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숙도철새공원의 세밑풍경
하얀 갈대숲의 잔잔한 파도가 햇빛에 일렁이는 낙동강 윤슬에 이어져 하늘에 맞닿는다. 무한대의 순수지대가 을숙도철새공원이다. 광활한 적요의 무대에서 차가운 바람결이 망연한 나를 일깨운다. 심호흡으로 환장을 한다. 철새 한 무리가 갈대숲 위로 비상한다. 아직 철 이른 건지 아님 해질녘이 아니어선지 철새들의 군무(群舞)는 없다. 이따금씩 갈대들이 하얀 머리칼을 일제히 세차게 흔들어댄다. 철새들처럼 한 방향을 향해서~! 을숙도(乙淑島)의 한자 새 을(乙) 맑을 숙(淑)을 풀이하면 새가 많고 물이 맑은 섬이다.
무한대로 펼쳐진 갈대밭 위로 비상하는 하 많은 철새들이 하늘에서 펼치는 활공은 상상을 절하는 행위예술-춤사위 같다. 그 철새의 군무가 발갛게 타오르는 노을빛 무대에서 펼쳐질 땐 탄성 이외 언어도단이다.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단 한 번뿐일 그 순간의 장면을 품에 안기 위해 시인과 문학인과 사진작가들이 진을 치고 시간을 낚는 곳이다. 그렇게 해서 아름다운 을숙도는 사진으로, 글로, 영화로 사람들의 공감대를 넓히며 순정에 이르게 한다. 그런 을숙도가 나의 동경이 된지가 언제 적부터였던가?
을숙도하구 탐방체험장에 들어섰다. 애초에 여기는 부산지방의 분뇨를 수거해 정화시키는 어마어마한 똥통자리였다. 낙동강과 갈대밭과 바다가 만나는 천혜의 아름다운 곳에 사람도 낄 수가 있다. 라는 발상의 전환으로 똥통을 리모델링하여 전망대와 도서관이 딸린 건물에 멋진 정원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리고 서쪽의 갈대밭을 파서 수로를 내어 철새인공도래지를 만들었다. 허나 수로폭이 좁고 깊어서 철새서식지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남쪽의 파밭과 준설토적치장 기수·담수·해수지 총400,000m²를 습지로 조성 2007년 7월에 낙동강하구에코센터를 개관하였다.
겨울철에 을숙도남단에서 헬수 없이 많은 고니떼와 오리류들이 먹이활동을 하며 월동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고, 습지 속의 갯벌에서는 수천마리의 갈매기류의 휴식장면도 볼 수가 있다. 이곳은 철새들의 주요 이동통로로써 후투티, 멧도요, 수리부엉이 같은 희귀종과 다양한 새들을 만날 수 있단다. 겨울 철새와 다양한 종류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자연의 보고로 자리매김한 을숙도생태공원은 탐방객을 위한 낙동강 하구에코센터와 야생동물치료센터도 운영되고 있다, 을숙도생태공원은 길이 4.50㎞, 면적 3.2㎢란다.
강원도 태백시 황지연못에서 발원한 샘물이 경남·북과 부산을 거쳐 남해로 흘러드는 연장 400.7㎞의 낙동강 하구에는 화명·대저·삼락·맥도·을숙도 5개의 생태공원이 조성되었고, 낙동강하구언 다리 하단부의 ‘을숙도철새공원’과 상단부(옛 일웅도)의 ‘을숙도생태공원’으로 나뉜다. 을숙도철새공원은 천연기념물(179호)로 지정되어 자연친화적인 생태계 보전 및 지속가능한 생태하천 기능회복과 시민들이 즐겨찾는 생태공원을 만들어 2029년까지 낙동강 하구 전체를 ‘국가정원’으로 지정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나는 지난 가을 을숙도북단의 일웅도(日雄島)라는 하중도(河中島)에 조성된 무성한 갈대숲과 습지, 구불구불한 수로와 똥다리, 장엄한 낙조를 탐닉했었다. 게다가 갈대밭과 팜파스그라스의 끝없는 초지에 점점이 수놓은 야생화와 연보라라물결의 핑크뮬리가 낙동강에 흘러드는 정경에 시간을 잃고 나를 놓았다. 바람소리와 파도소리와 강물의 윤슬은 여기가 파라다이스란 생각이 들었다. 눈 시리도록 매혹적인 풍경과 한적함에 헤엄쳤던 일웅도에서 소요는 오늘 철새탐조대에서 멋진 피날레를 즐김이라! 2024.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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