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공원의 봄의 향연


춘분(春分)을 통과한 시민공원은 감미로운 햇살을 뿜어 찾아오는 시민들도 미소를 지어 공원 구석구석이 만화방창 활기차다. 도심지 한복판에 이 넓고 평탄한 대지에 연푸른 새싹과 막 피어오르는 꽃봉오리의 녹지공원이 없었으면 부산시민들은 어디서 상춘(常春)을 만끽할까? 나무 밑 벤치와 쉼터는 나이 지긋한 로맨스`그레이들의 차지고, 텐트와 숲길은 젊은 커플들이 로망을 수놓고 있다.


그보다도 유토피아는 딴 데에 있다. 호숫가 모래사장은 따사로운 햇살을 품어 천방지축의 꼬맹이들이 감미로운 모래찜질 놀이하며 철딱서니를 즐긴다. 미니호수에선 잉어들도 산란기인지 떼 몰려 물장난 질이고, 물가에선 두루미가 방심한 놈 낚아챌 찰나를 엿보느라 목이 빠진다. 그러거나 말거나 분망한 건 보금자리 다듬어 짝짓기하려고 방정을 떠는 까치와 비둘기와 까마귀와 벌`나비다. 부산 시민공원은 대자연의 미니어처다.


방대한 부산시민공원(47만1578㎡)은 일제 강점기에 경마장으로 사용한 터란다. 일제의 조선총독부는 경마장을 돈벌이로 운영하고 군사적 목적으로도 활용한 조선인을 수탈한 상징적인 장소다. 8.15해방 후엔 주한미군사령부(캠프하야리아)가 들어서 70년간 미군 주둔지가 된다. 글다가 2006년 하야리아 캠프기지가 폐쇄되고 공원 조성계획이 수립되는데 부산시민들의 청원이 절대치가 되어 8여 년의 공사 끝에 2014년 5월 시민공원으로 태어난다.


드넓은 초지에는 다양한 수목과 원예작물과 위락시설과 쉼터가 하천과 호수와 어우러진 부산의 에덴동산으로 탈바꿈한다. 부산시민들이 끈질기게 갈구한 쉼터이다. 그 역사(役事)에 손가락 하나 얹은 적 없는 나는 오늘 상춘객이 되어 꿀맛의 오후를 즐기니 행운아라. 근래에 서울의 중심부인 용산 미군기지가 옮겨가고 그 자리에 용산공원이 들어선다는 빅`뉴스가 가슴 설레게 한다. 서울의 요충지인 용산미군기지는 일제 강점기 일본군의 병영지대로 시작하여 해방 후 주한 미군기지가 됐다.


치외법권 지역이었던 방대한 평지 미군기지 300만㎡에 용산공원 조성사업이 진행되자 2021년 국회의원들이 용산녹지공원 일부를 택지로 개발하자는 제안서를 제출하는 근시안을 내놓아 빈축을 사고 있다. 일본군의 병영지, 한미동맹의 요체인 주한미군기지를 어떻게 기록`활용하여 대한민국의 굴곡진 근`현대사를 정리하고, 푸른 쉼터를 조성하여 시민들의 영원한 파라다이스로 재탄생해야 한다. 부산시민공원을 롤`모델로 삼았음 싶다. 2026. 0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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