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영혼의 순례길>

“순례는 타인을 위한 기도의 길이야”

티베트 망캉주의 작은 마을의 니이마는 ‘신들의 땅’- 성지 라싸와 성산 카일라스(수미산)산 순례를 평생 동안 꿈꾼다. 죽기 전에 순례를 떠나고 싶다는 노인, 어린소녀와 청년, 임신부, 소백정, 집 짓다 두 명의 인부가 죽은 집주인 등 11명이 각자의 간절한 소원을 빌고 회개하려고 순례단을 꾸려 성지순례에 나선다.

약 2500㎞에 달하는 거리를 1년 여 동안 오체투지-삼보일배란 고행의 순례길을 담담하게 나서는데-. 나무판을 손에 끼고 야크가죽앞치마를 두른 채 양 무릎과 양 팔꿈치, 이마를 땅에 대고 손바닥은 하늘로 향하는 오체투지 행보는 고문(?)에 가까운 고행이다. 그래 성스럽기까지 하다.

성산 수미산의 설원을 횡단하는 순례단

‘탁. 탁. 탁. 탁… 탁… 탁.’

손에 끼운 나무판은 머리 위, 머리, 가슴으로 내려오며 세 번을 부딪치며 소리를 내면서 발은 간단없이 내딛는다. 첫걸음에 탐욕(貪慾)을, 두 번째 걸음에 속세의 진심(塵心)을, 세 번째 걸음에 치심(恥心)을 멸하게 하여 깨달음에 이르러 모든 생명을 사랑하겠다고 서원(誓願)한다.

순례단이 있게 한 삼촌 양페이는 마니차를 돌리며 맨 앞에서 길잡이를 한다

그런 숭고한 순례길은 해발4000m의 황량하고 장엄한 고원을 무대로 펼쳐진다. 날것 그대로의 아름다운 풍경속의 순례는 우리에게 벅찬 감동의 두 시간짜리 힐링타임이다. 지난한 고통을 인극하고 영혼을 위무하며 평안을 기도하는 순례자들의 여정에 어느 듯 동행하게 되는 나를 의식하게 될 만큼 영화<영혼의 순례길>은 벅찬 감동의 대서사시다.

야영텐트를 치고 있다. 짐 운반 트랙터를 며칠 후 불의의 사고로 잃게 된다

‘라싸’는 티베트어로 ‘신의 땅’을 의미한단다. 연평균기온 8.3℃의 온화한 성지로 티베트 정교일치체제 지방정부의 수도다. 달라이라마가 상주한 겨울궁전인 포탈라궁이 있는데 지금은 그가 중국의 압박에 쫓겨 인도로 망명한 애통의 땅이지만-. 순례는 시일이 지나고 변화무쌍한 날씨에 점차 힘이 부쳐 발걸음은 무거워진다.

눈 쌓인 수미산협곡 비탈길의 순례강행군, 어린앨 등에 엎은 애 아빠가 맨 앞에서 오체투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이 모든 난제를 극복할 수 있음은 자신의 행복과 소원에 앞서, 이웃 모두의 맑은 영혼과 행복을 염원하는 숭고한 기도가 담긴 순례여서다. 그들이 추구하는 영혼의 행복은 물질문명이 대체할 수 없단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다. 그래 성지순례는 티베트인들의 평생의 소원이고 위대한 꿈인지라 순례길에서 마주치는 모두들은 서로를 격려하고 보듬으며 환대한다.

당찬 어린 소녀 갸초와 지쳐 쓰러진 소백정

그런 따듯하고 순수한 인정이 순례자들의 열정을 고무시키고 자긍심을 북돋운다. 임산부가 기꺼이 순례에 동참하는 소이도 순례에서 얻은 축복받은 어린이라는, 큰 인물이 될 거라는 모두의 성원과 기도 속에 애가 태어나서다. 나는 지끔껏 애가 고고를 울리며 태어나는 출산장면을 <영혼의 순례길>에서처럼 리얼하게 보지 못했다. 옛날 우리 선조들, 유목민들의 탄생의 순간을 목도하는 감동도 덤이다.  

교통사고로 짐운반트랙터를 잃고 순례단이 끄는 짐수레, 수레를 끌어다놓고 순례단은 빠꾸 원위치하여 오체투지 삼보일배를 시작한다 

또 하나 나의 가슴을 먹먹케 한 것은 니이마순례단이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순례길짐을 실은 트랙터를 잃게 되며 대처하는 관용과 배려의 삶이었다. 가해차주에게 따지기는커녕 아무렇지 않다는 듯 잘 가라고 전송하는 담담한 자세가 숭고하리만치 감동적 이였다.

어느날 모처럼 유흥을 즐기는 순례단 

무거운 짐수레를 손수 끌고 가야할 그들 누구도 사고 친 지프차주를 시비 원망하지 않는다. 불행을 묵묵히 감수하는 처세의 달인들은 우리에게 감동이상의 강한 메시지를 안긴다. 그들의 숭고한 여정이 우리를 숨소리마저 죽이는 정화의 순간에 몰입케 한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경구가 삶엔 벤 그들!

순례길 대장정의 성공을 기원하는 순례단원들

“어머니가 삼십대에 돌아가셨어. 조카 셋을 건사하느라 삼촌은 결혼도 안하셨지. 평소에 열심히 기도하고 마을 사람들 누구와도 말싸움 한 번 한 적이 없어. 삼촌께 감사한 마음으로 이렇게 라싸까지 또 수미산까지 모셔왔는데 성산 산기슭에서 돌아가시다니, 삼촌은 복을 받으신 거야.” 

니이마가 설산기슭에서 홀연히 운명한 삼촌 양페이 주검 앞에서 순례단과 기도 전에 실토한 흉금-.

포탈라궁을 순례 후 성산을 향하는 분수령에서

평생 동안 성지순례를 기원했던 니이마의 삼촌 양페이는 니이마의 순례단이 있게 한 장본인으로 순례길에서도 마니차를 들고 맨 앞에서 길잡이를 한다. 그가 꿈에 그리던 라싸에 도착하여 성산 카일라스산에서 운명한다. 단출한 장례식이 많은 여운을 남겼다. 마니차는 경전을 새겼거나 경전이 들어있는 통이다.

 성산 카일라스산 앞에서 양페이시신(흰 보자기로 싼)을 안치하고 기도를 올리는 스님들. 창공에 독수리들이 배회하고 있다

마니차 한 번 돌리면 경전 한 번 읽는 것과 같다고 여기는 티베트사람들은 짬 날 때마다 마니차를 돌린다. 영화<영혼의 순례길>은 중국의 장양 감독이 연출, 각본, 제작을 맡아 티베트와 운남에서 약 1년 동안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촬영했다. 전문직배우가 아닌 스태프들과 동거동락하며 힐링 로드무비를 완성했다.

라싸의 포탈라 궁앞을 니이마 순례단이 지나가고 있다

장엄한 대자연 속에 가장 낮은 자세로 다가가는 민낯의 모습은 숨죽여 바라보게 만든 아름다운으로 영상은 인간의 순수성을 깨우치게 한다. 사람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토론토, 부산,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작품으로 중국에서 대히트한 영화로 강추 하고싶다. 세계의 유수한 매체들이 이제껏 이런 로드무비는 없었다!”(Variety)라고 극찬했다.          2021. 03

# 나는 영화<영혼의 순례길>을 넷플릭스에서 봤다

순례단원 중 젤 어린 소녀 갸초의 늠름하고 당찬 모습, 뒤는 소 잡는 백정이 살생을 회개하고 죽은 동물들의 영혼을 위무하려 참례했다
장 양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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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ppuppy(깡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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