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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 길 - 산행기

북한산둘레길 - 소나무숲길, 순례길, 흰 구름길

북한산둘레길 - 소나무숲길, 순례길, 흰 구름길

오늘도 후덥지근한 날씨가 될 거란다. 울`부부가 우이선 전철을 타고 우이종점에서 내린시각은 10시쯤이었다. 우이령길에 들어서 계곡을 타다 북한산둘레길1구간인 소나무숲길로 방향을 틀었다. 주택가가 바로 아랜데 우이동골짝의 울창한 숲은 도회의 번잡을 말끔히 씻어냈다. 소나무숲길 나들목은 북한산둘레길 20구간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나는 북한산이나 도봉산행을 하면서 짬짬이 들른 곳이라 힐링 산책길로 그만이라고 아내에게 추천하곤 했었다.

▲백련1.2교▼

골짝물길은 사라지고 앙상한 돌`바위들이 숲을 투영한 햇빛 그림자를 업고 물살처럼 흐른다. 바위틈에 뿌릴 박은 어린나무들의 타는 갈증은 시들어가는 이파리가 말한다. 백련1.2교를 건넌다. 벤치에서 쉬는 산님의 한가로움이 숲속의 행복을 낚는 듯싶다. 숲길 속엔 우리들이 미처 상상하지도 못한 기쁨들이 알차게 숨어있다. 산행은 그 기쁨을 좇는 행복의 시간이다.    

삼각산 밑 솔밭공원은 애초에 소나무를 없애고 아파트단지로 개발될 예정이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서울 강북구에서 매입, 울창한 소나무숲공원으로 조성되었다

소나무숲길의 아이콘인 솔밭근린공원은 주택지 한 가운데 1만여평의 분지를 아름드리 소나무로 빼곡 채운 멋진 쉼터다. 애초에 아파트용지로 개발할 참인데 주민들이 반대하여 조성된 자연솔밭이란다. 생태연못이 있고 거기에 발을 담군 개울은 그 옆에 산책길을 터서 솔밭을 지그재그로 관통한다. 그 솔밭길을 소요하는 사람들과 벤치에서 쉬는 한량객들의 모습은 여유로움이 뚝뚝 묻어난다.  숲속의 행복한 시간들이라! 

▲1만여 평의 솔밭공원엔 100살쯤의 소나무 1000여그루가 자생하는데 개울과 둠벙을 품고 있고, 숲길산책로와 운동기구와 쉼터광장 등이 설치돼 주민들의 힐링처로, 휴식처로 사랑받는다▼
4.19민주묘역은 제1.2.3묘역으로 구분돼 있는데 1묘역(우측)은 석곽봉분이 없다. 묘역이 성역화되기 전에 순절자들의 유해나 유품 없이 공동묘지를 만들었던 탓이란다. 지금도 순절자들의 유품이라도 발견되면 봉분을 만들고 있단다
4.19묘역상징물과 4월학생혁명기념탑(뒤)

4.19민주묘역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역사바로세우기'정책에서 비로써 성역화 됐단다. 이전의 군부정권시절엔 한낮 공동묘지였을 뿐이었단다. 유골도, 유품도 불분명한 것들을  봉분도 없이 혁명당시 희생자들의 이름만으로 조성한 공동묘지였다고 해설해줬다. 성역화하면서 주변의 부지도 확장하고 조형물과 쉼터를 조성하면서 희생자들의 묘도 이장하였단다. 지금도 4.19혁명희생자들의 발굴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라 묘역도 넓히고 있었다.

4월학생혁명기념탑
만장(輓章)과 제1.2묘역
4.19민주묘역상징물
분수
자유의 투사
호수가의 밴치에서 시원한 호수바람과 팔뚝만한 잉어떼의 유영에 눈 팔다보면 시간을 잊는다
정의의 불꽃
1788년 금강산에서 정진하던 원담스님이 이곳에 신원사를 창건한 게 시초였는데 6.25때 소실 돼 1980년 중창하여 이름도 보광사로 개명했다.

보광사(普光寺)는 1788년 금강산에서 정진하던 원담스님이 여기에 신원사를 창건한 큰 사찰인데 6.25때 소실되어 1980년 대대적인 중건공사에 이어 절 이름도 보광사라 했다. 또한 1990년에 서울도심에서 유일하게 비구니 수행처로 보광선원을 신축하였다.

드므에 비친 대웅전, 드므는 청동항아리의 방화수 내지 액때움용으로 설치했다
웅장한 설법전의 뒷처마.
삼신각
드므속에 핀 연꽃
대웅전의 뒷처마
대웅전 앞 드므속의 데칼코마니
대웅전 앞 마당의 연등과 설법전의 후면
보광선원, 서울지방의 유일한 비구니 수련장
대웅전
관음전
▲구곡계곡 골짝에 산재한 애국선혈들의 묘소는 여기 초대길이 나들목이 된다. 쉼터로 이만한 원시숲도 흔치 않으리라▼
이준열사 묘역입구의 홍살문
해아묘비(海牙墓碑)는 이준열사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순국했을 때 묘소 앞에 묘표를 세우고, 1972년 대한민국정부가 묘소를 유적지로 지정하면서 세운 기념비다. 1977년 헤이그 열사의 묘역에 흉상과 묘비를 확장건립하면서 이 묘비를 국내반입 하여 1978년6월에 여기에 이장했다
구곡골짝은 애국지사묘역 사이를 흐른다

북한산 자락 수유동의 '근현대사기념관' 뒤편에 ‘초대길’이 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초대 직위를 역임하신 초대1호 검사 이준, 초대국회부의장 신익희, 초대대법원장 김병로, 초대부통령 이시영 선생 등 애국지사들의 묘소가 있는데 ‘초대길’의 어원이기도 하다. 묘소를 잇는 산책로1.5km는 탐방객들의 발길이 뜸해 스산한 기분이 들었다. 2구간순례길 2.3km에는 애국지사들의 묘역도 옹기종기 모여 있어 탐방과 쉼터로도 좋다.

초대대법관 김병로선생 묘역. '정의를 위해 굶어 죽는 것이 부정을 범하는 것보다 수만 배 명예롭다'라는 명언은 금언이 됐다
초대부통령 이시영 묘소. 전재산을 정리하여 만주에서 경학사와 신흥강습소를 설립하여 한인자치와 독립운동에 매진했다
광복군사령관 백산 지청천장군 기적비

순례길엔 유림,서상일,김도연,신숙,김창숙,양일동,신익희,신하균,안현생,이명룡선생의 묘역을 탐방할 수가 있다

▲북한산둘레길 제1~3구간 중 한 없이 걷고 싶은 '개울과 원시숲이 있는 힐링코스'가 아닐까?▼
화계사일주문과 국제선원(조인정사)
오탁천(烏啄泉). 오탁천의 약수터는 까마귀가 주둥이로 바위를 쪼아 약수가 나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속병과 피부병에 특효가 있단다. 하여 흥선대원군이 피부병을 고치기 위하여 이곳에 머물렀다고 전한다.
대적광전과 범종각. 대적광전을 에워싼 느티나무는 수령350여년의 보호수▼

화계사(崋溪寺)는 북한산의 백운대와 만경봉을 아우르고 삼각산(三角山)의 동남쪽 칼바위 능선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숭산행원(崇山行願) 대종사의 원력과 법맥이 살아 숨 쉬는 화계사는 전 세계 120여개 선원과 한국 불교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 수행자들이 화계사 국제선원에서 수행정진 하고 있다. 화계사불교대학, 국제선원, 참선 및 템플스테이 체험의 공간이 있는 참선수행과 국제포교의 중심사찰이기도 하다.

대적광전 뒤 둠벙 아래 골짝에선 육두문자의 달인 춘성스님 다비식이 열린 곳이라 나는 화계사를 찾을 때마다 둠벙가에서 스님을 그려본다

화계사는 꽃이 아름답고 시냇물이 아름답고 절이 아름다워 세 가지 아름다움이 갖추어 졌다는 사찰로 흰 돌과 맑은 내가 흐르는 꽃향기 은은한 불도량이라 하였다. 육두문자를 무시로 썼던 무애생불((无涯生佛) 춘성스님이 열반하여 다비식을 오탁천에서 거행할 때 참석한 스님들이 밤새워 주흥가무한 일화는 불가의 전설처럼 회자되어 나는 화계사 오탁천을 찾아오곤 했다.

천불오백성전
▲오색연등으로 치장한 삼성각▼

화계사는 꽃이 아름답고 시냇물이 아름답고 절이 아름다워 세 가지 아름다움이 갖추어 졌다.’하였으며,‘흰 돌 맑은 내, 꽃향기가 가득하다.’라고도하였다.

대웅전 삼존불
미륵전
높이12m의 구름전망대에 오르면 서울강북과 노원일대가 한눈에 들어오고, 뒷쪽에선 북한산, 불암산의 웅장한 능선이 하늘금을 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