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령산(荒嶺山) & 금련산(金蓮山)

세계 유수의 도시는 대게 강을 끼고 번창한다. 우리나라의 도시처럼 강과 산을 낀 자연친화적인 도시는 드물 것이다. 이따금 부산에 내려와 머물면서 느끼는 건 강 대신 바다가 오밀조밀한 만을 이룬 항구도시란 점이다. 오늘 황령산과 금련산을 등정하며 깨달은 건 금정산맥이 도심 깊숙이 파고들어 바다에 맞닿아 울창한 숲을 이뤄 바다의 해풍과 날숨 쉬기를 한다는 게다.

백스코 마천루 숲과 광안대교가 한 눈에 들어온다

숲과 바다가 내 뿜는 청정바람에 대도시의 공기는 오염과는 거리가 멀다. 해운대백사장엔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공염불인 듯싶다. 휴일엔 한 여름철의 해수욕장이나 다름없다. 해도 수도권에 비해 코로나19감염치수가 월등히 낮다. 아마 숲과 바다의 혜택일 터다. 그런 예상은 황령산에 올라서면 사실이란 걸 확신하게 한다.

황령산(427m)과 금련산(415m)은 부산시가지가 사방을 파노라마처럼 휘두른 도심의 커다란 정원이다. 낙동강이 서쪽을, 금정산과 장산이 북쪽을, 동과 남쪽은 바다가 방패막이한 탓에 청정공기의 도시일 테다. 3년 전에 황령`금련산을 올랐을 땐 미처 생각지 못했던 점이다. 황령산과 금련산은 부산을 살찌우는 천혜공원이며 피톤치드를 생산하는 자연공장이다.

황령산전망쉼터,

금정산정은 안산암이 넓게 깔려 부산시가지 전부를 조망할 운치와 낭만을 즐기게 한다. 숲속에서 솟아난 버섯처럼 한얀 마천루들은 하늘을 떠받고, 만(灣)은 그림 같은 다리들로 바다를 가른다. 피톤치드공원에서 시각과 감각을 일깨우며 마음의 평안을 살찌우는 힐링 나들이는 부산시민이 누리는 행운이다. 옆엔 5개의 연굴(烟屈)과 4각형 굴뚝의 봉수대가 있다.

황령산봉화대는 5개의 화덕과 4개의 굴뚝으로 이뤄졌다(좌측 별도 그림)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엔 1425년(세종)이전부터 있어 간비오산 봉수대와 계명산 봉수대와 연락하여 목멱산(서울남산)의 경(京)봉수대까지 연결됐단다. 약 30리마다 산꼭대기 봉화대에서 낮에는 연기를, 밤에는 불을 피워 올렸다. 평시에는 한 번, 적이 보이면 두 번, 적이 접근하면 세 번, 적과 싸우면 네 번을 올리는 방식으로 서울남산과 연결한 통신수단이었다.

안산암의 황령산 정상과 mbc송신탑

그 봉수대에서 할머니 한 분이 간식(떡 나부랭이)을 팔고 있었다. 일상탈출을 시도하려는 산님들 속에 할머니의 고단한 일상이 오버랩 됐다. 하늘 아래 가장 신선하고 높은 장소를 삶의 터로 삼은 할머니도 어쩜 행운이란 생각이 들고. 정상까지 오르내릴 수 있단 건강은 떡 하나 파는 것보다 더 값진 게 아닐까? 할머니의 친정은 어딜까?

연제구일원

할머니는 이 봉화대자리를 젊은 날 몇 번이나 올랐을까? 교통이 안 좋던, 보고파 무시로 친정엘 갈 수 없던 옛날, 황령산자락 이쪽과 저쪽사람들이 결혼하여 그리움이 사무치면 봉화대에서 만나 반나절동안 회포를 나눴다고 해서 황령산을 ‘반보기산’이라고도 했단다. 할머니도 젊은 날의 산력(山歷)으로 지금 봉화대를 일상의 터로 여기나 싶었다.

금련산정의 kbs송신탑(금련산정은 출입금지구역이다)

금련산을 향한다. 숲속을 뚫는 등산길은 신자로가 다름 아니다. 안산암인 게 다행이라. 3년 전처럼 금련산정은 군부대주둔으로 우회한다. kbs송신탑 쳐다보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전포역을 향하는 가파른 하산길은 어제 내린 빗물기까지 배어 조심스러웠다. 부산여상을 낀 망미1동의 언덕빼기 달동네는 부산의 또 다른 얼굴이다. 언뜻 피상적으로 보이는 빡센 고삿길의 불편한 삶도 일상이 된 동네사람들에겐 그냥 무덤덤할 것이다.

행불행은 비교의 산물일 뿐이다. 내가 처한 곳과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누군가와 비교우위를 생각하는 순간부터 불행은 싹트는 것이려니. 부산시민은 행운아들이다. 다닥다닥 붙은 언덕위의 달동네의 사람들도, 해운대백사장의 많은 인파도 코로나19바이러스는 쉬이 접근하지 못할 청정지역 사람들 아닌가! 부산의 도심공원 - 황령`금련산에, 해운대에 서보라. 청정바람이 어떤지를 절감한다.     2021. 05. 19

금련산
망미1동주택가고샅
옥세정약수터
국제금융센터(좌측의 젤 높은 건물)
mbc송신소
황령산정의 안산암덩이
광안대교 우측의 이기대공원산능이 아슴하게 보인다

 

연제구일대
얼음골약수터
금련산 토치카

Posted by peppuppy(깡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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