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재 골의 비단 물살 (주흘산) ★ 새재 골의 비단 물살 (주흘산) ★ 오늘도 하늘은 잔뜩 찌푸린 채 웅크리고 있다. 기죽은 초목들이 그의 안색을 살피느라 미동도 않고 숨죽이고 있다. 촐싹대다 밉보이기라도 하면 호우세례에 애써 키운 꽃과 이파리를 망신창이 만들기 십상인 땜이리라. 저만치 덩치 큰 산들도 바짝 엎드려 하늘금 긋기를 망설이다가 하늘척후병(구름)에 정수리를 야금야금 먹히고 있다. 그 팽팽한 긴장의 아침을 25,1,37,35,45번 고속국도를 기침 한 번도 못하고 달려 문경새재 주흘관 앞에 닿았다. 10시 반을 넘었다. 주흘, 조령산령이 가둔 하늘은 자못 안색이 밝았으나 여느 것 하나 꿈쩍도 않고 우뢰소리 만이 협곡을 진동하며 시공간의 긴장을 깨고 있었다. 새재계곡을 달리는 물은 눈 부실만큼 하얗다. 난 여태 많은 계곡물이 이.. 더보기 이전 1 ··· 1277 1278 1279 1280 1281 1282 1283 ··· 130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