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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그 미지?

한 달 여만의 귀가 & 성탄절만찬

한 달 여만의 귀가 & 성탄절만찬

포시즌호텔 로비의 크리스마스데코레이션

울`부부가 어떤 계기였던지 간에 집을 떠나 한 달 여만에 귀가한 적은 없었다. 뜻하지 않게 열흘간의 코로나 생활치료경험은 결코 불행한 여행(?)이란 생각을 안 한다. 다만 짧게 여겨지는 년 말이 독방생활로 열흘간을 까먹은 탓에 조바심이 더했던 것이다. 집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 겨를도 없이 마트에 달려가 김장배추를 샀다. 3포기들이 1망에 9,900원짜리 8망을 사면서 아낸 신바람이 났다.

해남배추 상품 한 망 값이 김장성수기 때보단 훨씬 싼데다 날씨가 푸근하고 또한 늦깎이 김장재료값이 예상외로 비용절감이 된 땜이다. 율`커플이 포시즌호텔에 저녁식사자릴 만들어 초대했다. 위드`코로나를 이미 접은 사회지만 호텔은 만원이었다. 아니 며칠 전 울`부부가 생활치료센터에서 퇴실예정일을 알려줄 때도 이미 호텔식당은 예약완료였는데 어찌 별실 하나를 꿰찼다고 율이 호들갑을 떨었다. 코로나팬데믹은 먼 나라 얘기란 듯이 포시즌호텔은 로비부터 활기찼다.

명멸하는 크리스마스트리와 데코레이션의 화사함속에 년말성탄 분위기를 즐기는 인파로 북새통이었다. 나흘 전까지 생활치유 중이었던 울`부부가 호텔별실에서 만찬을 즐긴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고 행복했다. 울`부부가 평상시 건강한 탓에 조기 퇴실할 수 있었다고 율커플은 얼마나 기뻐하며 축하해 줬는지! 빨간 옷 산타로 분한 호텔직원이 축하인사차 등장했다.

비트와 딜폼을 올린 랍스터(좌), 스모크 모짜렐라 또르뗄리니와 버섯스프(우)

빨간 옷의 산타는 1935년 코카콜라 광고캠페인용에서 비롯됨이다. 크리스마스트리(chrismas tree)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독일 전도사 마틴 루터(Martin Luther)였는데 실은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구상나무였지 싶다. 구상나무 학명이 Abies Koreana WILS이고, 영명은 korean Rir이듯이 우리나라의 자생종을 구한말 독일인이 수입해 번식시킨 게 정설일 것이다.

한우등심구이, 단호박, 야채피클(좌) 2015년산 와인 CHASSAGNE MONTRACHET(우)

인조트리(artificial tree)는 1930년 애디스 컴퍼니란 사람이 화장실용 브러시를 만드는 공장에서 브러시를 만들고 남은 잔여분으로 가짜트리를 만들었단다. 컴퍼니는 성탄절에 죽임당하는 구상나무를 살려내는 수호성인이 된 셈이다. 은(銀)합금 박판(薄板)을 종이처럼 얇아지게 해머로 두들겨 조각낸 걸 인조트리에 붙여 벽난로나 촛불가까이서 빛을 반사시킨 게 인조트리다.

리쉬 히비스커스 티 무스와 라떼커피

반짝반짝 비치는 장식물 크리스마스트리는 오늘날 지구촌의 풍습(?)이 됐고, 최초의 구상나무트리는 우리나라가 원산지였다. 포시즌2층 보칼리노(BOCCALINO)에서 5시 반에 시작한 여섯 코스(FESTIVE MENU) 식도락은 9시까지 흥을 돋았다. 열흘간의 코로나19생활치료센터 생활이 큰 자랑거리라도 된 듯이 아니, 와인 잔을 비우는 안주거리로 삼아 예후담을 토했다. 세상살이란 게 도둑질과 사기만 빼고는 온갖 일들을 경험한 팩트는 풍요로운 삶의 자양분이 된다.

산타와 울`부부

성공을 향한 도정에 지혜의 샘물이 되기도 하고. 위드`코로나라면 막내 네가 동참해 더더욱 화기애애할 텐데. 싱가포르 큰애를 화상으로 불러 네 가족이 아쉬움을 달래면서 성탄절 덕담을 나눴다. 이젠 코로나팬데믹은 감기 앓듯 일상에서 떨칠 수가 없지 싶다고 자조하고 있었다. 밤바람 끝이 매섭다. 주말부턴 강추위가 온다고 기상청은 경각심을 일깨운다. 아낸 김장배추 사놓아 걱정 없다며 와인 잔을 비웠다. 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 있는 타임아웃머신은 왜 못 만들까?          2021. 12. 24

▲포시즌호텔 로비▼
파슬리크림과 문어라구 소스의 스파게티

 

김장 후 오겹살에 곁들인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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