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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제주여행에서 맛본 또 하나의 행복

제주여행에서 만난 어느 후배의 행복

관광여행에서 기대하는 건 볼거리와 먹거리에 빠져드는 일일 테고 욕심을 더 낸다면 예상치 못한 정황에 맞닥뜨려 감탄케 된다는 점이다.

30년을 우정이란 새끼를 꼬고 있는 초등동기 7명이 2박3일(15.8;30~17.21;20 - 광주공항) 일정으로 제주를 찾은 건 15일 오전9시반 이었다. 몇 년 만에 온 제주도는 관광특구로 현란하게 변신했다.

첫날 일정이 끝날 무렵 친구동규가 아까 극구 말렸는데도 초등학교2년 후배란 한봉규 씨(조경업을 하는 사장이지만 난 왠지 여기선 존칭을 쓰지않키로 했다)이 찾아왔다.

‘고향선배들이 왔는데 어찌 전화인사로 말겠느냐?’게 그의 변이였다. 허나 난 그를 일면식도 없어 전혀 모른다.

동행인 친구 여섯 명은 그를 극히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가 싶었기에 그 후배의 출현은 의외였고 그래 더욱 고마웠다.

그가 온 이유 하난 저녁식사대접을 하기 위함 이었는데 우리가 어떻게 그에게 폐를 끼치는 꼴을 감당할 수 없다 해서 그의 마음만 감사히 받았었다.

식사 후 그가 돌아가면서 자기집에 우릴 초청했었는데, 다음날 역시 수차례 통화 끝에 우린 결국 그의 집을 방문했었다.

대로에서 농로를 따라가다 그의 집 울에 들어선 우린 잘 다듬어진 울타리 숲 사이로 구부정한 입로(入路) 30여m를 걸으며 '아~!’ 소릴 하기 시작했다.

오백 평쯤 된다는 대지엔 분재와 수석으로 소꿉장난눈요기 터[정원]를 조성해 놨는데 압권은 키 큰 나무들이 빙 둘러쳐 울타리를 만들어 파란 하늘을 파들어 가고 있다는 기막힘 이였다.

오늘은 청명치 않아서 다행이지 쪽빛하늘일 땐 하늘 한 조각이 뭉텅 무너질지도 모를 아늑함이 이 집에 사는 분들의 마음을 그지없이 평안케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주윈 인가가 없다. 풀벌레와 새 우는 소리가 그 집엔 잡음(?)일 테다, 거기에 파묻힌 몇 평 안가(安家)는 작고 초라해서 제격이었다.

후배는 거기 터에다 조그만 펜션 두 동을 세워 손님을 맞으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멋을 누리고 싶어 작업을 한단다.

그는 나무를 돌보며 자연을 이쁘게 손질하는 게 적성에 맞는다고 했다. 그가 머물고 있는 그만의 이 소우주는 벌써 20년을 다듬은 거란다.

노후를 살면서 취미를 살리는 행복한 삶은 아무나 영위할 수 있는 게 아닐 것이다. 내공과 성실함이 몸에 밴 생활일 때 가능하다는 걸 그의 그간의 삶에서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초등학교 졸업 후 목포에서 중`고교를 다니고, 파월장병 복무를 끝으로 제주에 정착 우체국직원으로 시작한 공직생활을 한국통신에서 명퇴했단다.

무연고인 제주도에서 탄탄한 오늘을 기약할 수 있었던 근간은 그의 성실성과 겸손함일거란 걸 난 금세 읽어낼 수가 있었다.

단지 아주 옛날의 고향선배란 연으로 우리에게 베푸는 친절을 여미어 볼 때 훈훈한 그의 마음자릴 느끼는 거였다.

취미를 생활에 접목시키며 여생을 보낸다는 삶은 누구에게나 허락 된 행운이 아닐 것이다.

그가 우리에게 베푼 친절과 성실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그런 복 받은 삶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해원(海苑)이란 횟집2층에서 용두암 앞바다를 잠재우는 해넘이 풍광을 초망하면서 식도락에 빠져들게 한 만찬은 그가 선물한 또 하나의 특별한 맛 이였다.

연락 안했어도, 아니 전화인사말 만으로도 충분한 예의였음인데 얼핏 과잉친절이란 오해를 살만한 그의 고운 마음결은 우리일행 모두를 감동케 한 제주여행의 진수였다.

그가 오붓한 펜션을 지어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 그를 만나 통교하며 여행의 또 다른 맛과 멋에 취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한 군이, 그의 가족이 건강하게 아늑한 터울을 더 아기자기하게 꾸리는 일에 행복이 같이 하기를 신망한다.

# 추기;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제주여행을 갈 기회가 있을 때 한 군과 연락을 취한다면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게 될 거라고 확신한다.

# 연락처; 010-9112-2360 (고은영, 그가 명함이 없어 자부님걸 챙겼다)

fax ; (064) 722-8559

e-mail ; jjinpotato@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