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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그 미지?

마음까지 밝게 하는 월성라이팅

마음까지 밝게 하는 월성라이팅

지구상의 인구가 78억 명이라던가. 헤아릴 길조차 막막한 사람 중에 부부로 만난 두 사람의 인연은 표현할 말이 궁하다. 부부가 가정을 이루고 세상을 살아가며 만나는 사람들 역시 미처 헤아릴 수 없겠다. 삶이란 건 사람과 사람의 만남의 연속선상이어서다. 사람과의 교류란 게 원하던, 원치 않던 우린 한 시도 빼지 않으며 그 만남 속에서 희비가 엇갈린다. 오늘 내가 만난 <월성라이팅>이란 등()집 부부는 나의 마음까지 밝혀주고 있었다.

월성라이팅 가게

좋은 인연을 맺는 건 노력해서 이뤄지기도 하지만 우연스런 만남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우린 후자를 행운이었다고 간단히 치부하기도 한다. 그 우연한 행운을 계기삼아 서로를 보듬고 배려할 때 삶은 더 행복해지고 삶의 질은 더 향상 될 것이다. 좋은 인연은 서로 포옹하려고 노력할 때 지속적인 기쁨을 맛 볼 수 있으리라. 나는 오늘 우연스레 마주 친 한 부부한테서 따스한 향기와 소금 맛을 느끼며 세상은 참으로 살만하다는 걸 절감했다.

월성라이팅 조명등부스

그 부부는 을지로4가역 5번 출구 앞에서 <월성 라이팅>이란 전등가게를 하는 최인찬(崔仁燦)사장 부부이다. 최사장은 전등기구를 팔아 집안을 밝히는 등() 장사 너머의 사람의 마음까지 밝게 해주는 심성을 전달해줘서다. 최사장은 우리의 삶에서 젤 필요한 빛과 소금[양념]을 전수하면서 사람들에게 세상은 살맛나다는 걸 깨우쳐주고 있지 싶었다.

울`집 현관 쎈서등 고장으로 사흘째 불편한 밤을 보내곤 오늘은 등을 때어내서 찾아간 곳이 <월성 라이팅>이었다. 쎈서고장인지 전구고장인지를 테스트할 기기가 내겐 없고, 아파트관리사무소에선 등을 사오면 달아주겠다고 해서였다. 최사장의 진단은 쎈서고장이었다. 허나 수십 종류의 센서등 중에 동일제품은 이미 생산중단 됐고, 더구나 닥트에 들어갈 동일사이즈의 쎈서등이 없어 낭패였다.

월성라이팅 조명등부스2

방법은 고장난 쎈서등의 쎈서를 교체해야 했는데 쎈서의 부피가 알맞은 게 없어 최사장은 여기저기 동종업체에 수소문했다. 가까스로 생산업체명과 가까운 판매업소를 알아내어 최사장은 오도바일 타고 나가 십 여분 후에 돌아왔다. 최사장이 가져온 쎈서는 부피가 작고 고성능 매립 형으로 최신형제품이란다. 그걸 고장 난 쎈서등에 부착했다. 쎈서에 움직임이 가시적이 아닌 진동만으로 등불이 켜지는 거였다.

월성라이팅정문. 지하철 을지로4가역 5번출구 앞

그렇게 한여 시간을 애써 조립한 쎈서 등은 울`집 현관에서 거듭 태어났다. 출장약속을 지연시키면서 고장 난 등을 붙잡고 있는 최사장의 심성을 어떤 말로 표현해야할까? 고쳐봐야 별 이익 없을 테니 거절할 만했는데 그 분은 나를 실망시키지 안했다. ‘찾아온 손님을 그냥 되돌려 보낼 순 없다’고 했다. 따스하고 짭조름한 인간미 넘치는 최사장은 어둠을 밝히는 전등을 팔면서 침침해진 우리네 마음도 밝혀주는 인성을 나눠주고 있었다.

월성라이팅 최인찬 사장 명함(상,중) & 고장 난 쎈서등재원 스티커(하)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건 어둠일 것이다. 어둠은 공포의 다른 얼굴이다. 인류가 최초로 발명한 불은 어둠을 밝히고 나아가 음식을 익혀 먹어 수명연장을 도모한 획기적인 문명발달사의 첫걸음이었다. 불빛 없는 세상은 지옥이다. 낯보다 밝게 해주는 전등불빛속의 밤의 활동공간에서 어느 한 곳의 전등고장은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불편을 야기한다. 세파에 찌그러진 마음의 그늘도 어떤 계기에 의해 자각하여 밝아진다. 오늘 조우한 최사장은 나의 마음도 밝게 해주는 계기를 선사했다. 그 분의 건승과 가개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2021. 11. 10

# 위 그림에서 울`집의 고장 난 쎈서등 재원 스티커엔 2008,11,20년 생산품이다. 아파트납품용 제품으로 지금은 생산중지 됐단다. 내가 살고 있는 돈의문CB아파트는 10년쯤 돼 앞으로 고장이 잦을 텐데 최사장 처럼 조립해주지 않으면 닥트를 뜯어고쳐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야 한다. 그 불편함과 비용을 수 많은 주민들이 감수해야 할 테다. 쎈서등 생산업체인 태원전기산업과 아파트건설회사는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를 어떻게 생각한 걸까? 자신들의 책임은 10년이면 끝이란 건가? 천정 붙박이 쎈서등이 10여년쯤 살다 고장나면 천정 닥트를 뜯어고쳐야 한다? 참으로 무책임한 업체들이라.     

하귤 - 조명등 같은 하귤은 관리만 잘 하면 몇 십년을 생산한다. 울 집의 고장난 쎈서등 보다 지속성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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