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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강추 하고픈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강추 하고픈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1960년대 펜타곤 내 비밀 군사연구소에서 펼쳐지는 판타지사랑 이야기<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가 이번 아카데미시상식90(34)에서 무려 13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작품상은 물론 감독상을 포함해서 모두 4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셰이프 오브 워터>는 펜타곤연구소 수조에 갇힌 아마존에서 생포한 괴생명체(더그 존스)와 청소부 엘라이자(샐리 호킨스)와의 슬픈 사랑 이야기다. 비늘로 덮인 괴생명체의 신비에 이끌려 조금씩 다가가는 언어장애의 엘라이자는 함께 음악을 들으며 교감하게 된다.

 

 

그 모습을 목격한 호프스테틀러 박사(마이클 스털버그)는 괴생명체에 공감 능력이 있단 걸 알게 되고, 실험실의 보안책임자인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넌)는 그를 해부하여 우주 개발에 이용하려 한다. 이에 엘라이자는 괴생명체를 탈출시키기 위한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청소부 엘라이자, 엘라이자의 동료 흑인청소부, 옆방의 늙은 화가, 괴생명체를 연구하는 과학자(러시아 스파이)도 사회로부터 따돌림 속에 상처받으며 살아온 사람들이다. 부조리와 편견의 시대에 소외된 그들은 고통에 민감하고 따뜻한 시선에 목마른 아웃사이더다.

 

 

엘라이자가 괴생명체에 연민을 느끼며 상처를 보듬는 사랑의 싹을 틔우는 소이다. 하여 그들은 말이 아닌 눈빛과 손짓으로 소통교감하며 그들만의 사랑을 키워나가는 연인으로 다가선다.

사랑은 언어나 외모가 달라도 눈빛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전하는 포옹입니다

 

 

욕조에서 혼자 자위를 했던 엘라이저가, 그녀의 욕실에서 괴생명체와 사랑을 탐닉할 때 욕실은 물로 넘실대고 밖은 소낙비가 퍼붓는다. 물이 가득 찬 욕실에서 두 연인의 사랑의 유영으로 엘라이저의 방에서 새어나간 물은 아래층 극장의 객석으로 떨어진다. 그 물방울은 퇴락한 극장에서 영화관람 중 졸고 있던 관객의 입 속으로 떨어져 그를 소스라치게 한다.

 

 

물은 담는 그릇에 따라 모양이 변한다. 부드럽지만 우주에서 가장 강하고 가변성 있는 힘이기도 하다. 사랑 또한 그렇지 않은가? 여성이나 남성, 기타 생명체 등, 사랑을 어떤 모양에 집어넣건, 사랑은 바로 그것의 모양이 된다라고 감독 예르모 델 토로는 <셰이프 오브 워터>를 말한다.

 

 

영화는 물방울로 아름답기 이를 데 없는 섹스신을 담아낸다. 괴생명체와 첫 섹스 후 출근하던 엘라이저가, 버스창의 두 개의 빗방울이 매끄러운 유리 표면에서 2인무로 줄달음질치다가 마침내 하나의 물방울이 되는 걸, 그녀의 촉촉한 눈으로 좇는다. 버스가 앞으로 달려나갈 때 관성의 법칙에 의해 빗방울들은 뒤로 밀려난다. 그렇게 아름답게 하나가 될 수 있는 건 사랑이다.

 

 

영화가 종반으로 치달을 때 두 연인이 춤을 추는 장면은 가슴 찡하고 멍멍 해진다. 너무나 순진하고 아름다운 사랑일 땐 우린 감루하기 마련이다. 죽은 엘라이자를 껴안고 댐으로 뛰어들어 익사한 줄 알았던 괴생명체의 로맨스판타지는? 그를 왜 아마존원주민들이 신으로 여겼는지를~?

 

째즈선율 속에 엔딩크레딧이 사라져도 자릴 뜨지 않은 관객이 많은 영화였다. 말 못하는 괴생명체와 말 못하는 여인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낸 영화는 세상 모든 모양의 사랑을 하나가 되려는 물방울로 축복하려 한다. 사랑이 목마른 사람에게 강추하고 싶다.

2018. 0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