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하기 위하여
용서 받을 수 없는 것을 용서 받기 위하여
눈사람을 기다리며 노랠 부르네
세상 모든 기다림의 노랠 부르네.
- 정호승 -
사랑하기 위해 기다리는 ‘눈사람’은
자신의 눈물로 온 몸을 녹이며
시인에 희망을 안겨주는-
연인이라고 누가 하던가?
자신의 눈물을 눈가루로 만들어 눈사람을 키우는
함박눈의 계절에
노랠 부르기가 지처질만 하외다.
하얀 눈발 같은 그대의 새해 인사 접하고도
멜랑꼴리한 하루하루를 냉냉하게 보내쳤구려.
사랑하기 위하여, 용서 받기 위하여
눈사람을 기다리는
함박눈을 기다리는
시심의 언저리에서 맴돌기를 하외다
냉냉한 겨울 공간이 넘 커버린 것 같은 -
그대의 따스한 체온이 감감 해 저 버린
그대의 숨소릴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