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바랜 치맛자락을 헤치며 - 적상산 ★ ★ 빛바랜 치맛자락을 헤치며 - 적상산(赤裳山) ★ 입춘이 인사한지가 벌써 며칠이 지났다. “노는 놈이 더 바쁘다”는 비아냥 소린 어쩜 내게 딱일 것 같음은 눈꽃산행에 환장을 하면서도 한달 남짓 겨울산행을 못했기에 말이다. 빨간 홍치마가 어찌 됐을까도 싶고, 입춘 맞은 치마 속은 지금 어떤 부산을 떨지가 궁금하여 배낭을 챙겼다. 그런데 무주에 들어서기까지 들도 산도 내도 하늘도 몽땅 사라졌다. 농무(濃霧)는 십여 미터 앞부터 천지를 점령 무안홍(霧岸紅)의 세계를 만들었다. 때 아닌 일식처럼 해는 두터운 안개 옷을 입고 간신히 불그스레한 얼굴을 내보이느라 애처롭기까지 하다. 버스는 그 혼돈을 떨치느라 하얀 입김을 뱉고 있는데 목적지에 닿자 안무가 사라졌다. 안도감이 들었다. 나도 아까 내가 자초했던 스스럼.. 더보기 이전 1 ··· 1358 1359 1360 1361 1362 1363 1364 ··· 13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