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흔적-고결한 마음’전시회에서

코로나19팬데믹 속에 미적미적 세밑에 다가서나 했는데 불쑥 새해에 발 디뎌 1월의 절반을 까먹었다. 유난떠는 한파 속에 두물머리 설원을 걸으며 그리움을 되새김질 해봤던 게 고작일 뻔했는데, 며칠 전 인보(仁甫)화백의 전갈을 받고 한국화랑에서의 ‘2021년 신춘 초대작가 개인전’을 찾아 작품을 감상 하며 즐거운 기억의 편린들에 빠져들었다.

‘사계의 흔적’을 부채에 옮긴 그림에 화백은 ‘그리움’이란 낙관은 찍었다. 인보화백이 담았을 그리움이란 어떤 것들일까? 하고 상상해 봤다. 어떤 그리움이던 간에 늘 그리움을 간직하고 산다는 건 희망을 향한 의지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희망은 모든 걸 가능케 하는 삶의 에너지다. 하여 그리움을 놓는 삶은 절망을 자초함일 것이다. 희망은 그리움의 숙주에서 발아한 생기(生氣)이다.

인보화백은 그런 그리움이 옹골차서 대기만성(大器晩成)했지 싶다. 학구열에 대한 그리움은 40대에 한국화에 정진한 만학도가 되어 세월도 비켜가게 했을 희망의 여정으로 거듭났을 테다. 세월을 이겨내는 희망이란 이름의 전차는 인보화백을 희열의 세계에 이르게 하고, 그의 그런 열정은 소녀처럼 가슴을 불태우며 설레게 할 테다.

나는 인보화백의 아름다운 그리움이 농축된 인생여행을 먼발치에서 엿보며 부러워하고 흐뭇해한다. 그리움들을 움켜잡고 꿈을 이루기 위한 부단한 정성을 가늠한다. 그런 인보님을 지인으로 교감하며 살아간다는 기쁨은 나의 생애에 행운이다. 아니 인보화백이 일찍히 말했던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 눈감는 날까지 공유하기를 기도한다. 영원한 청춘으로 남아있길 기원한다.

늙어 기력이 다할 때도 그리움을 붙잡고 날개 짓을 하면 외롭지 않을 테다. 그리움을 공유할 수 있는 지인이 있는 삶은 축복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해서 후회하는 일보단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일이 더 많다. 생의 마지막까지 지란지교를 나누는 지인이길 열망한다. 한국화랑에서 2021년 신춘 초대작가 개인전에 ‘계절의 흔적-고결한 마음’이란 주제의 전시회를 연 인보화백께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2021. 01. 10

축하분과 인사동 한국화랑(우)

Posted by peppuppy(깡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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