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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실미도 소무의도기행Ⅱ

2) 섬 속의 섬 한바퀴 - 무의바다누리길

무의도와 소무의도를 잇는 인도교. 기왕이면 차도도 병행했으면 좋았을걸?
소무의도 인도교와 소무의도 전경, 뒤에 팔미도와 인천시가지가 아스름하다

무의도공영주차장에서 푸짐한 도시락오찬을 즐겼다. 정00향우회장님이 마련한 오찬파티는 그 풍성함만큼이나 화기애애, 옛날 깨복쟁이 시절까지 얘기꽃을 피워 잔치마당 같았다. 동안(童顔)의 노스텔지어를 그리다가 아삼아삼한 추억을 소환하는 열락(悅樂)에 고향의 모임은 잔치마당이 되나 싶었다. 오늘 <불갑산악회>의 실미`무의도 여행은 그랬다.

오후1시, 나는 슬그머니 자릴 떠 소무의도트레킹에 나섰다. 유 회장한테 2시간의 빌미를 받았다. 소무의도는 배불뚝이 인도교를 내밀며 내 발길에 깔린다. 다리에 중앙선을 그어 나들길로 나눠 차량은 다닐 수가 없는, 애당초 건설할 때 좀 더 넓혀 차량과 동행했음 금상첨화일 텐데~. 그러나 섬 일주 후 나는 인도교만으로 소무의도는 더 행복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무의도의 강태공들
소무의도 인도교

차량이 없는 섬이 소음과 주차난과 매연과 수반되는 쓰레기와의 전쟁에서 자유롭고 그래 섬은 쾌적하고 행복할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무의도유원지의 캠핑장과 주차장주변의 쓰레기, 밀물처럼 밀려드는 인파의 북새통은 환경오염의 전쟁터였다. 문명의 혜택을 덜 향유하더라도 공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그 길이 행복이다. 다소 불편함은 좀 바지런 떨면 되고 그것 또한 건강을 위한 활동일 것이다.

▲떼무리항▼
무의도 선착포구

떼무리항과 어촌사이 마주보는 해안길을 걷는다. 화장실의 수도꼭지가 꼭지만 있는 건 무의도화장실과 같았다. 섬이라서 아니, 갈수기인가? 우리나라 화장실은 여느 선진국보다도 청결함인데 무의도화장실 땜에 인천시장이 쪽팔리게 됐다. 아니 외국인이 여기 화장실에 들어섰다면 우리나라 화장실문화를 폄훼했을 테고, 그건 윤 대통령이 쪽팔릴 일이다.

부처깨미길은 무의도 해안까지 조망하는 해안선숲길이다. 소사나무와 팽나무와 참나무 관목들이 소나무를 보초 세운 채 몸 비틀어 춤추며 바닷바람을 맞는다. 그 바람결이 그리 시원하다.부처깨미 전망대는 소무이도의 뷰일 듯싶었다. 인천시와 인천대교가 가물가물 몽환적인데 팔미도는 비행기까지 띄워 푸른 바다와 하늘을 가른다. 아! 5분쯤 망중한에 들고 싶어 눈을 감았다.

▲부처깨미숲길▼
부처깨미 뷰
▲몽여해변길의 총석정▼

몽여해변길을 밟는다. 저만치 물러선 몽여해수욕장은 파시의 냄새가 짭조름하다. 박물관과 카페와 팬션이 자릴 잡는 소무의도의 번화가로 탈바꿈하는 곳인가 보다. 한 무리의 파도가 스티로폼 한 덩이를 싣고 와 모래사장에 내려놓는다. 저놈은 어디서 파도 등에 탔을까? 바다는 스티로폼과 비닐 땜에 늙는다. 바다가 자정능력을 잃으면 우리는 끝이다. 지구상의 생명체는 살아남을 수가 없다. 과연 일회용품 사용금지는 실행될는지?

소무의도 박물관

6구간 명사의 해변길은 어째 헤어진 연인의 뒤태마냥 시들시들했다. 박통이 찾았을 때가 그리우나 보다. 하나의 위안거리는 저만치서 해녀도가 동무하고 있다는 거다. 해녀들이 바다에서 물질하다 쉬는 무인도 - 해녀도는 무의도개발이 한창일 때 채석장으로 쓰이다 만 슬픔을 안고 있다. 사라질 번한 섬이라서, 해녀들의 쉼터여서 더 멋진 이미지로 남은 건가! 풍만한 여인의 가슴마냥 아름답다.

명사의 해변

헤녀섬길은 안산 하도정을 향하는 깔끄막 길이다. 소나무관목 사이로 해녀도가 한껏 부픈 젖가슴을 내민다. 빡센 등산로는 정상에 하도정이란 정자를 세워 최상의 뷰를 즐기게 한다. 섬산행의 별미에 빠진 산님은 해변의 방랑자가 된다는 속설이 있다. 바다와 접한 산은 높지 않아도 창공과 창해를 동시에 만끽할 수가 있어서일 것이다. 하도정은 그걸 체감시킨다.

▲장군바위 뒤에 해녀섬▼
▲키작은 소나무길▼
▲하도정▼

마지막8구간 키 작은 소나무길은 하도정에서 인도교까지다. 급살 맞은 데크계단 길은 소무의도인도교와 떼무리항의 아름다움을 실감케 한다. 무의바다누리길 2.48km는 8개의 테마로 나눠 해안과 숲길을 누비는 환상적인 코스다. 2시간동안 소무의도 해안에서 온갖 한량질 하며 뿌듯했던 희열은 <불갑산악회>후배들이 준 보너스인 셈이다. 난 소무의도가 있는지도 몰랐었다. 후배들의 건승과 <불갑산악회>의 영광을 기원한다.               2022 10. 23

안산정상에서 조망한 팔미도와 인천시
소무의도 인도교
떼무리항
▲인천시와 소무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