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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눈 오는 날의 비수(悲愁)

눈 오는 날의 비수(悲愁)

 

 

비오는 날보단 눈 오는 날이 즐거운 건, 하얀 꽃가루들이 나풀거리며 누리를 온통 순백의 세계로 만들어 낭만에 젖게 해서일 테다. 그래 우리는 눈 오는 날이나 설경속의 추억을 많이 간직한 채 첫눈오길 못내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하여 사람들은 순백의 설경속의 애틋한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음직하다.

 

봉원사설경

 

나는 눈 오는 날의 추억이 특별하게 기억나는 게 없지만, 눈부시게 하얀 설경이나 상고대 앞에서 황홀경에 빠져든 추억은 많다. 겨울설산의 황홀경과 희열은 사뭇 무아지경에 이르게 하여, 눈 오는 날은 그런 낭만의 흥분을 탐하려 산행 꿈에 설레곤 한다. 근디 이번 겨울엔 팔목골절재활치료로 아파트 뒷산 안산자락길을 매일 두 시간쯤 트레킹하고 있다.

 

안산초록숲길 쉼터

 

안산자락길7~8km트레킹은 아내와 나의 일과 중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라. 눈길을 걷는 즐거움은 어련할까만 서울도심의 자락길이라 제설재를 살포하는 통에 불안과 걱정거리에 신나질 않는다. 이번처럼 혹한이 계속되면 불안과 의구심과 분노는 배가돼 낭패다. 눈 내리면 염화칼슘(CaCl2)을 살포하고, 녹은 눈이 강치로 얼면서 다시 염화칼슘을 대량 살포하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빙판길을 제빙하느라 뿌린 염화칼슘은 혹한에 수분부족으로 얼음을 제때 분해하지 못한 채 군데군데 얼음덩이알갱이로 방치돼있다.

 

 

문제는 염화칼슘의 염분이 쇠붙이를 부식시켜 교량과 도로의 수명을 단축하고 차량부식을 촉진시킨다. 나아가 독성은 흙속에 스며들어 가로수와 도로변의 농작물, 더는 인근의 수풀까지 고사케 한다. 염화칼슘입자는 액체 속에서도 분해되지 않은 채 수분이 증발해도 휘발되지 않고, 흙속에 남아 초목뿌리에 착근 성장을 저해하여 고사케 한다는 게다.

 

 

길가의 초목이 말라죽고, 멀쩡했던 샘물이나 석간수가 음용불량이 되는 소이는 염화칼슘살포가 한 몫을 한단다. 안산자락길엔 십여 곳에 약수터가 있는데 대게 음용부적합판정을 받아 부적합딱지명찰을 달고 있어 안타깝다. 그래도 나이 지긋한 토박이 분들은 여전히 음용하고 나 또한 트레킹 중에 갈증을 해결한다.

 

 

십여 년 전 만해도 애용한 약수가 꼭 염화칼슘 탓에 지금 부적격판정이 됐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심산유곡이 아닌 인적이 많은 길가나 도로변의 약수터가 대게 음용불합격이 된 건 제설재 탓이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염화칼슘도 친환경제품은 무해하단데 값이 일반재품보다 1.5~2배정도 비싸, 적자재정의 지자체에서 기피할 것이란 선입견이 우릴 슬프게 한다.

 

 

사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서 사용하는 염화칼슘도 값싼 중국산을 사용하고 있다. 인건비를 아끼려 십여m간격으로 갓길에 놓고 대량 살포하고 있어 갈수록 염화칼슘사용량은 늘어날 게 뻔하다.

무분별한 살포로 우리들이 먹는 식수와 농수산물이 염화칼슘에 오염된다고 생각할 때 부아가 나고, 속절없이 당하면서 살아야한다는 무기력에 화가 난다.

 

 

해도 희망은 있다. 친환경제품을 사용하면 오염의 불안을 좀은 해소할 수가 있어서다. 지자체는 예산타령을 할 게 아니라 눈먼 돈 특활비를 전용하면 될 것이다. 매년 천억 원에 달하는 특활비가 고위공직자들의 쌈지돈으로 쓰이고, 온갖 불법과 음성적인 편법에 악용되고 있잖은가? (MB)불순한 공작 내지 간첩조작에 악용하다 못해 박(그네)통은 미용시술에 쓰면서 부하들한테 보너스로 찔러주고,  아들유학비에 사용했다고 자랑하듯 말한 홍준표는 한국당대표가 된 판이니 어찌 분통이 치솟지 않으랴 

 

그들을 옹호하는 무리들이 참 한심하고 벙어리냉가슴 앓는 우리들이 서글프다. 고위층의 쌈짓돈 된 특활비 몇%만 제설재구입에 쓰면 될 일이다. 차제에 특활비사용은 반드시 영수증처리(비공개 하드라도)를 하게 해야 함이다. 오늘도 안산자락길트레킹을 했다. 나무데크를 많이 사용한 자락길은 염화칼슘액이 스며들어 하얗게 탈색됐다

 

 

또한 갓길에 밀려난 염화칼슘알갱이는 눈덩이와 분해되어 도로와 다리를 부식시키고 주변의 수풀과 농작물을 오염시킬 것이다. 그런 생각에 눈 내리는 풍정이 결코 즐거울 수만은 없는 겨울이 되었다. 과학의 발달은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한만큼 행복하게 해 주진 않는다.

 

약수터. 음용부적합딱질 붙였지만 애용자 발걸음은 이어진다

 

까닭은 문명의 이기를 선용하기 앞서 위정자들이 전시성행정과 성과만을 우선시하기 때문일 것이다.

재설,재빙재로 친환경염화칼슘만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길가 가로수와 푸나무가 제 수명대로 살아야 하고, 우린 안심하고 식수와 농수산물을 먹어야한다. 그건 우리들 하기 나름일 것이다.

 

 

공직에 있는 개발독제 키즈들과 꼴통보수 색깔논자들의 전횡을 용인해선 안 된다. 그들은 불법과 악습을 관행이란 포장으로 나라를 멍들게 해서다. 검찰이 곁눈 팔지 않으면 나라의 운명은 탄탄대로일 것이다. 펑펑 눈 쏟아지는 날이 즐겁고, 하얀 설경의 세상에 파묻혀 낭만의 시간을 수놓고 싶다. 2018. 01

염화칼슘(위:국산 친환경제품, 아래:중국산제품)

아파트입구의 분해되지 않은 하얀 염화칼슘알갱이

안산과 인왕산을 잇는 하늘다리

 

 

# 위 사진은 안산자락길일부와 봉원사에서~