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하늘정원 - 금련`황령산

 

 

3호선배산역1번출구에서 부산여상우측 완만한 경사로를 오르는 반시간쯤은 여간 팍팍하다. 밀집한 주택가를 가로지른 골목들이 드론촬영을 했다면 산허리계단마을일 터다. 한더위나 살얼음겨울철에 계단마을을 오르는 고생은 상상을 절할 것 같았다.

 

광안대교

 

근다고 길이 넓다거나 주차장이 있는 것도 아니라 자가용이 있어도 애로사항은 많을 테다. 옛날엔 달동네였음 직한 다닥다닥 붙은 주택가는 양옥집으로 단장 깔끔해 보였다. 부산여상담벼락을 완전히 벗어나 도랑다릴 건너면 드뎌 금련산에 진입함이라.

 

얼음골약수터

 

수령이 꾀 됐을 물오리나무들이 터널을 이룬 등산로는 상쾌하다. 싱그러운 초록 숲은 콘크리트도회를 차단해 천당과 지옥의 경계를 이루나 싶었다. 숲속을 달리는 바람결이 그리 시원할까! 얼음골약수터벤치에 앉아 갈증을 삭혔다. 해풍이 초록이파리를 흔들고 도회의 하얀 얼굴들을 드민다.

 

 

금련산헬기장을 향하는 산길은 약간은 된비알이긴 해도 천국의 길이다. 불과 몇 분전에 열기와 소음의 삭막한 도심포도(鋪道)에서 헉헉댔던 고역은 말끔히 잊혀졌다. 대도시부산 한 복판에 울창한 숲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게 거목들이 초록차일을 쳤다.

 

편백숲 쉼터

 

산이 연꽃 모양이라서 금련산(415m)이라 부른다는데 결코 얕잡아볼 산이 아니다. 해발 몇 백m쯤 올라가서 시작하는 백두대간등산이 아닌 해수면에서 첫발 내딛는 오롯한415m된비알은 여간 숨차다. 8부 능선쯤의 편백숲 쉼터는 그런 수고로움에 충분한 보상을 해주고도 남는다.

 

 

물오리나무와 소나무가 촘촘히 박힌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 펑퍼짐한 정상에 철조망을 휘두른 송신탑만 우뚝할 뿐 시원한 조망은 없다. 금련산의 짙은 녹음은 시민들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공기청정공장인듯 싶었다. 내리막길에 들어 황령산을 향한다. 가파르지 않아 산책하기 좋다.

 

연재`동래구시가지 일원

차도를 건너 황령산초입 완만한 숲길에 들면 장막의 숲은 한 자락씩 베일을 벗으며 시가지를 선뵈는 게 사생화 한 컷씩을 펼쳐준다. 산기슭과 바다 속에서 솟은 하얀 부산시가지는 엷은 안무까지 쓰고 있어 신기루같이 황홀하다.

 

멀리 광안리와 태종대까지 보인다

 

숲 사이로 뉘엿뉘엿 얼굴 내미는 신기루시가지를 황령산은 사방으로 파노라마 엮는데 사자봉에 오르면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른다. 거대도시가 한 폭 한 폭씩 묵화가 되어 병풍처럼 펼쳐지는 감동은 황령산정에 오른 자만이 공감하는 특권이리라.

 

연재구시가지

남해를 향해 내달린 금정산맥은 장산서 주춤거리다 금련산에 산소공장을 만들고 여기서 뭉그적대다 황령산하늘정원을 만듦이다. 사자봉에 서면, 평퍼짐한 하늘공원을 어슬렁대며 조망하는 백색시가지는  부산이 이리 멋들어진 항구도시일까? 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장산(萇山)서 조감한 부산항이 담대한 수묵화였다면 황령산은 세필(細筆)로 수십 폭의 무화를 그려 병풍을 만들었음이라. 해무일까? 미세먼지일까? 센텀시티마천루를 뚫은 사장교 광안대교의 운치는 차라리 상상의 날갯짓으로 미몽의 신비에 젓게 해 가히 낭만적이다.

 

kbs송신탑

 

하늘정원속의 괴물 같은 KBS송신탑 세 개가 하늘을 찌르지 않는다면  봉수대를 안은 넓은 정상은 부산하늘의 전망대며 꿈의 정원이라. 아주 멋있게 꾸민 하늘길의 휴식처라.

봉수대는 1422세종이 군사적인 통신수단으로 설치한 봉화대였다.

 

봉수대

 

낮에는 연기, 밤엔 횃불을 지펴 해운대의 간비오산봉수대와 구봉봉수대로 시그널을 띄어 범어사, 계명산봉수대 등과 연결 북상하여 서울남산봉수대에 이러 어전에 닿았다. 그렇게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봉수대는 임진란때도 어김 없었다.  

 

금련산kbs송신탑 너머로 장산

 

동래부관활 이였던 황령산봉수대는 1592.4.14일 배돌이가 왜적의 침입을 최초로 알렸다고 이충무공전서에 기록돼 있다. 지금은 지자체서 해마다 산신제와 더불어 봉화를 재현하여 역사성을 기념하고 있단다. 그 봉수대역할을 KBS철탑으로 현대의 메커니즘을 자랑하는 걸까.

 

 

또한 황령산에는 일제강점기에 구리와 금을 캤던 폐광이 몇 군대 있고 근처 어느 여고에서 빼빼로데이가 처음 시작되었다고도 한다. 봉수대서 칠공주약수터를 거쳐 전포역쪽을 향하는 하산길은 산님들이 선호할 만한 울창한 숲속의 조붓한 바위자갈길이다.

 

 

근디 급경사를 이뤄선지 한 시간여 내내 산님을 조우하지 못해 초행인 울 부부는 초조했다. 편백숲이 나타나고 잡초 산발한 으스스한 공동묘역를 지나 주택지에 들어서기까지 사람그림자도 없어 길 잘 못 들었나 맘 조였다. 그때마다 국제무역센터빌딩이 방향타노릇을 해줬다.

 

 

지하철전포역을 향한다. 네 시간여의 산행은 상상이외의 쾌재를 맛보게 했다. 부산은 참 아름답다. 부산시민이라는 자부심을 확신시켜주는 하늘 길과 하늘정원인 금련`황량산이 도심에 있다는 건 행운이라. 우울하거나 슬프거나 기쁠 때 가까이 있는 황령산은 멋있는 친구가 될 것이다.

2018. 06. 14

 

칠공주약수터

 

부산여상 뒤 금련산나들목

금련산정상의 토치카

사자봉정상

 

장산-황량산-봉수대로 이어지는 금정산맥

우측 검정빌딩이 국재무역센터. 부산을 잘 모르는 내가 하산방향타로 삼았다

하늘정원-봉수대쉼터

칠공주약수터

왼편은 공동묘역

배산역을 들머리로 빨간점선코스로 종주했다

Posted by peppuppy(깡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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