하고 조형물과 쉼터를 조성하면서 희생자들의 묘도 이장하였단다. 지금도 4.19혁명희생자들의 발굴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라 묘역도 넓히고 있었다.
보광사(普光寺)는 1788년 금강산에서 정진하던 원담스님이 여기에 신원사를 창건한 큰 사찰인데 6.25때 소실되어 1980년 대대적인 중건공사에 이어 절 이름도 보광사라 했다. 또한 1990년에 서울도심에서 유일하게 비구니 수행처로 보광선원을 신축하였다.
북한산 자락 수유동의 '근현대사기념관' 뒤편에 ‘초대길’이 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초대 직위를 역임하신 초대1호 검사 이준, 초대국회부의장 신익희, 초대대법원장 김병로, 초대부통령 이시영 선생 등 애국지사들의 묘소가 있는데 ‘초대길’의 어원이기도 하다. 묘소를 잇는 산책로1.5km는 탐방객들의 발길이 뜸해 스산한 기분이 들었다. 2구간순례길 2.3km에는 애국지사들의 묘역도 옹기종기 모여 있어 탐방과 쉼터로도 좋다.
순례길엔 유림,서상일,김도연,신숙,김창숙,양일동,신익희,신하균,안현생,이명룡선생의 묘역을 탐방할 수가 있다
화계사(崋溪寺)는 북한산의 백운대와 만경봉을 아우르고 삼각산(三角山)의 동남쪽 칼바위 능선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숭산행원(崇山行願) 대종사의 원력과 법맥이 살아 숨 쉬는 화계사는 전 세계 120여개 선원과 한국 불교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 수행자들이 화계사 국제선원에서 수행정진 하고 있다. 화계사불교대학, 국제선원, 참선 및 템플스테이 체험의 공간이 있는 참선수행과 국제포교의 중심사찰이기도 하다.
화계사는 꽃이 아름답고 시냇물이 아름답고 절이 아름다워 세 가지 아름다움이 갖추어 졌다는 사찰로 흰 돌과 맑은 내가 흐르는 꽃향기 은은한 불도량이라 하였다. 육두문자를 무시로 썼던 무애생불((无涯生佛) 춘성스님이 열반하여 다비식을 오탁천에서 거행할 때 참석한 스님들이 밤새워 주흥가무한 일화는 불가의 전설처럼 회자되어 나는 화계사 오탁천을 찾아오곤 했다.
화계사는 꽃이 아름답고 시냇물이 아름답고 절이 아름다워 세 가지 아름다움이 갖추어 졌다.’하였으며,‘흰 돌 맑은 내, 꽃향기가 가득하다.’라고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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