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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 길 - 산행기

미륵산은 통곡한다

미륵산- 심곡사간의 호젓한 옛

나무데크와 마직포로 도배한 미륵산정상

나는 근래에 미륵산을 자주 찾는 편이 아니다. 미륵산행을 하더라도 기암저수지쪽에서 시작하여 1km쯤에서 좌측의 순례길을 이용 죽청마을 엘리사기도원에서 암봉을 향하는 코스나 사자암입구주차장에서 미륵산성코스를 택해 왕복하곤 한다. 까닭은 인적이 뜸하고 사람손떼가 묻지 않은 조붓한 자연길이라서다. 짐짓 매력적인 건 골짝물소리와 풀벌레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다 가뭄에 먼지가 일지 않는 숲길이어서다. 근데 오늘은 저수지에서 곧장 미륵산정상을 올라 첨으로 심곡사까지 왕복하기로 했다.

멀쩡한 등산로에 마직포 깔 돈을 불우이웃돕기에 써야~ 

계절의 여왕 5월은 엊그제 봄비세수까지 한 참이라 풋풋한 신록이 사뭇 싱그럽다. 더구나 초입부터 등산로를 말쑥하게 정비해놔 기분이 여간 좋다. 폭 2m쯤 될 등산로엔 마직포(이름을 잘 모르겠다)를 깔았던지 아님 잘잘하게 썬 나뭇조각들을 깔아놨다. 이윽고 찜질방쪽 둘레길과 만나는 삼거리에서부턴 뜬금없는 나무데크다리를 만들어 놨다. 평평한 등산로 위에 나무다리를 몇 백m나 조성한 까닭을 모르겠다.

데크조각을 깐 등산로-혈세가 자갈인가? 익산시장의 사비라면 어림없을 터~

신작로처럼 휑 뚫린 정상까지의 등산로는 산림복원 공사가 한창인가 곳곳에 마직포를 씌우거나 데크공작물들을 설치중이다. 허나 전문지식이 없는 내가 봐도 이건 아니다 싶은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미륵산정상은 산성이 복원돼 품격을 되찾았나 싶었는데 왠 데크로 정상을 한바퀴 휘둘러놨다. 관목 한 그루 없는 허허로운 정상에 그렇게 해야만 사방을 용이케 전망할 수 있단 건가?  아래서 신록을 훑고 온 시원한 바람에 가슴을 몽땅 열었다. 심곡사까진 0.9km란 이정표가 반갑다. 내 딴엔 쳐녀길이다. 암봉을 향한다.

평평한 등산로 위에 나무데크 다리라니? 익산시장이 자연훼손범 된 증거물

암봉부터선 옛날의 숲속 묘소가는 길 같아 상큼하다. 조붓한 숲길은 암봉에 이르고 다시 KBS송신소를 향한다. 송신소 턱밑 안부 갈림길은 죽청마을로 연결되는 길이라 난 훤하다. 짐짓 숲의 낭만에 취할 수가 있는 길이다. 송신소를 향하다가 육지(六枝)소나무앞에서 우회코스를 택했다. 난 그게 심곡사행길이라 믿고 있었던 것이다. 우측에 미륵산성을 끼고 아리랑고개로 하산하여 용화산을 오르는 등산로는 익히 알고 있다. 능선을 타고 심곡사를 향하는 길은 옛날의 자연숲길이다. 포도시 산길 흉내를 내고 있다고 해야 맞다. 갈수록 숲길은 원시림을 찾아가는 느낌이고, 때론 긴가민가한 길 찾기가 헷갈려도 내가 잘 못 들어섰거니 하고 의심해 보진 않았다. 분명 길은 있어서다. 작은둥글레풀이 초록카페트처럼 깔렸고 애기똥풀이 노랑똥을 사방에 퍼질르고 있는 푹신한 부엽토의 숲길이 미륵산에 있다는 건 기적처럼 느껴졌다.

자연 그대로의 조붓한 옛길

원시림같은 숲길에서 상큼한 피톤치드향, 푹씬한 부엽토에서 풍기는 냄새와, 산새울음, 겨드랑일 스킨 십하는 초목들, 빼곡한 숲을 뚫는 뽀오얀 햇살이 정서를 살찌우는 낭만에 빠져들게 한다. 딱다구리의 나무쪼는 소리가 산울림이 된다. 거미줄이 내 얼굴에 달라붙으면 질겁을 해야했다. 울창한 숲 속에 바위동네도 있다. 좀 더 내려가니 깊은 골짝이 나타난다. 수풀에 가려 골깊이를 헤아릴 수가 없다. 웅덩이에 갇힌 물은 벙어리가 됐다.

윈시 숲 같은 편백숲

울울창창한 폍백나무숲이 하늘을 덮었다. 태곳적인 내음이 온 몸을 감싼다. 돌채취 터에 쪼아놓은 돌이 수북하다. 미륵산성 쌓다 만 돌들일 것이다. 어쩌다 울창한 편백숲 골짝을 빠져나오니 운동장 만한 잔디묘역이 나타났다. 둘레길이정표가 보인다. 미륵산성2.5km. 장암마을0.9km다. 심곡사는 장암마을 위에 있다. 임도와 산길을 번갈아 걷는다. 드뎌 장암마을서 심곡사를 향한다. 

느닷없이 나타난 둘레길의 잔디공원묘역

심곡사노천무대는 참으로 멋스럽다. 초파일축제 한마당이 펼처진 모양이다. 산사에 노천무대라니~! 생활불교의 한 축을 엿보게 한다. 그 뿐이랴. 무대 뒤엔 무인찻집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가 단정하고 운치넘쳐 흐르며 나를 맞아준다. 무인찻집에 손님 한 분도 없다. 얼마 전에 L 따라 와서 차 한 잔 마신 추억이 새록새록 떠 오른다. 주머니를 뒤져보니 만원짜리 지폐만 있다.

심곡사 노천무대

차 한 잔 타 먹으려다가 단념하고 가지고 온 과일과 육포를 꺼내 씹는다. 곰곰 생각하니 내가 참 째째하다. 만원이 아깝다며 넓은 실내는 혼자 독차지 하고 여유부리며 한껏 즐기고 있다. 분위기 돋우는 조명빛 값이라 쳐 차 한 잔은 마셔야했다. 연인과 데이트장소로 이 만한 멋진 곳이 어느 산사에 있을꼬? 하루를 깡그리 뭉그적대고 싶었다. 반시간 여를 나 혼자 실컨 즐기다가 빠져나왔다.

무인카페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12나한상을 뫼신 움막에서 스님이 심곡사와 미륵산정상을 잇는 등산로를 가르켜줬다. 수풀이 간벌 된 훤한 등산로는 전혀 운치가 없다. 반시간남짓 오르자 KBS송신소다. 육지소나무 앞에 이르어 아까의 심곡사를 향한 옛길과 합류하며 쾌재를 불렀다. 장말 태곳적분위기 물씬한 옛길을 하나 지한 탓이다. 무지와 용기는 때론 자축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다음부턴 오늘처럼 심곡사 탐방코스를 즐길 테다. 미륵산행 3시간쯤의 코스로 더할 나위 없음이다.

KBS송신소

안부에서 죽청마을 코스로 하산한다. 아까 심곡사를 향한 옛길 못잖은 조붓하고 한적한 숲속길이다. 반 시간쯤 하산 둘레길에 접어들어 아까의 분기점 데크다리에 올랐다. 참으로 가관이다. 어떤 한심한 기안자의 작품일까? 등산의 '등'자도 모르고, 자연복원을 거꾸로 하는 탁상행정의 표본을 자랑하듯 한 게다. 가장 악질적이고 실패한 생태복원의 표본으로 전국지자체에 소개 하는 게 그나마 억지 명분(?)이라도 챙기려나?  

데크다리와 둘레길이 합류되는 지점. 데크다리길 옆에 등산로가 또 생겼다

데크다리는 습지에서나 쓰인다. 벼랑 또는 절벽에는 마직포를 깔고 밧줄 잡고 오르내리게 해야 한다. CCA방부목데크는 어떤 경우든 안 쓰는 게 좋다. 인도네시아 또는 말레시아 산 CCA방부목은 인체에 유해한 비소, 크롬, 구리등이 다량 함유 돼 있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 돼 미국에선 사용규제품이다. 우선 보기 좋데서 전시효과를 내겠다고 지자체가 별 생각없이 선택하는 미친짓이다.  

나무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마직포를 깔아 쒸워야 할 곳은 방치하고 형식적인 가이드라인만 나무 몸통에 걸쳐놨다.

 익산시의 미륵산등산로 림복원은 복원이 아니라 오히려 훼손히고 있단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산림복원은 사람들의 발길`손길이 최대한 안 타게 유도하는 예방책을 세우는 것일 게다, 등산로 폭을 1m안팍으로 양편에 가이드라인를 만들어 샛길허용을 막아야 한다. 어떠한 계단도 만들어선 안된다. 계단 대신 밧줄 잡고 오르내려야 한다. 미륵산정도의 산엔 어떤 인공구조물도 산림훼손행위일 뿐이다. 

계단을 기피하다보니 옆에 등산로가 생겼다. 계단은 산림훼손 주범이다. 미륵산정도 산엔 계단이 전무해도 된다.

10mm철근기둥을 세워 밧줄을 연결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경사로엔 마직포를 덮어 토사유출을 막으면 된다. 애초 조붓한 숲길이던 미륵산등산로가 고속도로처럼 휑 뚫린 건 무분별한 계단에 가이드라인이 없어서다. 또한 나무데크는 매년 오일스텐을 칠해 줘야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어 유지비도 만만찮하단다.

가이드라인목재를 철근으로 바꿔 실용성을 기하고 토사유출 방지하기 위한 마직포는 정작 이곳에 깔아야 한다 

익산시자립재정이 자체공무원인건비도 버거운 형편에 혈세 갖다가 산림복원이라는 이름으로 개지랄떠는 꼴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한다. 그 낭비되는 혈세를 주민복지에 전용하면 어떨까? 미륵산은 누구의 사유물이 아니다. 우린 잠시 관리하는 주체일 뿐이다. 우리들이 소중하게 관리해야 우리들 후예들에게도 유익한 유산이 된다. 황폐화하고 환경오염시킨 채 후손들에게 물려 줄 것인가? 

미륵산정에서 암봉으로 가는 구조물 없는 자연스런길

미륵산정상에서 부터 CCA방부목의 유해중금속은 땅 속으로 스며들어 환경오염시킨다. 법왕의 아들 서동-무왕과 선화공주가 이런 비극을 알면 지명법사께 아뢰어 미륵산을 없애버리자고 간청할지도 모른다. 미친 후손에게 훌륭한 유산 물려준들 되려 해악만 야기시키니 말이다. 얼마나 통탄 할 일인가? 미륵산은 신음하며 통곡하고 있다.

암봉에서 조망하는 신록의 미륵산정, 속내선 통곡소리가 난다

익산시민들, 특히 산님들은 익산시의 미친탁상행정에 따금한 충고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익산의 명산 미륵산훼손범은 바로 익산시장이라고-. 내가 낸 세금을 낭비하는 데 눈 멀고 입 봉한 척 할 텐가?  SNS에 한 줄 고언을 남기자.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서도.  이 넉두리가 째째하게 오지랖 넓은 나의 속좁음 탓일까 하고 생각해 봤다. 

2017. 05. 11

미륵산정의 이정표

오늘의 산행로, 주홍점선은 산행코스, 노랑점은 회귀코스, 4시간쯤 소요됨.

혈세 쓸 곳 없어 평탄한 등산로에 돈 깔아놨는지? 

물빠짐 고랑, 벌써 막혔다. 관리도 안하면서 만들어 혈세만 낭비한 우매행정의 표본

평평한 등산로에 데크다리를 올려놓은 미친짓거리의 익산시행정, 몇 년 후엔 무슨 꼴이 돼 있을까?

현재도 미친짓거리 공사 중인가?

불편한 계단길 대신 우측에 다른 길이 생겼다~

쉬워 갈 밴치는 가상하다고 할 만하다

자연복원을 위한 데크공작물-장난하나?

자연복원 복구지와는 딴 곳에 가이드라인은 뭐꼬?

숲 복원용 마직얼개를 씌워으니 옆에 가이드라인까지 쳤다면 금상첨화일터~

정상입구의 산성복원은 점수를 줘도 좋을 듯

미륵정상서 조망한 송신소, 너머에 심곡사가 있다

암봉, 아리랑고개길은 우측 에 있다

암봉 뒤 바윗길

초록카펫을 깐 심곡사행 옛길

옛길의 쌍바위

편백숲

성벽쌓기용 석재 생산 골짜기

원시림 같은 편백 숲

드뎌 마주 친 장암마을 푯말

장암마을서 심곡사 향하며 노거수 벚나무의 사열을 받는다

노천무대의 긴 돌의자 객석

객석서 본 심곡사

노천무대

무인카페 입구

무인카페 실내

해우소

심곡사대웅전

12나한전 입구

12나한전서 조망한 용화산이 안무를 휘감았다

심곡사와 미륵산정을 잇는 주 등산로 나들목입구. 주차장 옆쪽에 있다

등산로유지 관리에 송운산악회도 협조하고 있었다. 그래선지 이 등산로는 비교적 자연스런 모습이 살아있다 

송신소 아래 안부에서 죽청마을방향 하산길

죽청마을 엘리사기도원에서 미륵산순레길과 만난다

 

원불교미륵정사

데크다리를 기피한 탓에 생긴 흙길, 산님들이 흙길 밟으려 산엘 오르는지를 모르는 멍청한 익산시장 작품으로 전국에 회자될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