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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지구상의 수컷들4%만 짝짓기라!

지구상의 수컷들4%만 짝짓기라!

 

파키케팔로사우루스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 들어서면 거대한 공룡 한 마리가 중앙에 턱 버티고 서서 주눅 들게 한다. 놈의 커다란 두개골은 날카롭고 큰 이빨이 촘촘히 박힌 우람한 아가리가 전부다 시피한 수각류(獸脚類;육식동물)공룡이다. 금년 들어 젤 춥다는 체감온도 영하15도인 오늘 내가 이놈을 다시 보러 온 건 세계에서 단 두 마리뿐이란 걸 이정모님칼럼을 읽고서다.

 

아크로산토사우루스

 

이름도 생소한 아크로산토사우루스가 미국의 캐롤라이나과학박물관과 여기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만 있단다. 아크로칸토사우루스는 높은 가시 도마뱀이라는 뜻인데 두개골 뒤쪽부터 꼬리까지 가시돌기가 있어 붙은 이름이다. 놈들은 중생대백악기에 살았던 우람하고 멋진 공룡인데 뜬금없이 멋지단 말을 하는 건 놈이 구애행위흔적을 남겨서다.

 

트로오돈 ; 몸무개22.7kg인데 머린3.5~4.5g으로 영리한 공룡이다.

알을 2개씩 22개를 낳는데 부화하자마자 새끼는 이소한다

 

수컷공룡이 지름2미터가 넘는 구덩이를 발로 파낸 흔적을 발견하였는데 이 구덩인 암컷이 알을 낳기 위한 둥지다. 수컷타조가 암컷타조 앞에서 구덩일 파며 구애하듯 공룡도 구덩일 잘 파는 놈이 암컷의 선택을 받았던 거다. 새의 골반구조가 공룡과 비슷한 수각류란 점에서 해부학적으로 공룡과 새는 동종이란 걸 증명한 셈이라고 네이처지가 발표했었다.

 

코끼리

 

암튼 공룡의 연애는 수컷이 암컷 앞에서 구덩일 잘 파면 됐다. 그래서 암놈은 뒷다리 힘이 센 수컷을 선택한다. 동물의 세계에서 젤 힘센 놈이 암컷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나머지 수컷들에겐 비참한 일생을 살아야함인 것이다. 지구상에 생존한 수컷들 중에 암컷 곁에 한번이라도 가서 짝짓기 해본 개체는 전체수컷 중 4%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다.

 

스테고사우루스 ; 뇌가 젤 작은 공룡, 꼬리가 발달 무기로 사용했다

 

96%의 수컷은 평생 짝짓기 한 번 못해보고 죽는다. 하여 세상의 모든 종들의 수컷은 암컷을 꼬시려 수단방법을 안 가린다. 암컷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죽음도 불사하는 처절함은 수컷의 운명이다. 4%에 낀다는 건 천운을 타고나야 함인 것이다. 4%에 끼려는 파란정자새 수컷의 구애는 예술적일만큼 상상을 절한다.

 

파란정자새

 

나뭇가지를 땅에 꽂고 얽혀서 벽을 만들고, 마주보는 벽을 하나 더 만들어 그 위에 정자(亭子)를 짓고, 정자아래통로와 벽은 꼭 파란색으로 장식한다. 파란색치장을 위해 바닷가까지 날아가 파란조개껍데기나 파란색플라스틱조각들을 물어와 장식한다. 심지어 파란열매나 진흙을 물어와 벽에 문질러 파랗게 한다. 암컷이 파란 색깔을 좋아한다고 여긴 탓이다.

 

정자주위를 파란 것들로 꾸민 정성에 암컷이 끌릴 만하다

 

그래 파란정자새 암컷은 세상에서 젤 행복한(?) 종이다. 파란정자새에 비해 잠시 헛눈 팔고 있다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는 암컷이 있다. 덩치 크고 젤 고약한 하마와 사자암놈들이다. 하마수컷은 짝짓기 할 욕심으로 어미하마가 방심한 찰나에 새끼하마를 죽인다. 어미의 수유기간을 단축시켜야 빨리 교미를 할 수가 있어서다.

 

바다사자

 

그런가하면 떠돌이 수사자는 사자무리의 수놈에게 도전하여 싸움에 이기기 무섭게 무리속의 새끼들을 전부 학살한다. 지 유전자 퍼뜨리겠다는 고차원이전에 성욕을 해소하려는 원초적 욕정일 것이다. 하여 암컷하마와 암사자는 지 새끼를 죽인 불구대천지 원수놈의 구애(?)를 받아들이는 기구한 운명에 순응한다.

 

숫놈사자, 무리의 우두머리수컷을 쓰러뜨려야 총각딱지를 땔 수 있다

  

생각해보면 잔인한 수컷이 불쌍한 찌질이란 생각도 든다. 어린새끼들을 죽여야만 4%의 수컷대열에 낄 수가 있잖은가? 암컷들이야 이런들 어쩌리, 저런들 어쩌리 식으로 짝짓기고민 않고 새끼는 낳으면 되니 말이다. 비유가 될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참 운 좋은 동물이다. 꺼꾸로 4%가 수컷대열에 못 끼고 96%는 구애에 성공(?)하여 여차하면 짝짓기 하는 일생을 살고 있어서다.

 

오징어

 

근디 짚신도 짝이 있다는 말은 옛말이 되가나 싶다. 홀남, 홀녀들이 갈수록 늘고 있단다. 경제력이 없는 홀남은 구애할 엄두도 못내는 세상이 됐다. 용케 짝을 찾았어도 돈 없어 버림받은 상처를 씹으며 모멸감의 일생을 살아야한다. 거기다대면 나는 행운이 넘친 놈이다. 애초부터 쌍방울만 차고 구애를 했는데도 천우신조로 배따신 아랫목에서 일생을 마감하게 된성싶어서다.

 

 

경제력 땜에 짝짓기를 못하는 인간세상이라면 당사자의 문제라기 보단 사회구조적인 잘못이 더 크다 할 것이다. 공수래공수거의 일생에서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균등해야하고, 어쩌다가 불행한 자에겐 사회는 기꺼이 보듬어 재활시켜야할 책무가 있어서다. 아무리 잘 났어도 지 혼자는 세상을 살아갈 수 없는 게 인간이 아니던가!

 

사람의 진화

 

오스트레일리아의 파란정자새의 구애와 짝짓기일생이 달콤한 로망처럼 느껴지는 건 사람들의 구애가 점점 야생동물의 본능으로 내닫고 있어설까? 파란정자새도 파란 털을 구하려고 파란새를 공격하기도 한다니 아름다운 구애란 절재 하는 본능일 테다.

영화 쥐라기 공원에 나오는 공룡티라노사우루스와 아크로칸토사우루스가 한 판 벌린다면 뉘가 이길까?

 

 

아크로칸토사우루스가 이길 것 같은데 시속50km의 티라노사우루스를 잡을 수가 있을까? 노력 없인 행복은 요원하다. 홀남 홀녀의 구애성공은 난관을 극복해가려는 노력이 전재할 때일 것이다. 하늘은 파란정자새가 탐낼 만큼 파랗다. 허나 파란하늘처럼 대기는 시퍼렇고 그 시퍼런 공기는 매섭게 살갗을 후빈다. 찬 겨울이라야 봄이 더 기다려지는 것이리라.

2018. 12. 08

아크로산토사우루스

메소사우루스

 

스테코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파키케팔로사우루스

고니아타이트와 직각노틸로이드

돗돔; 우라나라바다어류 중 젤 큰종이다

귀상어

붉은머리오목눈이 ; 뻐꾸기새끼의 대리모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