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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6) 스위스 알프스 융프라우(Swiss Alps Jungfrau)-신이 빚어낸 보석

6) 스위스 알프스 융프라우(Swiss Alps Jungfrau) - 신이 빚어낸 보석

▲융프라우▼

오늘도 날씬 짓궂다. 하긴 버스로 2시간쯤 달려야 그린델발트에 도착한다니 융프라우날씨만 좋으면 된다. 우린 취리히에서 관광버스로 인터라켄을 경유해 그린델발트에서 산악열차로 정상까지 갈 예정이다. 차창에 스치는 풍광은 리기산행 때처럼 안개비 땜에 시원치를 않다.

차창에 스친 바로크교회

클라이네 샤이데크(2061m)에서 톱니바퀴레일을 달리는 등산열차로 갈아타고 융프라우를 향한다. 융프라우요흐 전망대(3,454m)로는 베르너 오버란트 지역에서 젤 높은 산봉우리이고, '요흐(joch)'는 '아래' 라는 뜻이란다. ‘신이 빚어낸 알프스의 보석’이라는 융프라우(4,158m)는 아이거(Eiger)와 묀히(Monch)와 함께 3대 봉우리 중 최고봉이다.

초원을 휘두른 안무 내뿜는 산 뒤로 설산이 선뵌다

허나 융프라우의 또 하나의 이름은 ‘젊은 아가씨’이다. 날씨가 변화무쌍하여 안무에 숨을 때가 많아 정상의 만년설은 수줍은 젊은 아가씨처럼 좀처럼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질 않아 일컫는 별칭이다. 또한 정상아래 인터라켄의 아우구스티누스 수녀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하여 명명했다고도 한다.

해발1000m를 거뜬하게 기어오르는 등산열자의 차창에 펼쳐지는 풍광은 탄성연발이라. 완만한 언덕 초지에서 노니는 염소 떼와 꽃송이를 흔드는 장난감 같은 집!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의 행복지수는 얼마일까? 그 초지사이로 난 구불구불 백사(白蛇)마냥 뻗은 길을 등산객 한 커플이 오르고 있다. 짬 내어 끼어들 수 있다면 동행하고 싶다.

주인 기다리는 자전거가 초원의 주인 같다

융프라우를 오르는 트레킹코스가 무려 70여개나 있다는데 띄엄띄엄 초지 숲에 박힌 고가(古家)샬레풍의 세모집들이 게스트하우스를 겸하고 있어 알프스의 속살과 향취를 제대로 만끽할 수가 있단다. 하여 알프스는 속살이 더 아름답고 멋진 산이라고도 한단다. 설산의 하늘금과 골짝의 폭포를 감상하며 느릿느릿 탐험하는 등산객의 낭만을 꿈꿔보는 것만으로 나는 달떴다.

▲스위스 소들은 행복한 놈들이다. 자유 만끽한 놈들이 제공하는 육질도 최상품일 터~!▼
10분 쉴 때 공용화장실은 1200원상당의 카드가 필요하다. 하여 우린 인근 그랜드호텔에서 실례를 했다가 안내한테 들켜 어색한 인사로~
화장실 한 번 사용하다 민망했던 그랜드호텔, 나는 급할 때 무단으로 호텔을 이용하는 건 이골이 난 놈이다
이 넓은 초지의 주인인 소 몇 마리가 행복해 보인다
융프라우 행 케이블카 시발기점역
▲그실 케이블카에서 조망하는 풍경이 더 뿌듯했다▼
▲산촌의 완만한 초지의 길은 트레킹족들의 힐링코스란다. 걷다가 게스트하우스에서 일박하고 다시 여장을 챙기는 산책이고 싶었다▼
스위스계곡물은 그대로 음용수다
▲ 클라이네 샤이데크역에서 산악열차로 환승한다▼

융프라우 철도는 암벽을16년간 뚫고 1912년 건설된 경사도 25°의 아프트식 철길이다. 기점역(基點驛)인 클라이네샤이덱(높이 2,061m)에서 약2km는 완만한 초원이지만, 나머지7km는 아이거와 묀히의 산허리를 뚫은 터널로 융프라우요흐에 오른다. 기차에서 내리면 춥고 다소 어두운 동굴을 지나서 전망대에 선다. 드뎌 눈부신 설원(雪原)이 펼쳐진다.

정상에선 북동쪽의 묀히와 아이거, 남동쪽의 알레치 빙하, 남쪽의 알레치호른이 조망된다. 산골짝사이의 알레치 빙하 길이는 23㎞, 깊이는 900m로 독일의 흑림까지 뻗은 유럽에서 가장 긴 빙하다. 코앞의 음흉한 크레파스가 의시시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다. 이곳3,000m가 넘는 고지에 천문대와 연구소가 있다.

산악철도운행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얼음터널 알파인 센세이션에 다양한 얼음조형물의 아트페어가 얼음궁전처럼 이어지는데 빙판길이 미끄럽다. 이윽고 융프라우요흐 전망대에서 편하게 융프라우만년설을 품어보고 식당가에서 기갈을 때울 수가 있는데 인파로 난장이다. 해발3500m산정에 구름인파라니~! 스위스는 그렇게 부유해지나 싶었다.

알레치 빙하는 1년에 80~90m씩 아래로 흘러내려가고 만년설이 사라질 때의 지구온난화가 빚을 인류의 미래는 어찌될까? 스위스가 석유류제품과 목재류제품 사용을 최소한 안 쓰는 소이를 엿보게 한다. 남의 일이 아니다. 이곳에 까마귀가 동행한 이유를 생각해 봤다. 만년설 밟는 걸 시늉만 내고 다시 터널로 들어섰다. 언제 다시 올 수가 있을까?               2022. 09. 30

융프라우방하는 23km를 흐른다
▲해발3000m이상의 설산에서 까마귀가 산님들을 환영(?)한다는 건 '놀랄 노'자였다. '바다의 갈매기' 처럼 '알프스고지의 까마귀'~▼
터널 입구
▲터널의 얼음조각품▼
얼음터널엔 1912년부터 16년간의 산악철도공사 모습을 조각하여 실감케 했다.
얼음터널은 미끄러워 신경 날서게 한다
▲융프라우전망대엔 상점과 식당이 있다▼
▲스위스산 와인은 싼 편인데 딴 물가는 엄청 비싸다▼
빙하의 계곡은 200여km나 이어진다
▲위 역에서 다시 한 번 하산행 열차로 옮겨 탄다▼
알프스 산악열차는 톱니바퀴 레일이 있어 경사길을 다닐 수가 있다

# 이 여행기에 수록 된 사진들 중 일부는 차장을 통해서 촬영한 탓에 선명도가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