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뭘 먹지? 고민에 빠진 행복! (제주여행34일 피날래)

그랜드하얏트호텔(제주에서 젤 높다)

그랜드하얏트호텔 6층 라운지뷔페식당은 호텔투숙객 전용으로 아침과 저녁식사를 제공한다. 주 메뉴는 매일 바뀌는데 음료와 술, 과일과 빵 종류는 상황에 따라 몇 가지씩 바뀌었다. 코로나19 탓에 식당 입장 시 휴대폰 앱 등록과 체온측정을 해야 한다. 접시에 뷔페음식을 담아올 때 마스크와 일회용장갑을 꼭 끼어야 하고-.

6층 라운지 뷔페식당에서 본 호텔 네온간판
호텔 객실복도(좌)와 엘리베이터 로비(우)
▲6층라운지, 뷔페식당▼

식사 중간에 음식을 추가로 가져올 때 마스크착용을 안해 당황하는 해프닝을 종종 목격하는데 나는 직원한테 지적당해 무안했을 때도 있었다. 언제쯤 마스크 안한 민낯생활 할지? 그랜드하얏트호텔 6층 뷔페음식은 청결하고 신선하다. 투숙객에게 제공하는 특급호텔의 음식이야 배불러 못 먹는다. 하물며 오픈한지 일천한 여기 음식의 맛과 영양은 말이 필요 없겠다. 그래 오늘은 뭘 먹어야할가? 사치스런 고민(?)을 한다.

제주돔구이▲

빛과 맛과 모양까지 오감을 자극시키는 수십 가지 음식 중에 뭘 먹어야할지 행복한 걱정을 하게 된다. 소고기스테이크`오믈랫 한 조각과 음료, 과일과 야채, 연어회가 나의 메인메뉴지만 서양음식은 대부분 즐기는 편이다. 배 터질까봐 안 먹어 걱정이니 점심은 적당하게 간단히 하면 된다. 근데 둘째는 우릴 대접한답시고 유명식당을 찾고, 거기다 와인까지 곁들이며 돈을 쓴다. 고맙고 더는 부담스럽다.

하루는 늦은 점심을 먹게 됐는데 W도 같이했다. 전날 밤에 와인을 거나하게 걸친 둘째와 W가 호텔근처의 ‘모이세 해장국’집으로 안내했다. 호텔에서 추천한 해장국전문집이란다. 깔끔하고 여유로운 실내분위기가 유명세를 탈만했다. 울`부부는 해장국(9.000원), 둘짼 내장국(10.000원), W는 해장국밥(9.000원)을 주문했다.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를 없엔 해장국은 담백한 맛에 내용물도 알차 우린 한 그릇을 거의 비웠다. 근데 W가 국물만 떠먹으면서 시큰둥 어린애 밥 먹듯 한다. 입맛에 안 맛나? 근데 그게 아니었다. 국물만 비우곤 육수서비스를 청했다. 한참 만에 나온 아까 그 국밥그릇은 완전히 새 국밥으로 업그레이드 되어 뽀골뽀골 끓으며 나왔다.

끓고 있는 국밥에 날계란을 하나 깨서 넣는다. 아까 계란은 직접 깨 넣어 먹어야 맛있다고 종업원이 가르쳐줘 우린 하나씩 넣어 먹었던 것이다. W가 리바이벌 한 셈이니 두 그릇 먹는 셈이다. 우리는 ㅋㅋ대며 웃었다. 모이세 해장국집은 식탁에 십 여 개의 계란이 든 바구니가 놓여 있다. 손님이 알아서 뜨건 국물에 넣어 먹으라는 통 큰 서비스다. 열 개를 먹어도 괜찮을 것이다.

모이세 해장국집 식탁엔 달걀을 담아놓고 무상리필한다

해장국을 한 그릇 시켜 국물만 먹고 육수 리필을 요청하여 계란을 넣어먹는 얌체 짓을 해도 괜찮겠다는 굿`아이디어를 창출했다고 킬킬댔다.  우린 푸~푸~ 웃으면서 애초에 한 그릇만 시켜먹고, 육수 서비스 받아 두 번째 먹고, 그렇게 한 번 더, 또 한 번 더 해야했는데 멍청했다고 ㅋㅋㅋ대며 누가 알아챌까봐 표정관리 한다. 9.000원이면 될 걸 28.000원을 더 쓴 셈이다고 이죽거리면서-.

영실코스트레킹날 아침 간밤까지 내린 비가 그치고 여명이 솟자 우린 쾌재를 외쳤다

모이세 해장국집이 입소문난 까닭을 알만했다. 먹거리장사의 성공요건 중 첫째는 푸짐한 인심일 것이다. 배 불러야 잘 먹었단 소리가 절로 나온다. 세상에서 젤 쉽게 상대방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인심은 밥 한 그릇 대접하기다어색한 관계도 식사 한 번 같이 하면 금세 친해진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지 않던가! 상대방 배를 따듯하게 채워준 일은 미상불 두고두고 푸근한 인상으로 남게 된다. 

예술가들의 두뇌는 왠만큼은 천부적일 테다. 거기에 쉼 없는 연마와 열정이란 담금질이 따르겠지만~!

일욜밤(21) 6층라운지 저녁식사자리에서 문득 ‘라운지38’에서 야경을 즐기며 와인 한 잔 마시면서 피날레를 하잔다. 호텔꼭대기38층의 ‘라운지38’의 넓은 실내는 은은한 조명아래 젊은 커플들이 자릴 차지하고 통유리 창에 명멸하는 밤풍경을 즐기고 있었다. 우린 둘째가 미리 예약한자리에 안내받았다.

라운지38의 <파도>설치미술은 압권이다

젊음의 전당(?)에 노인은 울`부부뿐인가 싶었다. 화이트와인 한 병과 꼬냑XQ 두 잔을 주문한다. 꼬냑은 울`부부차지다. 술에 문외한인 내가 애들과 자주 술자리를 같이하다보니 와인 두 잔쯤은 거뜬해졌다. 기이한 건 술에 약한 내가 묘하게 순도 높은 독주(?)를 좋아한다는 게다. 도수 높은 양주는 짙은 향이 좋고, 입술을 적시기만 해도 입안이 산뜻해져 한 모금 정도의 량으로 술자리분위기를 오래도록 공유할 수 있어서다.

라운지38에서 조망한 제주시 야경

 억지춘향이 식으로 내가 조니 워커`블루를 선호하는데 오늘 밤은 꼬냑을 주문해줬다. 그런데 그 꼬냑 한 잔(유리잔에 1cm높이쯤?) 값이5.5000원이라서 울`부부는 아연실색했다. ‘오늘 아니면 엄마아빠가 언제 또 자시겠냐?’라고 둘짼 말문을 닫게 했다. 하지만 어디 한 두 번이었던가! 오직 울`부부를 위해 비싼 걸 딱 한 번뿐이라고 강권(?)하는 효심에 못 이긴 척할 뿐이다.

<파도>에 대한 필자의 별난 관심에 종업원이 다가와서 기념사진을  찍어주었다 

# ‘조니워커 블루’는 조니워커 200년 역사상 최고의 걸작이라고 평가받는 스카치 위스키로, 조니 워커 블루는 창립자 존 워커의 혁신 정신이 집약되어 있는 프리미엄 위스키다. 1만 개의 오크통 가운데 오직 하나의 오크통에서 선별된 진귀한 원액들만을 블렌딩하기 때문에 매년 한정수량을 생산하여 더욱 특별한 가치를 지닌 위스키로 평가받고 있다.

‘조니워커 블루’는 조니워커 200년 역사상 최고의 걸작이라고 평가받는 스카치 위스키로, 조니 워커 블루는 창립자 존 워커의 혁신 정신이 집약되어 있는 프리미엄 위스키다. 1만 개의 오크통 가운데 오직 하나의 오크통에서 선별된 진귀한 원액들만을 블렌딩하기 때문에 매년 한정수량을 생산하여 더욱 특별한 가치를 지닌 위스키로 평가받고 있다.

원문보기: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2104201725018&code=920401&med_id=bran#csidx43a6edd6dc1f90a9f492c7e2991b8ce 

또 하나 내 시선을 붙잡은 건 한쪽 벽을 누빈 설치미술이었다. 빨간 불빛 속을 물결치듯 꿈틀대는 부드럽고 강렬한 작품은 ‘라운지38’을 각인시켜주는 설치예술이었다. S자 형태로 리드미컬하게 다듬은 자작나무 수십 개를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시켜 아래서 비추는 붉은 빛이 나무에 닿아 반사각도의 프리즘효과를 극대화시킨 독특한 작품인가 싶었다.

라운지38입구
우측 유리컵의 꼬냑(1cm쯤 될려나) 한 잔 값이 55.000원?

 문외한인 나도 참 대단한 창작예술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창작물이 아닌가! ‘라운지38’팀장에게 물었다. 숙명여대 미대 윤정현교수의 <파도>란 작품이란다. ‘라운지38’오픈과 동시에 베일 벗은 작품이란다. 팀장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 나는 다시 <파도>앞에 섰다. 뭉그적대는 나에게 기념사진 한 장 찍어주겠다고 종업원이 친절을 베풀었다. 그렇게 하여 나는 라운지38<파도>타는 사람이 됐다.

꼬냑 헤네시XQ와(좌) 스위트룸 투숙객에게 보낸 감사편지(우)
▲호텔26층 숙소에서 조망한 제주시가지▼
▲비행장이 가까이 보이는 제주시가지▼
▲김포공항▼

3월22일 오후5시30분발 KE1258김포행에 탑승했다. 해외여행이 발이 묶이고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좀 느슨해진 탓인가? 늦은 시각의 월요일 비행인데 승객은 만석이었다. 하긴 울`식구도 별 볼 일 없는 단순 여행인데 유구무언이라. 3박4일 제주여행에서의 가장 오래도록 잊지못할 시간은 영실코스의 한라산트레킹일 것이다. 몸 가누기 힘들만큼 센 강풍속에서 맞는 앙상한 겨울나목이 그려내는 묵화는 별난 이국의 세계를 탐험하는 기분이었다. 

김포공항▲

더욱히 아내와 둘째가 미친바람과의 싸움속에서도 얼마나 감동 받았던지 가을단풍맞이 영실코스 트레킹을 다시 오자고 수다를 떨었던 게 길라잡이 한 나는 뿌듯했었다. 하도 변화무쌍하여 운 좋아야 한라산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는 데 오늘의 시계도 썩 좋았다. 광풍의 시샘이 곤역스럽긴 했지만-. 그리고 아내의 또 하나의 아쉬움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삼시세끼 끄니 때울 준비를 해야 한다는 거였다.

손까락 하나 꿈쩍 안하고 호사생활한 나흘간이 당분간은 그리울 거란다. 가족여행은 바쁜 일상 탓에 소원해지기 쉽고, 그래 무관심해지는 혈연의 정이 소중하다는 걸 일깨워준다. 그런점은 여행전엔 미쳐 생각지 못한 덤으로 얻는 소중한 행복인 것이다. 가족간에 정분을 도독히 하고싶거든, 연인과의 사랑의 화톳불을 재 점화시키려면 여행을 시도해 볼만하다. 미지의 세계는 늘 새로운 모티브를 제공해 주곤 한다. 

제주상공. 중앙의 트윈빌딩이 제주그랜드하얏트호텔
▲구름에 가린 한라산▼

 

▲비행기에서 조망한 제주도 연안▼
▲제주시 앞바다와 한라산▼
제주공항에서 본 시가지와 그랜하얏트호텔▲
▲제주공항▼
제주공항▲


 

Posted by peppuppy(깡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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