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서
숭숭한 옥수수수염 사이로 어른거리는 면면들
열대 늪 위로 내미는 껌멍 눈 하마
뜨거운 탕 휘젓는 숫 원숭이의 훵한 동공
물벼락 맞아 초라한 촌닭의 스믈스런 눈까풀
어쩌다 눈깔들이 부딪치는 소음에
무표정 돌리는 군상들
목 잘린 쌍통들의 전시장에
잘난 놈, 못난 놈
있는 놈, 없는 놈
높은 놈, 낮은 놈도 탕 속에 사타구니 감추고
네 놈, 내 놈 같은 배꼽을 디민다.
페이스마스크의 천국
오, 파라다이스여!
아~, 카타르시슴이여!
목욕탕이여 영원 하라
배꼽이여 춤을 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