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색 ~ 그 알갱이

목욕탕에서




목욕탕에서


숭숭한 옥수수수염 사이로 어른거리는 면면들

열대 늪 위로 내미는 껌멍 눈 하마

뜨거운 탕 휘젓는 숫 원숭이의 훵한 동공

물벼락 맞아 초라한 촌닭의 스믈스런 눈까풀

어쩌다 눈깔들이 부딪치는 소음에

무표정 돌리는 군상들

목 잘린 쌍통들의 전시장에


잘난 놈, 못난 놈

있는 놈, 없는 놈

높은 놈, 낮은 놈도 탕 속에 사타구니 감추고

네 놈, 내 놈 같은 배꼽을 디민다.


페이스마스크의 천국

오, 파라다이스여!

아~, 카타르시슴이여!

목욕탕이여 영원 하라

배꼽이여 춤을 춰라.


'사색 ~ 그 알갱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 (栗)  (0) 2010.02.18
밤 앞에서  (0) 2010.02.18
매 화  (0) 2010.02.18
  (0) 2010.02.18
눈사람  (0) 2010.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