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로움을 찾아 - 산
‘산에는 무엇 땜에 오르는가?’라는 명제 앞에 ‘거기에 산이 있어 오른다.’는 명답이 회자되곤 한다.
산을 찾아 잠시 그의 품에 안겨 그를 사랑하게 되는 이유가 제각기 다를진 모르되, 한가지 공통되는 점은 일상에서 일탈하여 순수한 자연에 도취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산은 생활에서 찌든 피로와 권태를 무보수로 치유해 준다.
산의 신선함과 장엄함은 우리들의 심신을 건강하게 살찌우게 해 준다.
험하고 높은 산을 오르는 까닭은 그 힘 드는 노정 속에서 잡념을 잊고 자연과 합일되는, 그리고 노력하여 성취하는 기쁨에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게 되며 자신의 정체성도 다시 확인할 수 있어서 일 것이다.
산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도 또한 규율하지도 않는다.
숨김없이 가지고 있는 그대로를 때로는 속살까지 내 보이며 흔쾌히 맞아준다.
그는 또 우리들에게 시간과 계절, 일기와 방위에 순응하면서 다른 얼굴, 다른 옷차림, 다른 향기와 깊이를 정말 다양하게 보여주면서 사유의 세계를 넓혀준다.
그는 그런 변화무쌍하고 무궁무진한 능력을 교만스레 여기지 않고 우리들 누구에게나 똑 같이 보여주며 사랑하게 하는 영묘한 매력까지도 아낌없이 내어 준다.
다만 그를 보는 눈과 마음은 사람들 각자의 몫일 것이다.
그 무보상의 배품을 존재의 이유인양 살아온 그이기에 그의 품속을 헤집고 들어서는 우리는 사뭇 경건하고 조심하여야 함이다.
그를 아무렇게나 함부로 대하고 훼손하여 입게 되는 재앙은 바로 우리들의 불행으로써 더더욱 치명적인 건 단 시간에 치유 될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삶이란 따분하고 지루한 일과의 반복이기 십상이어 내일 모래가 어제 오늘과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기에 뭔가 새로운 것을 찾고 성취하기 위해 고민하고 몸부림한 흔적들이라 할 것이다.
산행이란 것도 장대한 자연의 신비 속에 자신을 투신하여 무언가를 감지하고 맛보며 자신감을 얻고 자아를 재발견하는 신선한 작업이라 할 것이다.
평소 나를 에워싸고 있는 주위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 산 정상에 올라 심호흡하는 쾌재와 그 노정에서 맛보고 얻게 되는 용기와 의지, 성취내지 자신감은 산이 아니면 어디서 체득할 수 있으리오.
산은 또한 그가 가지고 있는 보고로 해서 우리들의 지식의 폭을 무한대로 확장시켜준다.
삶이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데서 대수로운 걸 찾아내려는 부단한 작업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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